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7_1027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다연_김소윤_김현주_김효숙_명세진 이지수_이지연_임다운_홍효은_황휘 (페미3.0 프로젝트 여성주의 미디어아티비스트 워크숍 참여작가 중 10인)
주최 / (사)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주관 / 미디어극장 아이공 후원 / 한국여성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2:00pm~06:00pm
미디어극장 아이공 I-GONG Alternative Visual Culture Factory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5길 53 B1 Tel. +82.(0)2.337.2873 www.igong.org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은 6년 만에 다시 개최한 페미니즘 미디어아티비스트 비엔날레 2016에 이어 2017년 페미3.0 프로젝트: 여성주의 기술연구 워크숍을 기획하였다. 페미 3.0 프로젝트는 워크숍, 전시, 렉처 퍼포먼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7월 11일부터 9월 7일까지 기술연구 워크숍을 진행하였다. 이번 워크숍은 신진 여성주의 작가를 지원하고, 작품을 생산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되었고 참여 작가들이 복잡한 기술을 익히고 활용하여 질적으로 향상된 페미니즘을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워크숍은 10회차의 일정에 맞추어 여성주의와 미디어(김장연호), 뉴미디어로써의 인공지능(최승준), 주디 와이즈먼의 테크노페미니즘(오경미), 가상증강현실(VR)(강지영, 정범연), 사운드아트퍼포먼스(류한길)순으로 이론 수업과 실습을 병행하여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참여작가들은 미디어시대의 여성주의에 관한 생각을 고찰하고 VR, 사운드 아트, 프로그래밍에 대한 기술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 동시에 참여작가들은 워크숍 커리큘럼 중 관심분야를 토대로 작업을 구상하고, 워크숍 마지막 회차에서 기획안을 공유하고 토론하였다. 이 중 10인 이내의 작가를 선정하여 작품 창작을 지원하였다. 선정된 작가의 최종 결과물을 전시와 렉처 퍼포먼스라는 형태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것으로 페미3.0 프로젝트 : 여성주의 기술연구 워크숍(2017)의 막을 내리고자 한다. ● 이번 전시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 일컫는 오늘날의 기술문화를 여성주의 작가와 함께 익히고 수행하고자 기획되었다. 본 전시는 워크숍에 참여한 10명의 작가로 구성되었으며,페미3.0 프로젝트는 완성도있는 작품제작을 위해 각 작가에게 원하는 일정의 작품제작 지원금을 후원하였다. 작가들은 약 한 달여 기간동안 워크숍에서 익힌 페미니즘과 미디어, 컴퓨터프로그래밍, VR아트, 사운드아트퍼포먼스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본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 작품은 그 결과전시이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기획된 여성주의 기술연구 전시라 할 수 있다. 참여작가는 김다연 「360˚의 구름」, 김소윤 「토끼와 거북이 pt.1」, 김현주 「소리가 도착하는 한 때」, 김효숙 「아브젝트」, 명세진 「기도하는 사람들」, 이지수 「"점,점,점"」, 이지연 「Owner but not Owner」, 임다운 「홈」, 홍효은 「환생」, 황휘 「이 괴롬 많은 세상에」이다. 전시는 크게 VR, 사운드아트, 비주얼퍼포먼스로 이루어진다. ● 더불어 이번 전시는 페미 1.0(회화, 조각, 사진, 퍼포먼스 등), 페미 2.0(영상, 설치, 사운드 등)과 페미 3.0(HD영상, 네트워크, 빅데이터, VR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단편적인 현상에 치중하여 이해되던 페미니즘을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 김가영_박정은
360도 가상공간을 구현함에 있어 360도 촬영이나 스티칭 프로그램을 거치지 않고, 각기 다른 시간대와 다양한 포맷으로 촬영된 여러 개의 스톡 영상들을 불규칙적으로 배치하거나 일부의 스톡 영상의 프리뷰 영상의 로고를 가리는 방식으로 겹쳐 사용하면서 하나의 공간을 구성했다. 이렇게 구성된 영상을 360도로 재생할 때 생기는 왜곡과 여러개로 덧댄 푸티지들의 경계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비동시적이면서 다층적이고 불균질한 형태의 영상공간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VR을 여성적 언어로 접근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고민하게 되었고 영상적 왜곡을 최소화하고, 각기 다른 각도에서 촬영된 영상의 겹침을 매끄럽게 봉합하여 더욱 리얼한 공간을 구현하기보다 봉합의 지점을 그대로 보여주거나 이때 생기는 왜곡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하였다.
