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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01:00pm~06:30pm
사이아트 도큐먼트 CYART DOCUMENT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0)2.3141.8842 www.cyartgallery.com
시각 매커니즘과 그 확장 과정으로부터의 인간읽기 ● 김여운 작가의 작업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인간의 형상을 주요하게 다루거나 인간의 감성을 표현한 작업은 아니다. 다만 인간의 존재적 상황에 대한 탐색과 관련되어 있음을 작업의 내용을 읽어가는 가운데 알게 된다. 그의 작업을 살펴보면 캔버스의 프레임과 파편화된 이미지들이 주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프레임은 벽에 걸려있는 상태가 아니라 공중에 매달려 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캔버스로부터 쏟아져 내린듯한 이미지들이 매달려 있는데 이미지가 조각조각 분해되어 있는 모습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 주제를 '1.2.4.'라고 하였다. 이는 하나의 세포가 둘, 넷, 여덟 등으로 계속 분열하는 과정에서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처럼 수열에서의 수학적 개념을 작가가 인용한 것이라고 한다. ● 작가는 수의 질서와 원리처럼 인간 안에도 유한과 무한이 동시에 들어 있다고 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인간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 역시 수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러나 작가는 그의 작업에서 수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파편화된 이미지로 대체시킨다. 작가의 작업에서 보이는 조각난 이미지들은 이미지의 확산이자 수의 무한한 증가 가능성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사용된 파편화된 이미지들은 한 대상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의 시각, 즉 서로 다른 이미지로서 수집된 것이자 분리된 것들이다. 그런데 이 이미지들은 여러 각도의 시각이자 서로 다른 이미지일지라도 만일 2차원의 한 평면 위에서 구성되고 조합된 것이라면 이는 한 개의 이미지라고 지칭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경우 이미지는 캔버스의 프레임 안에 한정된 하나의 작품으로서 한 이미지일 것이고, 동시에 이러한 평면 작업은 관습적으로 당연히 눈 높이의 벽에 디스플레이 되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질 것이다. ● 그러나 김여운 작가의 작업에서 발견되는 이미지들은 그 하나의 이미지로부터 시작하여 둘로, 넷으로 계속해서 분할되는 이미지의 모습이고, 이것은 일반적인 회화나 사진에서의 시각적 구조인 원근법적 공간이나 이미지의 통일성을 허물어뜨리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의 작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이미지들이 공중에 매달아 둔 일그러진 캔버스에 놓여있다가 분리되어 여러 개체로 분해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그 이미지들은 여러 시점과 장면이 포함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세부적인 것을 자세히 보게 된다면 이 이미지들은 일견 하나의 캔버스와 연관된 것처럼 같아도 본래의 통일된 하나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작가가 언급한 바에 의하면 이렇게 파편화된 이미지는 하나의 이미지로 보이는 것 안에 담겨있을 수 있는 수많은 이미지들에 대한 경우의 수이자 유한성 안에 겹쳐져 있을 무한성의 표본 중 일부인 것이다. 작가는 이를 '인간의 도식', '인간의 초상'이라고 지칭하였다. 이와 같은 작가의 언급은 그가 하고 있는 작업이 결국 인간 혹은 인간의 존재적 상황과 관련된 것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러나 김여운 작가가 그의 작업에서 인간에 대한 그의 시각을 이처럼 캔버스 프레임과 이미지들 사이의 관계로 대체하여 비의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작업이 그 이전의 평면 작업에 대한 반성적 지점으로부터 시작된 것임을 말해준다. 작가에게 있어 회화와 같은 평면 작업은 세계를 바라보는 것에 있어 프레임 안에 가두는 것이자 자신의 존재적 위치를 평면 공간 안에 한정적으로 규정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던 것 같다. 르네상스시대 이래 전통적 맥락 가운데 있는 회화 등 평면 작업들은 단일 시점과 원근법적 공간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작가에게 있어서의 한가지의 질서를 향한 평면 작업이라는 것은 규정된 범주 내에서 바라보고 사유하게 만드는 폐쇄구조로 느껴졌고 한 인간으로서 한계를 체감하는 정신적 기제로 작동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의 망막에 비춰진 세계라는 것은 2차원 평면으로 수렴되는 구조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근거에서 보면 회화나 사진과 같은 평면 기반의 매체라는 것은 결국 인간의 시각 매커니즘과 사유 매커니즘을 그대로 닮아 있다고 볼 수도 있으며 동시에 인간의 시각과 사유 구조의 연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런데 인간의 시각과 사유가 프레임과 평면이라는 범위 내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은 작가에게 있어서 어느 순간 인간의 한계지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그의 작업을 이 그 한계지점에서의 시각과 사유의 메커니즘 자체와 함께 그것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 탐색하는 것으로부터 자신의 작업을 발전시키게 되었던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김여운 작가의 현재 작업의 목적은 평면 매체에서의 한계지점에서 이를 파편화 하고 이것을 연쇄적으로 확산시키는 과정에서 그 해체의 과정 전체를 점검하는 가운데 그 한계에 도전하는 것에 있다 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김여운 작가가 수행하는 작업의 또 다른 목적은 프레임과 같은 한계 내의 잠재되어있던 인간의 유한성을 넘어 무한성으로 확장시키고 탈바꿈시키는 동인을 만들고자 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 김여운 작가의 작업은 결과적으로 평면 작업에서의 프레임과 평면 그리고 이미지로부터 발생되는 조형적 한계지점에 대한 문제의식을 인간의 시각과 사유의 문제로 환원하여 살펴보고 그로부터 대안을 찾아 가고자 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프레임과 평면의 2차원적 한계 안에 머무르게 된다면 인간의 시각과 사유의 지평마저 그 안에 갇히게 된다. 그래서 작가는 그 경계를 넘어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으로 향하는 방법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이미지의 시공간적 확장에서 찾고자 했던 것이고 작업에서는 그 프로세스를 드러내고자 하였던 것이다. 작가는 프레임과 평면으로부터의 확장적 변화, 즉 이미지의 파편화 혹은 분화 과정에 대해 그 연쇄의 얼개를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것이 곧 인간의 시각 구조 및 이와 연계된 사유 구조를 드러내 보이도록 하였다. 결국 김여운 작가는 시각예술의 작업 프로세스 그 자체의 문맥을 인간의 사유의 메커니즘에 연결시켜 이를 시각화 함으로써 인간의 존재론적 위치를 점검하고 유한한 인간에 내재된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시각적 영역 안에서 인식할 수 있는 장치로서의 작업을 구성해냄으로써 인간에 대한 탐색 작업에서의 자신이 체득하게 된 사유방식을 관객이 경험적으로 함께 감각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 이승훈
Vol.20171024d | 김여운展 / KIMYEOWOON / 金여운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