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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제3회 고암미술상 수상작가 박은태
주관 / 홍성군
관람료 어른 / 1,000원 (15인 이상 단체 700원) 어린이,청소년,군인 / 500원 (15인 이상 단체 300원) 무료_6세이하, 65세이상, 장애인, 유공자
관람시간 / 하절기(3~10월)_09:00am~06:00pm 동절기(11~2월)_09:00am~05:00pm / 월요일 휴관 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화요일 휴관
이응노의 집 Maison d Ungno Lee 충남 홍성군 홍북읍 이응노로 61-7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 2~4전시실 Tel. +82.(0)41.630.9232 leeungno.hongseong.go.kr
『고암미술상』은 홍성군,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 [이응노의집]이 2012년부터 격년제로 시행하는 미술 작가상입니다. 작년에 세 번째 수상자를 내어 시상을 했고 이어서 수상 기념 전시를 마련합니다. 제3회 고암미술상 주인공은 박은태(1961~)작가입니다. 박은태는 가난한 농촌시골 태생입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와 함께 농사일을 도우며 성장하였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교육열이 높은 가정이 선택하는 것은 국공립 학교진학이어서 많은 수재들이 선택하는 길이었습니다. 박은태는 6.25한국전쟁 후의'베이비붐'세대입니다. 이 세대는 한국의 현대·경제사적 발전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합니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발전 과정상의 공과를 고스란히 경험하며 괘를 같이 합니다. 공고진학과 산업현장 노동자의 길은 자신의 선택에 앞서 시대환경이 요구한 것이었습니다. 그가 산업공장 노동자로 생활하던 기간은 한국의 경제개발계획 4차 기간에 해당합니다. 80년대 중반까지 4반세기 이어지던 도시경제개발 계획은'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고도성장을 하지만 자본과 기술의 높은 해외의존도와 재벌특혜, 농업과 농촌소외, 빈부격차, 환경문제 등 많은 사회문제를 나았으며 그에 따른 문화적 폐단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은태는 어린 시절 미술에 취미가 있었고 막연하지만 미술선생님과 화가의 꿈을 꾸었습니다. 그 꿈은 산업공장 노동자의 삶을 살던 청년을 미술대학으로 향하게 합니다. 늦게나마 미술대학에 진학하여 그가 열망하던 대학생 그리고 화가의 길을 걷습니다. 미술대학에서의 학습과정과 이후 작업 활동들은 자아실현의 무대가 됩니다. 그가 성장하며 겪은 수많은 경험과 정서가 고스란히 작품에 투영되어 나타납니다. 작업에 실험과 경력이 늘어가고 사회 경험과 의식이 확장되면서 그의 작업세계는 견고해 집니다. 해를 거듭하고 정성이 깃들면서'작가'로서 결을 찾고 그것을 쌓아갑니다. 이로써 그의 작업세계는 한국 리얼리즘미술에서 박은태작가라는 탑을 쌓았습니다. 이를 한국미술의 역사와 운동사에서는 민중미술로 이야기합니다. 그는 지금도 군부 독재 및 비민주정권에 저항하며 사회참여적인 미술가들이 모여 창립한 민족미술인협의회에서 맹활약합니다. ● 사회현실의 부조리한 현장에는 그의 몸이 먼저 당도합니다. 진실하지 않고 기만하는 권력 그리고 그로부터 고통 받고 소외된 도처의 존재들에게 그의 시선은 전파처럼 당도하여 해상도를 높입니다. 사람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한 작가의 태도는 공정하지 않은 사회문제와 정당하지 않은 관계 속에 처한 인물들의 표현에 집중합니다. 그 인물들을 통해서 드러내고자 하는 문제의식은 이미 정치적이고 사회 참여적입니다. 그의 의식과 활동, 사회경력과 미술의 행동주의는 당연하게 그를 민중미술가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박은태작업의 이해를 위해서 이러한 서론적 출발은 일반적으로 가능하지만, 그러한 미술운동사 측면을 박은태 작업 해석의 유일수단으로만 반복 한다는 것은 또 다른 해석을 차단하게도 됩니다. 