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7_1013_금요일_06:00pm
참여작가 / 박석민_윤겸_하지훈_한경원
관람시간 / 02: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살롱 아터테인 SALON ARTERTAIN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32(연희동 708-2번지) Tel. +82.(0)2.6160.8445 www.artertain.com
머무는 시선, 불러내어진 화면 ● 그래서 "무엇을 보고 있는가" 라는 이야기다. 회화는 인간의 정신과 엮인 물리적 행위에 가장 솔직하게 반응하는 표현법 중 하나이다. 큰 틀에서 인간이 재료를 이용해 평면의 미디움에 표현을 남기는 것인데 나아가 그 안의 내용과 표현기법, 그것으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작가의 성격 등에 따라 한 회화작품의 정체성을 파악하게 된다. 이때 작가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그렸느냐에 대한 질문은 표현 이후 화면에 보이는 것에 따라 판단이 가능한데 이때 자연물과 인공물, 인간 정도를 이야기 한다면 많은 범주를 포함할 수 있다. "무엇을 보고 있는가"라는 물음의 실마리는 작가의 시각적 인지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시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에 집중하거나 이성 또는 감성 한편에 편향된 감각을 불러들이고 허상이나 허구의 세계를 찾는 방법 등 많은 예외의 경우 역시 찾을 수 있다. 이때 작가에 의해 불려 내어진 화면이 가질 수 있는 시각적 변별점은 무엇을 보았는가에서 조금 더 나아간 보고자 하는 것에 대한 '응시력'일 것이다.
작가에게 표현의 근간이 되는 어느 지점과 표현의 이후. 그 지점이 멀리에 있는 것이든 혹은 깊은 곳에 있는 것이든, 작가는 그곳을 화면으로 불러오기 위해 자신의 시선으로 '무엇'인가에 집중한다. 이러한 집중이 교차하는 곳이 응시력이다. 이때 작가에게 보이는 것과 사의(思意)에 따라 응시의 성격이 달라질 텐데 깊고 넓게, 그것과 그곳의 너머, 그곳으로부터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궤도 등을 바라보며 조형언어와 사고체계가 형성될 것이다. 작가들의 지향이 퇴화의 수순이 아니라면 각자의 이러한 응시력에 대한 추구와 더불어 자신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질 것이다. ● 회화의 대상이 되는 것 중 자연물은 오랜 시간 높은 수준의 가치로서 추구되어 왔다. 해와 달, 산과 들, 강과 바다 등이 이에 해당한다. 동양의 한편에서는 자연물의 기운과 생동을 담아내고자 했으며 서양에서는 첫째 순위의 모사와 묘사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자연에 대한 인간중심적인 파악을 먼저 떠올리더라도 자연은 인간사를 위한 풍부한 원천으로 여겨졌으나 모든 것의 발원지이자 종착지인 완전한 경이의 대상이기도 했다. 첨예한 빌딩과 교량 등의 건축물, 비행기와 열차 같은 이동수단, 도심과 그 안을 나누는 도로 등의 인공물은 산업화 이후의 세대에게 어쩌면 가장 불가피하고도 친숙한 소재일 것이다.
인간이 구축해 놓은 기호와 질서의 집합체는 이 사이에서 자라난 세대에게 우울, 불안, 소외 등의 감정을 대두하게 했다. 하지만 전승되어 온 것 바깥의 의식을 불러일으켜 새로운 정서가 형성될 수 있는 근간이 되었고 회화에 있어서도 주요한 영역이 되었다. 인간은 자연물·인공물과 함께 회화적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져 왔던 영역이다. 인간 자체를 화면에 들이는 방법은 비교적 오랜 시간 이어져 왔다. 또한 피사체를 그리는 인간과 피사체가 되는 인간 각각의 내면을 밝히는 방법과 더불어 그리기의 행위자 자신의 지성과 감각에 집중한 회화가 시도되기도 했다. ● 특징적인 것은 자연물·인공물·인간 각각에서 출발한 표현적 관심이 한 영역을 거쳐 다른 영역으로 수렴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작가의 자전적인 변화와 지적 관심, 취향 등이 반영된 표현의 집약체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중에서도 평면, 회화작가들의 시선이 닿아온 영역과 그곳에 대한 응시력, 나아가 그들의 시선이 교차하는 곳을 함께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 이주희
Vol.20171014h | Scene: Seen-아터테인 특별 기획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