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7_1013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02:00pm~06:00pm
URBAN CONCRETE 서울 관악구 조원로 25 강남아파트 1013호 Tel. +82.(0)10.6243.5029
황금향 서울 은평구 갈현로41길 50-31 Tel. +82.(0)10.5158.1096
『서울구름』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이 전시는 현재 서울에서 활동 중인 다섯 작가들(팀)이 '서울과 낭만'에 대한 각자의 해석을 담은 전시이다. 이들은 '서울과 낭만'이라는 키워드를 주제로 삼아 스터디를 진행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회화, 영상, 설치에 이르는 다양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낭만이란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또는 그런 분위기를 뜻하는데, 추상적이고 광범위하며 비물질적인 이 단어는 하늘에 떠있는 구름과 같다는 게 이들의 맥락이다. 이 전시는 현대미술이나 도시연구 같은 유한적 카테고리에 국한되지 않으며, 놀랍도록 빠른 속도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서울과 그 속의 유기적 흐름에 대한 토론이다. ■ 이승연
다른 곳에서 보낸 몇 년을 비워두고 생각하면, 서울에서 나고 자란 나는 25년이라는 시간을 이 도시에서 보낸 셈이다. 서울에서 내가 품은 정서는 타지생활을 했던 기간을 가운데에 놓고 나뉘어지는 세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른 양상을 띤다. 떠나기 전에는 인사이더로서, 떠나있는 동안에는 가끔씩 찾아오는 방문객, 현재인 돌아온 후에는 귀환자로서. 이번 『서울구름』 전시에서는 세 번째, 귀환자의 낭만에 초점을 맞추고 작업을 진행하였다. ● 최근 몇 년간 나는 다소 한 장소에 정착되지 않은 생활을 하면서 인간의 주거조건의 보편성과 인간과 자연의 어우러짐에 대해 생각해왔다. 그 중에서도 도시 안의 자연과 도시인의 삶의 관계, 그리고 하나의 유기체로서의 도시의 자연스러움은 가장 흥미롭게 관찰하고 상상해 온 소재이다. ● 도시의 요소가 겹치는 표면들이 빛과 접하는 특별한 찰나를 목격할 때 시간이 느려짐을 느끼며 이런저런 가능성을 상상하는 경험을 한다. ■ 김정아
배기태와 오제성의 협업 작업 「파편적 서술, 2017」은 서울에 대한 그 둘의 감상이다. 협업 초기 둘은 서울과 다른 대도시들의 시각적 차이점을 찾는데 주력하였고, 건물과 하늘이 맞닿는 것을 일컫는 스카이라인에 주목하였다. 그들은 서울 도심 속 건물과 건물 사이로 보이는 스카이라인과 고층건물의 옥상이나 서울 인근의 산에서 보이는 스카이라인이 확연하게 다름을 발견하였고 이를 토대로 작업을 구축하였다. 배기태는 이렇듯 낮은 지대나 도심 속에서 느껴지는 도시적 낭만, 멜링콜리를 총 네 개의 음악으로 제작하였고, 오제성은 다시 이 음악들을 토대로 고지대에서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조망 하는 영상을 제작하였다. ● 다섯 채널로 이루어진 본 작업서 네 명의 배우들은 각기 다른 네 곳의 장소에서 서울을 바라보며 춤을 춘다. 관악산에 재개발이 완료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조원동 강남아파트 옥상, 북한산을 바라 볼 수 있는 갈현동 석광사, 잠실과 올림픽대로를 살펴볼 수 있는 아차산 정상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울의 전체적 형태를 조망 할 수 있는 성북구의 북정마을은 각기 다른 스카이라인을 보여준다. 위에 나열된 장소에서 배우들은 각기 다른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데 이는 도시 서울에 대한 일종의 헌사이자 작가들이 서울을 대하는 태도를 대변한다. ■ 배기태+오제성