어릴 적 그 공책 귀퉁이에는 산을 오르는 거북이가 있었다. 토끼도 공책에 있었는 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그림이 모두가 아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이야기에 대한 것임은 분명했다. 왜 하필 토끼이고 거북이였을까. 그렇게나 다른 두 존재가 합의할 수 있는 승패의 개념, 목표라는 것이 있었을까. 어쨌든 둘 다 무언가를 향해 고군분투했으니'경주'라고 했던 것일까. 그들이 정말로 향해 갔던 곳은 어디일까. 그들이 그렇게 열렬히 도달하고자 했던 곳, 그리고 그곳에 이르기 위한 가장 자기다운 방식, 나는 그것이 곧 '정체성'이라고 생각했다. 끈질기게 자기 자신을 추구하고 표현해내기 위한 존재의 모험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은, 바로 그 순간을 함께 공유하고 있던 것이 아닐까. 나는 모두가 아는 그 공책 귀퉁이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360도로 펼쳐보려한다. 관객들은 여전히 진지하고, 여전히 열렬하게 어딘가에 도달하고자 하는 토끼와 거북이를 만날 것이다. 관객들에게 그들은 어떤 존재가, 어떤 이야기가 될까. 그리고 그 세계에서 관객들은 어떤 존재로서 어디를 향하게 될까.
「소리가 도착하는 한 때」는 몸의 감각 중 청각에 집중하여 15분이라는 일상의 짧은 시간동안 내가 위치한 곳에서 공존하는 수 많은 삶의 역동의 소리를 발견하고 만나는 작업이다. 여성의 자궁공간을 연상하게 하는 훼손되지 않은 숲을 선택하여 특정장소의 소리를 네 분의 유방함 환우분들에게 들려드렸다. 환우분들이 각자 자신의 감각기관을 통해 인식된 각각의 몸소리는 다시 녹음과 편집의 과정을 거쳐 공간에 새롭게 재생된다. '찰나'라고도 말하는 75분의 1초, 재회할 수 없는 짧은 순간들과 영겁의 빛이 동시에 몸 위에 쏟아져내리는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순간 몸은 인식되는 것 이상으로 현재의 시간, 셀 수 없는 빛을 뜨겁게 마찰하며 기록하고 기억하리라. 소리를 듣고 기록하는 일련의 과정은 일상에서 인식하지 못했던 95프로의 예외가 되었던 나머지 존재의 소리를 몸으로 소환하는 일이며, 몸의 바깥이라고 구분하는 세계와 내가 구분됨 없이 하나의 풍경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가만히 듣기로부터 시작되는 일련의 작업은 몸의 감각 기관과 마찰하면서 인식되는 순간의 경험들을 레코딩, 재현, 번역의 순으로 시각화 된다.
일상에서 예측하지 못한 순간 물컹하며 몸 밖으로 배출되는 생리혈 혹은 질분비물(냉)은 여성에게 몸존재를 끊임없이 각인시킨다.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Kristeva)는 낯익은 몸에서 낯섦을 유발하는 배설물, 분비물들을 일컬어 아브젝트(Abject)라고 정의한다. 몸의 내부에 있을 때와 달리 외부로 나왔을땐 불결하고 혐오스러운 것으로 여겨지는 아브젝트는 명확한 정체성, 체계, 질서를 위협하는 것으로 주체와 객체의 경계선에서 주체도 대상도 아닌 더럽고 천하며 역겨운 것을 의미한다. 인터뷰로 수집한 여성들의 아브젝트 경험을 사운드로 구현한다.
도시의 소란에서 벗어나 한적한 절을 찾은 주인공에겐 소원이 있다. 이제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한 그녀가 성별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 받고, 성적 대상화 되는 대신 한 사람으로서 대우 받는 것. 그러나 이 조용한 산사의 절에서조차 홀로 기도하고 여유를 즐기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대부분의 미디어에서 여성은 침묵하는 존재다. 남성의 뒤에 숨어 보호 받기를 자처하고, 결코 능동적으로 나서지 않으며, 허구에 가까운 '여성성'을 강제 당한다. VR 극영화 「기도하는 사람들」에는 그에 반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여성적이지 못한', 대담하고 거침없고 노골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여성은 남성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봉인이 풀린 여성의 입을 통해 사회에 만연한 여성혐오를 보여주고 싶다. 리얼리즘 기반의 극영화 형식을 빌어서 이를 보다 사실적으로 묘사하였다.
말에는 소리와 텍스트로서의 의미가 있다. 가장 직접적인 '텍스트'는 화자의 단어의 선택과 배열, '소리'는 음의 높낮이, 소리의 강약, 공백의 배치 등을 포함한다. 이 두 가지 요소로 화자의 배경,성격,말하는 대상, 깊게는 그 대상과의 관계 또한 알 수 있다. 즉, 보이는 것을 모두 지워도, 소리와 소리가 담아내는 텍스트만으로 화자의 캐릭터를 알 수 있다. 이 공식을 한국 영화에 적용해서 극 중에서 여성이라고 판단된 인물 이외의 모든 소리를 지워보았을 때, 그들은 화자로서 완성될 수 있는가를 실험, 재구성해 보았다. 그들의 소리는 충분히 입체적인가. 사람의 것인가. 그들의 말과 말 사이에는 얼만큼의 공백이 있는가. 그들의 텍스트만으로도 영화의 흐름을 알 수 있는가. 그들은 과연 '여성'이 아닌 이름이 있는 누군가 인가.
