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 잇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메이크 잇 Make it』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큰 흐름 속에 주목받고 있는 메이커와 메이커 운동이라는 이슈를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자 한다. ● 한국은 아직 메이커층이 두텁지 않고 담론을 이끌어가는 주체에 따라 다양한 입장들이 존재하나, 이 중에서 특히 비판적 제작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산업 구조의 급속한 변동에 대응해야 할 뿐 아니라 메이커 문화가 인간이나 사회에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에 대해 성찰해야할 시점에서, 대안적 자립이나 지배적 기술의 역설계(逆設計) 같은 만들기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비판적 제작 활동을 다시 들여다보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단순한 경제 동력이나 취미 활동을 넘어 메이킹의 지속가능성과 액티비즘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메이크잇展_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_2017

메이크잇展_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프로젝트갤러리 1_2017

메이크잇展_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프로젝트갤러리 2_2017

이에 따라 전시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로는 현재 메이커 문화의 담론 지형을 살핀다. 경제적, 사회적, 문화기술 정치 측면에서 어떤 주체들의 담론들이 어떻게 뻗어나가고 있는지, 자발적이고 비판적인 메이커 활동이 어디에 자리하고 있는지 개괄한다. ● 두 번째로는 비판적 제작 활동의 '어떻게'를 보여준다. 태도나 인식 전환을 포함한 '교육', 공유지로서의 '플랫폼', 실시간 접속과 협력을 통해 집단 지성을 보여주는 '네트워크'가 역설계, 공유,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해킹의 특성과 결합하여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핀다. 또한 결과물보다는 메이킹의 핵심으로서 '과정'을 재현하였으며, 참여, 개입 또는 실패를 관람객에 요청한다.

릴리쿰(박지은, 선윤아)_별별매뉴얼01-04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7

릴리쿰(장성원, 박지은, 선윤아)_VR 전자요리, VR영상, VR헤드셋_약 00:01:00_2017

릴리쿰(정혜린, 박지은, 선윤아)_월간실패_ 합판 레이저 커팅 및 접착지 출력_18×13.5cm×60_2015~7_부분

이고잉, 생활코딩_사운드 오브 코딩_단채널 영상_00:08:03_2016

세 번째로는 비판적 제작 활동의 '무엇을'을 보여준다. 비판적 제작 활동의 기본 속성을 가지고 실제로 지배적 작동 원리나 시스템에 개입하여 시장을 흔들거나, 대안적인 알고리즘을 만들어내거나, 기존의 기술로 만들기 힘든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한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경제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 시스템에 균열을 내고, 대안적 자립과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킨다. ● 마지막으로는 비판적 제작 활동과 관련된 연구물들을 소개한다. 한국인들에게 체화되어 있는 기술 제작 문화의 뿌리, 동시대 현장의 최전선인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활동했던 운영자와 활동가들의 제언, 제조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술 단절에 의한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까지 폭넓게 다루고자 하였다.

세이프캐스트_세이프캐스트_웹사이트, 계수기, 리포트, 조립매뉴얼_가변설치_2013~7

현박_위스나이퍼_혼합재료_150×150×150cm_2016

아이라이터_아이라이터_아이라이터1.0, 다큐멘터리 영상, 리포트, 조립매뉴얼_가변설치_2009~10

강진규_메이커스파라다이스_웹사이트, 단채널 영상, 아카이브_가변설치_2016

누구나 이미 절반은 예술가 또는 메이커인 시대, 우리에게는 질문하고 만들 권리가 존재한다. 이번 전시가 비판적 제작 활동이라는 하나의 방향성이자 방법론을 맛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패브리케이트_공기, 비닐, 끈으로 구성된 파빌리온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5

김규호_밸브의 신_배관파이프 및 전자회로, 슬라이드 자료_50×50×20cm_2015

김규호_나의 센서 친구들_케이스 PLA(3D 프린팅), 전자회로_ 20×20×20cm×10_2017_부분

Make It examines the makers and the maker movement, a rising subculture in the current era of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and reinterprets them from the perspective of contemporary art. ● While the maker movement has yet to firmly gain ground in Korea and related discourse still widely varies according to subject, Make It focuses on the movement's core aspect of critical making. In light of the rapid changes transforming our industry landscape, it would be critical and timely to contemplate the meaning behind the maker culture and what it implies for people and the society today. In doing so, it would be necessary to reexamine critical making in depth, based on its central concepts such as alternative modes of self-reliance and reverse engineering of dominant technologies. Furthermore, the exhibition explores the movement's sustainability and potential for activism, demonstrating its possibilities as more than a simple economic means or a hobby. ● Accordingly, the exhibition is organized into four main sections. The first section navigates the discursive landscape of the maker culture today. It looks at how discourse produced by different subjects in various economic, social, cultural, technological and political contexts is gaining momentum, and where this voluntary and critical maker culture stands in the present. ● The second section examines the "how" of critical making, by focusing on three elements – "education" as a vehicle for creating new attitudes and mindsets, "platform" as a site for public sharing, and "network" as a source of collective intelligence generated by real-time communication and collaboration. More specifically, this section considers the possible effects that these elements may achieve when combined with hacking, another essential skill that requires reverse engineering, sharing and collaboration among the makers. More than the final outcome itself, the works in this section highlight the "process" as the essence of critical making and invite the viewers to participate, interact, and even leave traces of their own failures behind. ● The third section examines the "what" of critical making, presenting works that demonstrate its basic characteristics. Experimenting with new possibilities that challenge existing technologies, the works create alternative algorithms or disrupt the market by altering the system and operational process. By doing so, they attempt to rupture the existing social system governed by economic principles, while securing sustainability and alternative modes of self-reliance. ● The final section of the exhibition presents research materials related to critical making. The materials cover a wide range of subjects and issues – from tracing the roots of technological production and culture in the local context of Korea, presenting new proposals from the makers and activists at the forefront of the movement, to examining the issues of gentrification and its disrupting impact on manufacturing and skilled labor. ● In times when anyone can become an artist or a maker in their own right, everyone possesses the right to question, and to create. By examining and exploring the core aspects of critical making, the exhibition hopes to provide an opportunity for the viewers to experience the maker movement as one of the many exciting methodologies and modes of expression that have emerged in our dynamic culture today. ■ SeMA, Buk Seoul Museum of Art

Vol.20171024k | 메이크 잇 Make i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