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Fiction

윤영展 / YOONYOUNG / 尹寧 / painting.drawing   2017_1031 ▶ 2017_1106

윤영_Digital Self I-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연필_91×60.5cm_2017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60830f | 윤영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_02:00pm~07:00pm

사이아트 스페이스 CYART SPACE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28(안국동 63-1번지) Tel. +82.(0)2.3141.8842 www.cyartspace.org

실재 그리고 허구로부터 시작된 자아에 대한 기억 혹은 꿈 ● 윤영 작가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자아에 대해 탐구하는 작업을 해왔다. 작가에게 있어 자아란 모호한 것이었고 게임처럼 상호작용에서의 산물이기도 하였으며 유목적 유동성을 지닌 그 어떠한 것으로 느껴졌다. 이는 자아가 정체성이라는 개념 하에 일관된 어떤 것으로 생각되었던 지난 시대의 인식과는 다른 양상이 발견 된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은 이 시대 현대인의 변화된 자아관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이와 관련하여 디지털시대 이후 물질과 정신에 대한 인간의 태도가 변화된 것에서 그 원인이 있다고 언급하였는데, 이러한 언급은 아마도 작가가 디지털시대 이후 물질적 실재 이외에 가상 실재의 영역에서의 경험과 이해를 갖게 된 것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윤영_드로잉 17-1_종이에 혼합재료_76×57cm_2017

작가는 이와 관련하여 'Self Fiction'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자아와 허구의 관계를 탐색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아는 '지금, 여기'라는 물리적 현전(presence)에서 확인된다. 그런데 디지털시대의 가상현실은 원격현전(telepresence)을 경험하게 만들고 있다. 경험한 현실 속에 자아의 위치가 확인되지 않는 것이다. 자아 부재의 위치에서 변형된 자아 혹은 변형된 현실은 자아의 해체 혹은 붕괴를 경험하도록 만들며 인간의 자아 정체성에 대한 회의에 빠지게 만든다. 실재의 현실이 가상의 현실과 부딪히게 된 시대를 만나게 되자 극도의 혼란스러움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질 들뢰즈(Gilles Deleuze)는 '가상이 실재에 반대하는 허구가 아니라 독특한 현실을 가진 실재'임을 강조한 바 있다. 가상이 실재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실제적이라는 말이다. 또한 이는 자아의 해체와 붕괴를 낳게 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현실과 허구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가상현실의 경험이 인간 시각에서의 해상도 이상으로 정밀해진다면 그 구별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작가는 실재라고 믿었던 현실 공간에서의 자아에 대해 사유할 때 이것이 현실 공간인지 가상공간인지는 구별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작가는 현실이 허구와 다를 바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며 바로 그 지점으로부터 그의 작업을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영_드로잉 17-4_종이에 혼합재료_76×57cm_2017
윤영_드로잉 17-5_종이에 혼합재료_76×57cm_2017

그런데 윤영 작가의 작업을 살펴보면 일견 추상회화처럼 보인다. 그러나 드로잉의 일부에서 인간 그리고 새나 말과 같은 동물의 형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형상적 요소를 찾아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한 형태가 아니라 변형되고 왜곡되었으며 이종결합한 산물처럼 매우 난해한 형상들이다. 다중적 자아, 혹은 인간과 동물이 분화되기 이전의 어떤 상태가 있었을 것이라는 신화적 차용, 그리고 원시성이 드러난 표현들. 이 모든 것들은 작가가 그의 자아 속에 분화되어 있는 다층적 양상들을 들여다본 결과물이며 동시에 동시대의 현대인들에게서 느껴지는 허구적 이면들이다. ● 그의 작업을 보면 작가에게 있어서는 현실적 경험은 허구적 상상과 크게 다르게 보이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업은 디지털시대의 가상에 대한 사유로부터 시작되었음에도 오히려 지극히 원시적인 원초성과 초현실적 상상력에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인류 혹은 동물 전체의 DNA 속에 내재되고 공유되어 있었던, 그리고 생명체 전체의 역사로부터의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는 원초적 기억이자 그로부터의 경우의 수 혹은 여러 가능성들에 대한 일종의 꿈일 수 있다. 윤영 작가는 그의 회화 공간에서 그러한 모호한 기억들을 되새기고, 또 그 알 수 없는 원인으로부터 발생되는 수많은 꿈을 꾸고 있다. 그리고 이제 그 허구 속에서 자아의 흔적을 찾는 길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 이승훈

윤영_드로잉 17-9, 10_종이에 혼합재료_76×57cm×2_2017
윤영_드로잉 17-12_종이에 혼합재료_76×57cm_2017

오래전 영화 『트루먼 쇼』를 보았을 때의 섬뜩한 충격을 기억한다. 누군가의 거대한 힘과 기술에 의해 감시당할 수 있고, 믿고 있는 진실들이 모두 가짜 일 수 있다는 미래 세계에 대한 두려움 같은... 그리고 지금 여기의 내가 정말 나일까? 하는 혼돈스러움. 조지 오웰의 『1984년』이 출간 된 지 한참 지난 지금 그러한 디스토피아의 세상이 오진 않았지만, 기계는 점점 인간을 닮아가고 인간은 기계와 혼연일치 되어간다. 과하게 포장되고 조작된 문자언어와 이미지들이 현실과 가상의 공간을 떠돌며 인간의 내면마저도 모호하게 휘저어놓는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대만큼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는 세계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갖게 하는 이유이다. ● 마치 어떤 규칙 안에서 게임 하듯 너무나 가볍게 나를 내던지는 가상자아들은 화려하지만 불안하게, 그리고 동물과 인간 그리고 인공적 요소가 혼재된 왜곡된 형태로 드로잉 된다. 이러한 시각적 표현은 뭔지 모를 불안감을 떨쳐보려는 무의식적인 내면의 아우성인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리얼해서 섬뜩하기까지 하지만 실제론 잡히지 않는 '뻥' 그리고 '허'의 가상공간에서 본래 가지고 있는 인간의 이중성은 가늠할 수 없는 다층적인 방식으로 변형되어 또다시 허구적 자아로 거듭난다.

윤영_뻥 I-2, 3_50.5×35.5cm×2_2017
윤영_Self-Fiction I-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82cm_2017

나의 회화 주제인 『디지털시대의 자아 탐구』는 『그 모호한』, 『자아게임』, 『유랑하는 자아』에 이어 이번엔 『Self-Fiction』으로 이어진다. 변형되고 왜곡된 형태의 드로잉들을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같은 주제의식을 담은 전시를 통해 스스로 명확해지고 있다. 미래의 내 모습에 대한 불안감 어쩌면 인간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알 수 없는 세계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면서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기대와 불안이 혼재하지만 계속 될 미래 자아에 대한 시각적 탐구에 긴장되고 매번 설렌다. ■ 윤영

Vol.20171031e | 윤영展 / YOONYOUNG / 尹寧 / painting.draw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