작가는 일상의 소재를 통해 삶을 사유하고자 한다. 사실 나의 것 인줄 알았던 오감은 나의 것이 아니였을지도 모른다.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 중에 나는 보는 것을 선택할 수 있으나 청취를 당할지도 모른다. 여성의 시간들 중 그들이 바라보는 자신과는 다른 여성성을 강요 받는 것처럼. 보고자 하는 것을 보았을 때 나는 다른 방식의 어떤 것을 강요 받거나 방해 받은 채로 살아간다. 그렇게 서 있는다. 내가 보는 것과 듣는 것 사이에서, 진자가 진동하고 있을 때 공이 사방으로 튀어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진자가 다른 곳으로 튀어가는 것은 아니다. 블럭을 쌓아올리고 무너지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귓가에 는 공기 사이를 움직이는 추의 움직임이 들릴 뿐, 블럭이 공기 사이로 슬며시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나는 물어본다. 당신은 무엇을 보고 싶은가. 무엇을 듣고 싶은가. 그리고 어디에 서있는가.
평생에 거친 재생산 노동과 휴식, 더불어 노동하는 여성의 관계적, 심리적 서사가 형성되는 장소로서 '집 안'의 공간에 집중한다. 작업에 등장하는 각각의 소리들은 가사노동으로 고단한 몸을 잠시 누이는 동안 세탁기의 엔진 소리가 평화롭게 들리고, 태양이 작렬하고 식물이 활발하게 생장하는 여름의 긴 오후를 홀로 집안에서 보내며, 선풍기 날의 회전하는 소리에 우울함을 느끼던 작가의 개인적 기억을 상기한다. 이렇게 수집된 '집 안'의 소리들을 통해 외부 세계의 작용과 자신의 에너지의 흐름을 교차시키고, 축약된 순간을 통해 개인의 세계를 전개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서울역 광장에 머물던 한 노숙자의 숨이 끊어지자 수많은 망령들이 그의 곁으로 달려들어 그의 환생을 논의한다. 인간은 동물을 관람하고 남성 또는 여성은 여성을 관람한다. 기득권을 가진 자는 사회적 약자를 관람한다.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대상을 관람하게 되었는가? 「환생 (The Eternal Cycle)」은 무의식적으로 동물/여성/사회적약자를 대상화, 타자화시키고 있는 우리의 시선을 역전시켜보고자 한다. 관객은 VR공간 안에서 스스로가 대상화, 타자화 되는 과정을 체험하며 본다는 것의 권력과 폭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기 전, 여성혐오적 관념이 무의식의 경계 안에 놓여있는 시기가 있다. 더군다나 여성혐오적 관념 아래에서 나의 지정성별이 여성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자기혐오는 필연적이다. 여성은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성'에 적당량 복무하면서, 끊임없이 그 여성성과 자아를 분리하려는 이중사고를 한다. 「이 괴롬 많은 세상에」는 이 이중사고의 파생어다. 가상인물인 '이괴롬'은 아티스트 지망생, 프레카리아트, 여성이다. 작가는 이괴롬으로 분하여 그가 만든 것으로 추측되는 곡을 라이브로 연주한다. 이괴롬의 음악은 서비스노동을 수행 중인 여성-비인격체의 뒤틀리고 더럽고 왜곡된 목소리로 구성된다. 연주와 동시에 VJ는 이괴롬의 몸 위에 인터넷을 떠도는 가상 여성의 신체를 재료 삼아 무빙 이미지를 영사한다. (VJ: 김나희) ■
○ 오프닝 리셉션 & 렉처 퍼포먼스 PART1 - 장소 : 미디어극장 아이공 - 일시 : 2017년 10월 27일 금요일 오후 6시 - 내용 : 사운드 퍼포먼스 : 황휘 「이 괴롬 많은 세상에」 렉처퍼포먼스 Part.1 : 전시 참여작가 ○ 렉처 퍼포먼스 RART2 - 장소 : 미디어극장 아이공 - 일시 : 2017년 11월 3일 금요일 오후 6시 - 참여 : 김효숙, 명세진, 이지수 * 참여신청 : 성함, 전화번호를 [email protected]로 송부
* 페미3.0프로젝트는 워크숍/전시/렉처 퍼포먼스/출판으로 구성된 하나의 프로젝트로, 2017 상반기 워크숍 후 창작된 작품으로 전시&렉처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이를 기록한 자료를 추후 출판물로 제작합니다. * 본 작품은 비영리사업에 한하여 공유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많은 분들의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Vol.20171028f | 페미3.0프로젝트 : 전시&렉처 퍼포먼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