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7_1026_목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민선_김민정A_김민정B_김민지_김아영 김채은_류지혜_박정현_서은정_송수민_심소희 안다솔_안소리_양정은_양지혜_엄소완_유민주 윤지인_음소정_이보림_이슬기_이유진_이윤나 이진유_이현회_이혜원_정선희_최지혜_황보경
관람시간 / 10:30am~06:00pm
갤러리 라메르 GALLERY LAMER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26(인사동 194번지) 라메르빌딩 제1,3전시장 Tel. +82.(0)2.730.5454 www.gallerylamer.com
29인의 작가가 무대에 섰다. 무대 위에서 작가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풀어 놓는다. 어떤 이는 산과 강에 대해, 어떤 이는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에 대해, 또 다른 이는 자신의 꿈과 상상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29인의 작가가 관객에게 전하는 방백인 것이다. 하지만 연극과는 달리 무대에서 관객들이 마주하게 되는 것은 작가들의 이야기가 담긴 미술 작품이다. 『방백: 마주보다』展은 나름의 조형 언어를 통해 작가 개개인이 관객에게 전하는 시각적 방백이다.
피카소는 "그림은 일기를 쓰는 또 다른 방법일 뿐이다."라고 하였다. 그림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그것이 아무리 꾸며낸 이야기라 할지라도 결국 작가 자신을 통해 전해지는 고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작품에는 작가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과 가치관, 사고방식과 더불어 그 생각의 깊이까지 담겨있다. 그러한 점에서 『방백: 마주보다』展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시사점을 던진다. 작가 개개인의 이야기와 메시지뿐만 아니라, 이제 미술학도로서의 정체성에서 벗어나 청년작가로서 첫발을 내딛는 이들이 다루는 주제와 표현 방식은 우리가 속한 사회의 단상이자 우리 미래의 이정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필자에게 『방백: 마주보다』展의 작품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진단, 각자가 가진 고민과 두려움에 대한 포용과 치유, 그리고 이상적인 세계에 대한 표현과 추구라는 네 가지의 주제 의식으로 다가왔다. 나는 누구이며, 내가 속한 사회의 모습은 어떠한가.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며, 우리는 어떠한 미래를 그려야 하는가. 청년작가로서 세상에 던지는 첫 외침으로 매우 건강한 고민이자 자세가 아닐 수 없다. 이들에게 『방백: 마주보다』展은 졸업 전시라는 마침표의 의미가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미술 작가로서의 출사표임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지점에서 작가들이 명명한 『방백: 마주보다』라는 전시명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본다. 그들이 마주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그들은 누구에게 방백을 하고 있는 것일까. 방백의 대상은 단지 관객만이 아니지 않을까.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혹은 작가로, 변화하는 자신들의 새로운 정체성과의 마주함, 그동안의 삶과 앞으로 개척해야 할 삶과의 마주함이라는 의미가 더 큰 것은 아닐까.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 /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 ... /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 / 어느 길로 가야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나짐 히크메트 "진정한 여행" 중에서)
『방백: 마주보다』라는 무대에서 서로의 생각과 고민을 방백 하는 29인의 작가들. 이들의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되는 이유는 히크메트가 이야기하듯 이들의 진정한 여행이 이제 막 시작되기 때문이다. 『방백: 마주보다』展이 가지는 제일의 의의는 그동안 이들이 치열하게 쌓아온 미술가로서의 전문성과 역량을 잘 볼 수 있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들이 앞으로 만들어나갈 우리의 미래가 매우 기다려진다는 점이다. 한국 미술계를 이끌 차세대 작가로서 많은 가능성을 보이며 화단에 첫발을 내딛는 건국대학교 회화과 학생들에게 무한한 기대와 격려를 보낸다. ■ 고홍규
Vol.20171025b | 방백[傍白]: 마주보다-2017 건국대학교 회화과 졸업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