예술이해의 다양한 확장성을 감안하고 열린 해석으로 의미의 여백마련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따라서 그동안의 작업질량과 내용이 다양하고 앞으로의 작업 부피가 커지면서 많은 비평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고암미술상 및 수상작가전시는 이러한 기대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의 작업에 대한 다양한 해석의 기회와 앞으로의 작업방향에 대한 또 다른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사회현장에서의 활동과 작업에 대한 작가아카이브가 이번 전시에서 다루어지지 않아 작가의 전체 조망이 아쉽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개인전시 발표작품의 주제와 대상, 작품의 재료와 크기, 방법의 형식실험 등을 아울러 살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각조형상의 변화와 다양성은 현장작업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내밀한 정서까지 포착하려는 표현욕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그 자신이 일찍이 성찰한바"운동의 역학관계만으로 풀 수 없는 정서적 요인"의 한계-민중운동의 침체, 현장그림의 관성화, 관찰자로서 대상화-에 대하여 대안을 모색하면서'개인전'을 개최하여 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는 제작시기에 따른 시간적 분류, 작품의 주제와 대상 그리고 형식실험에 따른 분류를 바탕으로 구성 하였습니다. 그 구성을 하나로 묶는 주제는 사람인데 특히나 박은태만이 몰두하는 『박은태의 사람들』에 주목합니다. 작업 제작의 시간성에 입각하여 일반적 서술 형식을 취하긴 했으나 작가자신의 내밀한 고민이었던 대상의 정서반영에 대한 부분을 참조하면서 기획을 하였습니다. 전체 7회의 개인전시 작품과 기타 작품 등 약150점 가운데 50점을 선정하고 이를 토대로 아래와 같이 세 구분으로 주제를 다루며 개념화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전시의 짜임새를 맞추고 작품의 결을 다듬어 전개하였습니다. ● 박은태 작업의 중심대상과 주제는 사람이고 평등입니다. 그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 엄밀히 말하면 약자화하고-기획 방치하는 정치사회 현실을 증언합니다. 이를 작업의 주제로 이끌어내는 대상이 어려서는 부모와 가족이고 사회적 연대감이 있는 동료와 이웃입니다. 당시의 기억과 정서가 반영된 작품이 90년대에서 2000년대 중반 작품의 주종을 이룹니다. 작가의 기억과 경험상의 정서가 유년에 다다라있어 작업태도는 소극적으로 반추하는 인상입니다. 이 작품들을『성상(聖像): 성스러운 사람들』로 이름하고 첫 번째 전시실에 담았습니다. 1996년부터 2007년에 그린 작품 가운데 20점을 선정하였습니다. 민중을 대상화하는 운동권 현장그림의 제작관성과 형식, 심리적 괴뢰에 대하여 깊게 성찰한 후 작가의 경험과 정서를 충분히 반영하며 심리적 사실주의 작품을 독창적 형식으로 펼쳐내고 있습니다. 「초라한 사람들1.2」, 「어머니_한 여인의 발자취」전시에 소개된 작품가운데, 우리역사 특히"근현대화 과정의 주역이면서 오히려 소외된 이들"을 마치 동·서양 종교화의 도상처럼 표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엄연한 존재들의 삶과 죽음을 성화로 승화시키는 작가의 숙명을"순례의 길"이라 스스로 칭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방은『몽상(夢像): 욕망하는 사람들』의 전시실입니다. 2010년 전후 시기 제작·발표한 작품은 전작에 나타난 자기위로와 연민의 감정으로부터 성큼 나아갑니다. 정신적 위안과 기도, 심리적 치유와 염원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적극성을 띱니다. 사회를 읽고 의식하며 현실을 보고 자각한 후 강력한 발언으로 행동합니다. 디지털 꼴라주 기법과 사진 프린트 활용 등 조형적 기법과 실험이 풍부해지고 서술적인 이야기구조-선전성, 은유와 상징, 풍자성, 기법의 이중구조 등 서사적 주제를 다루기 위해 다양한 조형적 실험이 일어납니다. ● 2009년부터 2012년에 그린 작품들입니다. 