서울의 풍경에는 과도기적 시간이 누적되어 있다. 도시의 곳곳에서는 매일같이 새로운 건물이 세워졌다가 허물어지길 반복한다. 이 건축, 철거의 과정과 시간의 퇴적 속에서 발생한 잔재들은 도시 곳곳에 유기되어있다. 본연의 용도와 기능을 잃고 버려져 있던 이 물체들은 누군가에 의해 발굴되고, 비의도적 창작행위를 통해 조합되어 다양한 용도의 푯말로 재탄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주차금지, 출입통제, 위험경고 등 갖가지 의미의 푯말들이 서울의 거리 사이사이에 간헐적으로 설치되어있다. 얼기설기 얽힌 물체들의 가변적 조합은 마치 서울이라는 도시의 지역성을 대변하는 듯하다. ● 작가는 그동안 관조적 시선으로 도시의 생성과 해체의 과정을 조망해왔다. 이번 『서울 구름』展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목적을 가진 물리적 결합」연작은, 도심 속에서 관찰해왔던 이 가변적 형태의 푯말들을 일종의 조형적 구조물로 재해석 하고 유형학적 회화로 완성한다. 구조물들은 근대의 낭만적 폐허와 잔재 속에서 만들어진 도시의 파편임과 동시에, 본래 쓰임과 다른 새로운 사용가치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뿐만 아니라 관찰, 수집, 배치를 통해 기록되는 화면 속에서, 반복되는 형태와 우연적으로 결합된 다양한 물성의 조화들은 또 다른 조형미를 표상하고 있다. 작가는 회화를 통해 서울을 미시적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 이상용
어릴 적 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마주하던 구름은 나이를 먹고 배우며 겪은 뒤 그 형질이 변형된다. 예를 들어: 아주 폭신하고 달달할 것만 같던 어린 시절 구름, 손에 잡히지도 않으며 무취 무미의 덩어리인 지금의 구름처럼 말이다. 이렇듯 경험과 지식은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얻게 되는 최초의 이미지가 주는 감각을 꽤 많이 바꿔버린다. 그런데 몇 가지는, 이를테면 위의 구름은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인상이 딱히 변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 존재 자체에 대해 설레는 것일 테다. ● 서울은 내게 이러한 구름과도 닮았다. 고향에서 어린 날을 보내며 어두운 시기를 지낸 본인에게 서울은 탈출의 목적이자 이상향理想鄕이었고 부모님과 거주하던 어린 시절 정당한 독립을 위한 좌표였다. 미디어에서 접하는 서울 역시 마찬가지였다. 남산에 올라가 자물쇠로 사랑을 맹세하는 연인들, 친절이 뚝 뚝 묻어나는 표준어의 어감. 이러한 것들은 환상을 품기에 너무나 완벽했다. ● 하지만 감각들은 위의 사례처럼 점차 변화되어간다. 실제로 올라와 마주한 서울은 미디어나 구전된 것들과 상이함은 물론 여태 판단내리기 힘든 모습 역시 많이 발견 중이며 또한 홀로 갖고 있던 이상 역시 시도해보고 종종 실패하는 중이다. 본 작업에서는 위의 것들이 주관적(낭만/망상) 층위와 객관적(미디어/구전) 층위로 나뉜다. 각 층위에서 촉발되어 제작된 시각요소들은 서울에 대해 각자의 이야기를 함과 동시에 본인을 대변하여 토로한다. 그리고 이 요소들을 감싸고 있는 이불과 가벽은 감상자로 하여금 감각-시간적 대립을 망상케 하려 시도한다. ■ 이지산
명확한 목적성을 가지고 제작되는 네온사인 도안들에는 공통된 양식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야자수 도안이다. 이 도안은 서울 골목에서 술집임을 알리는 아이콘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술집과 야자수의 모호한 관계는 거의 상징Symbol에 가깝다. ● 본인은 이 기호에 (지금은 더이상 아닐지라도) 서울에서 존재했던 낭만이 과거부터 누적되어있다고 본다. 관람자는 원한다면 네온사인 옆에 설치된 냉장고에서 꺼내어 마실 수 있다. 예술품을 올려놓는 용도의 단상 위에서 술 한 잔을 각자의 기호대로 제작해 마시는 행위가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비일상적인 전시공간과 일상적인 주거공간이 교차하는 이곳에서 예술과 일상 그리고 낭만과 현실의 경계를 혼합해본다. ■ 티파니 리
Vol.20171013g | 서울구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