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본 프로젝트는 '2017 서교예술실험센터 작은예술지원사업 「소액多컴」 선정사업'입니다.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8:00pm / 월요일 휴관
서울문화재단 서울시창작공간 서교예술실험센터 SEOUL ART SPACE SEOGYO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6길 33(서교동 369-8번지) B1 Tel. +82.(0)2.333.0246 cafe.naver.com/seoulartspace
구글, 모니터, 색면. 이윤성은 『Temp-Abstract』展 전시 공간을 오직 이 세 가지 요소만으로 채운다. 전시장을 방문한 관객들은 공간에 비치된 컴퓨터 앞으로 이동하여 화면 속 구글 검색창에 임의적인 단어를 입력한다. 그로 인해 벽에 걸린 모니터에는 단어와 상응하는 이미지가 전송되어 보여진다. 그러나 관객은 그 이미지를 찾는 데 실패하고 만다. 작가가 코드 조작을 통해 의도적으로 늘려놓은 버퍼링 시간 때문에 하나의 단어는 완벽한 이미지로 치환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 관객은 하나의 픽셀로 된 여러 개의 색면을 목격한다.
작가는 이 픽셀의 색면들에 '임시 추상(Temp-Abstract)'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버퍼링 시간에 임시로 나타나는 색면들이 마크 로스코(Mark Rothko)나 바넷 뉴먼(Barnett Newman)의 색면 추상 회화들과 그 모습이 닮아서기도 하지만, 작가는 색면들이 가지는 메커니즘에 주목한다. 그리고 거기서 추상과의 유사성을 포착한다. 디지털 매체는 검색어라는 언어를 기호 삼아 다양한 이미지를 찾아낸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의 이미지를 선택한다. 그러나 본래 언어는 이 과정이 불가능하다. 한 단어는 무한한 층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에 단일한 이미지 혹은 형태로의 확정은 계속해서 지연된다. 그러한 점에서 이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에 위치한, 끊임없이 버퍼링 되는 픽셀의 색면들은 그 무한한 층위에 대한 은유다. 추상이 다면적이고, 복합적이며, 불확정적인 감각과 현실에 대한 재현이자 은유인 것처럼 말이다.
결국, 픽셀의 색면들과 추상은 동일한 의미 체계를 공유하게 된다. 그래서 이윤성의 픽셀 색면들은 텍스트-이미지 변환 과정의 부산물로만 남아 있지 않고 완결된 이미지, 추상이 될 수 있다. 관객은 그 추상화 과정에 마음껏 개입할 수 있으며 이미지 탭에 나타나는 다채로운 색면들의 조합으로 달성되는 전체적 화면의 조형성까지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전시 공간은 이제 구글, 모니터, 색면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의 '임의적 무제'로 채워진다. ■ 윤수정
Vol.20171025k | 이윤성展 / LEEYUNSUNG / 李潤性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