전작들이 슬픔과 연민, 기도와 염원 등,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과거형의 감성에서 촉발되었다면, 이시기부터는 직설적이고 적극적인 발언으로 나아갑니다. 이에 따른 표현재료와 기법 또한 과감하고 다양해집니다. 현대사의 굵직한 사회문화 현상들을 중첩시키고 시공간 다른 이미지를 꼴라주하며 이중적인 화면을 구축하되 메세지는 단순하고 호소력이 강합니다. 사회집단의 왜곡된 탐욕과 국가, 자본, 권력이 기획, 작동하는 정치·사회문화의 혼잡스러움과 이를 통과한 사람들이 몸으로 증언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망상(望像): 희망하는 사람들』의 방입니다. 나 자신과 이웃한 타인, 그 사람 자체가 언제나 희망이라는 정신을 보여줍니다. 2015년 후 작품은 위에서 구분한 두시기의 작품이 융합된 듯 밀도가 강렬합니다. 작품의 대상과 주제가 비슷한 듯하지만, 소아적 범주에서 나를 해방한 대승적 차원으로 확장됩니다. 그리고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당대의 사회적 현실에 견고하게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면은 더 담백하고 솔직하며 당당합니다. 작품제작의 공력은 깊은 호흡으로 진정성이 배가되었습니다. 이전의 그림이 작가가 알고 있는 것을 관객에게도 알리고자 하는 자의식이 있었다면 최근의 작품들은 작가의 호흡을 관객이 함께 공감하게 되는 그런 힘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가 보듬어온 사회적 약자는 연민과 보호 등 더 이상 측은지심의 대상이 아니게 됩니다. 현상을 보고 읽되, 작가 자신이 이야기하는 객체가 아니라 화면 속 대상 그 자신들이 주체로 서는 관점을 재확인케 합니다. 그가 목도하는 사회적 약자를 사회·정치·역사의 주체로 '그대로'세웁니다. 치유와 극복, 대안과 희망의 주체들로 엄연하게 현존시킵니다. ● 2014년, 애도조차 할 수 없었던 참담한 사건부터 2017년까지 최근작을 전시합니다. 2015년 개인전「기다리는 사람들」은 일 년 내내 한 작품에 매달릴 정도로 절박한 상황에서 제작되었다. 가장 빠른 입이 말을 하지 못하고 말로 할 수 없는 것의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국가의 민낯 속에서 한국은 좌표를 잃었습니다. 그 속에서 작가는 계속 작업을 이어갑니다. 2016년 개인전 「늙은 기계」에서는 소외된 주역들을 광배가 없는 실존의 사람으로 당당히-그냥 세워놓습니다. 화면의 대상(사람)을 설명하는 일체의 배경묘사도 없고 성상으로 기억해야 하는 의식(儀式)을 걷어내면서 그들의 광배가 사라져 있습니다. 과거형이 아니라 생생한 현실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는 것입니다. 늙음 전후를 서술하자거나 낡아서 소비된 인생이 아니라 생의 진정한 리얼리티를 각성케 하는 역설을 낳습니다. 부끄럽지만, 참혹하지만 과거와 사건에서 부자유하지만 그 자체에서 회생(回生)과 희망을 일구어내야 한다는 역설의 장입니다.
박은태 작가는 최근, 작품전체를 헤아리며 포트폴리오를 정리하였습니다. 한권의 팜플릿으로 제작되는 이 세계는 반짝이는 비닐처럼 투명하고 매끄러운 현대예술욕망이 아니라, 예술의 태생적 감각이 두텁게 자리한 본성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삶에 대한 한결같은 신념과 태도는 흔들림이 없어 태연스럽고 작품세계와 작가라는 엄숙한 운명을 엷은 미소로 담담히 감내하는 모습에 숙연해졌습니다. ● 지금 고암이응노기념관의 전시장에는 이응노의 작품이 없습니다. 고암이응노의「군상」은 '박은태의 사람들'로 바뀌었습니다. 박은태의 사람들이 그 자리와 공간에 꽉차있습니다. 고암의 군상이 우리들이고 박은태의 사람들 또한 우리들이기에 지금 이응노기념관에는 아름다운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고암이응노와 박은태의 사람들은 관람자인 우리와 하나가되면서 더 넓은 참여와 깊은 공감, 연대의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이로써 고암이응노와 군상 작품을 제대로 오마주(ohmmage)하게 되었습니다. 이응노의집, 고암미술상은 제2, 제3의 고암이 태어나는 자리입니다. ■ 윤후영
Vol.20171029j | 박은태展 / PARKEUNTAE / 朴銀泰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