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집

이현展 / LEEHYUN / 李賢 / painting   2017_1101 ▶ 2017_1107

이현_a safe houseⅠ_순지에 연필_116×90cm_2017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2-1 제2전시장 Tel. +82.(0)2.736.6669 www.galleryis.com

삶을 이어가는 중에, 이어가야하는 삶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중에, 그중에 중한 것을 가늠하도록 강요받지만 경중을 벗어난 선택을 해나가는 중에, 그것이 비록 작은 운신일지라도. 이현은 무엇인가를 묻고 그 문을 두드리는 것으로 자신의 삶과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현_a safe houseⅡ_순지에 연필_116×90cm_2017

이현은 자신의 자리를 묻는다. 작가는 태어남의 이후 물리적인 공간 속 자신의 자리를 가늠하게 될 수 있게 되었고 그곳들을 겪어나가며 자신의 정서를 가꾸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이동은 한 공간에 대하여 선호와 불호 쾌·불쾌를 판단하기도 전에 습관처럼 찾아왔다. 습관이 된 이동은 단순한 이동에서 떠남이 되었고 만나지도 못한 채 되풀이 된 떠나감은 공허함과 낯설음, 부족함과 편안하지 못함 등이거나 이 주변과 사이의 감정이 되었다. 이처럼 새로이 마주하게 된 감정과 작가의 내부에서 흘러나온 감정은 작가가 자신의 자리를 찾고 자리에 대한 물음을 이어가는 것의 지표가 되었다. 이렇게 작가의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기억을 지나 새로운 기억의 자리를 좇아가는 방향에는 '안전한' 이라는 팻말이 서있었다.

이현_a safe houseⅢ_순지에 연필_116×90cm_2017

이현의 화면은 '안전한'이라는 팻말을 따라 도착한 곳이다. 작가가 집이라 부르며 안전한 자리이자 동네처럼도 보이는 이 곳은 작가의 기억이 위치한 장소이기도 하다. 안전한 곳은 작가에게는 편안한 곳으로 지도 없이도 무엇이든 찾아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의 장소이자 정신과 신체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주거의 공간이기도 했다. 내부와 외부, 공간의 넓이가 중요히 구분되는 주거의 공간이 아닌 어디에든 머물 수 있는 안전한 마을이자 공간으로서의 주거공간이다. 또한 가장 깊게 침잠할 수 있으며 반등하여 날뛸 수도 있는, 지성과 감성, 정서적 유희와 움직임 모든 것이 가능한 공간으로 작가에게 주어진다. 이러한 공간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기분들은 작가에게 부족함과 편안하지 못한 것으로 다가왔던 기억을 어루만지고 채우는 선순환으로 기능한다. 가상의 공간이지만 작가의 정서에 영향을 주는 실질적인 공간으로서 삶을 향한 건강함에 기인하는 모체(母體)적 성격을 지니는 것이다.

이현_cloud houseⅠ_순지에 연필_90×230cm_2017

작가는 자신의 공간 안에서 굳건히 솟아있는 산을 만들고 건축물을 세우며 그 너머로 향하는 길을 만든다. 자동차와 구름은 이현의 화면에서 찾을 수 있는 움직이는 것으로 길과 화면 속 풍경을 따라 이동한다. 그것들이 향할 수 있는 풍경이 다양하고 넓어지는 수순을 갖는다면 이는 작가에게 안전한 자리들이 늘어났다는 것과 일치할 것이다. 또한 작가의 시야와 정서적인 공간의 넓이 역시 늘어났다는 것과도 다르지 않다. 화면 속 구성물의 표면에서 찾을 수 있는 일렁이는 효과는 세필의 밀도를 조절해 나가며 생겨난 색반에 의한 것이다. 이는 선의 밀도이기도 하지만 연필의 흑(黑)으로 면을 펼쳐나감에 있어 조절된 농담이기도 하다.

이현_cloud houseⅡ_순지에 연필_90×230cm_2017

삶의 농담을 조절해 나가며 자신의 자리를 찾는 일은 작가 스스로 받아들이고 있는 삶의 과업이다. 작가가 지닌 정서의 성격이 화면의 밝고 어두움에 좌우되지 않는 이유는 작가의 과업이 흑백이라는 단조로운 가치와 경중으로 파악될 수 있는 것을 너머 그 안의 흔들림과 울림을 내어놓는 것 까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cloud house」 시리즈의 흐린 날씨가 단순히 좋고 나쁜 것으로 파악되는 날씨가 아닌 이유 역시 작가에게 여러 유기적인 현상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다. 흐린 날씨 그대로 자신의 고요함을 간직할 수도, 무엇으로 변모할 수 도 있는 자유로운 자리에서 이현은 다시금 새로운 기억을 모아 나가고 있다. ■ 이주희

Vol.20171107i | 이현展 / LEEHYUN / 李賢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