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연속 A Series of Moments

편대식은 종이에 연필이라는 기본적인 도구로 회화 매체에 대한 실험을 지속해왔다. 한지를 여러 겹 배접하고 그 위에 일정한 규칙에 의한 선들을 각인한 후 다시 연필로 흰 화면을 검게 칠하는, 노동과 시간을 들이는 과정을 통해 시각이라는 감각의 한계와 왜곡을 경험케 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는 일시적이고 표면적인 감각의 영역과 대조되는 실재하는 존재적 성격을 경험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써 노동집약적인 작업 과정이 하나로 모이고 공간 속에서 서로 유기적으로 반응케 함으로써 철학적 사유를 이끌어낸다. ● 작가는 2014년 첫 개인전 『ILLUSION』을 통해 평면 안에서 착시에 의해 형성된 일루전의 공간을 탐색한 작업을 선보였다. 이후 2015년 『ENGRAVE』 전시에서는 일루전이 아닌 흔적으로서 선 자체에 집중한시리즈를 보여주었으며 기존 작업을 구조적 기본단위로 분할, 확장, 반복 및 재배치시키는 조형적 탐구를 실험키도 하였다.

편대식_Untitled(moments)_한지에 연필_5400×285cm_2017

편대식_Untitled(moments)_한지에 연필_5400×285cm_2017

편대식_Untitled(moments)_한지에 연필_5400×285cm_2017_부분

이번 전시는 이러한 작업의 연장선상으로서 노동집약적 과정에서 발견되어지는 내면적 성찰, 즉 존재의 본질에 대한 사유를 공간 안에서 확장하고자 하는 시도로 마련되었다. 종이와 연필이라는 지극히 기본적인 도구를 바탕으로 입체, 설치, 영상으로 점차 작업 영역을 확장해왔다면 이번 개인전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을 집약적이면서도 과감하게 선보이는 50m대형 롤작업을 통해 연속되는 순간들 속에 존재했던 치열한 개인의 흔적에 집중하고자 한다. ● 기존의 각인된 떨리는 선들 중 하나의 선을 따로 떼어내어 하나의 긴 호흡으로 이어지도록 한 이번 작업은 조형적으로 복잡하게 집적해나가던 과정을 역으로 작업의 엑기스만을 담아내어 최소화시키는 방향이기도 하다. 작가는 연필로 칠해진 검은 벽에 남겨진, 횡으로 지속되는 각인된 흰 선을 통해 존재의 연속성을 대변하고자 하며 궁극적으로 인간의 근본적인 존재인식, 존재의 본질 등 내면의 물음에 대해 가까이할 수 있는 통로로서 작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 이번 전시는 단순히 보는 전시에서 나아가 작가가 남긴 흔적을 따라가면서 존재의 자취를 쫓아보는 경험으로서의 전시가 될 것이다. 공간 속에서 오롯이 경험하게 될 한 존재의 하나의 흔적과, 감춰진 무수히 많은 흔적들 사이에서 관객은 집단과 환경 속에 존재하는 개인에 대해 사유하며 주체로서 존재적 가치에 대해 자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이지나

○ 전시연계프로그램 1. ‘문화가 있는 날’ 특별 프로그램 s「전시와 만난 우리들」 - 내용 에듀케이터가 직접 들려주는 전시해설 및 편대식 작가의 작품과 연계한 창의체험 프로그램 (전시해설(20분)+체험학습(60분), 총 80분 동안 이루어지는 예술창작체험) - 대상: 초등학생 4-6학년 - 정원: 10인 이상 단체(체험프로그램은 20명으로 제한) - 기간: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10월 25일) - 참가비: 무료 - 신청방법: 전화를 통한 사전예약 - 예약 · 문의: 02.588.5642 / [email protected]) * 상기 프로그램 일정 및 내용은 미술관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Vol.20171022a | 편대식展 / PYOUNDAESIK / 片大植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