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50706a | 이주연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7_0915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금호미술관 KUMHO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삼청로 18(사간동 78번지) Tel. +82.(0)2.720.5114 www.kumhomuseum.com
전통미의 본질과 그 현대적 해석 ● 직선에 의한 기하학적인 공간 구성이 반복되고 중첩되며 이루어지는 독특한 조형미가 작가 이주연의 작업이다. 그것은 평면, 혹은 입체 등으로 구분하는 전통적인 회화관을 무색케 하는 것이다. 엄정한 사각의 틀을 지니고 있지만 회화적인 동시에 디자인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또 입체를 통해 조각적이며 설치적인 내용까지도 포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독특한 양상이 반드시 탈 장르를 의식한 물리적인 융합으로 읽히지는 않는다. 그것은 자연적이며 생태적, 환경적인 것에서 파생된 작가 자신만의 조형 방식이라 보여진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작가의 작업이 한옥의 공간에 대한 해석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굳이 한옥을 모티브로 한 것은 한옥 자체가 지니고 있는 공간 조형의 특성에 기인한 것이겠지만, 작가 내면에 작용하고 있는 '우리 것'에 대한 일정한 지향성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작가의 초기 작업이 다분히 구축적인 공간의 설정을 오방색 등을 차용한 색과 빛으로 해석해 내고 있음은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를 한옥의 공간 구성과 창이나 문 등의 작은 요소들을 통해 순환적이며 다층적이고 확장 적이며 가변적인 공간으로 해석해 낸다.
한옥으로 대변되는 전통미의 발견, 혹은 재해석은 작가의 작업을 견인하는 가장 기본적인 얼개인 셈이다. 더불어 이에 대한 진지한 집중과 몰입은 작가의 작업에 일관되게 작용하는 원칙이자 형식이며 내용이다. 초기 작업에 나타나는 구조와 색, 그리고 빛의 변화를 통한 조형적 연출은 전통미의 반영인 동시에 주관적 해석을 통한 현대적 미감의 발현일 것이다.
작가의 신작들은 전제된 '우리 것'에 대한 몰입과 집중을 전제로 기억할만한 변화의 양상을 보이고 있음이 여실하다. 과감한 생략과 함축을 통해 설명적인 요소들을 배제하고 본질적인 것을 지향하는 작가의 작업은 단순화, 평면화를 통해 공간을 확장하고 사유를 심화시키고 있다. 오방색은 흑백으로 단순화되고 있으며, 선들은 공간 재현의 수단이라는 제한적 의미에서 벗어나 그 자체가 조형의 근간이 되어 자유롭게 증식하고 생장하며 공간을 구획하고 있다. 이는 한옥, 혹은 창호, 보자기 등에서 파생된 '우리 것'에 대한 정형화된 해석이 주관화, 개별화 되는 중요한 과정이라 할 것이다.
공간적인 입체감을 배제한 단순화된 선에 의한 구획은 이제 작가의 관심이 한옥이라는 소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에서 파생된 공간의 확장을 통해 주관적 공간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과정이라 여겨진다. 오방색이라는 설명적인 색채의 해설을 흑백으로 대체하고, 빛에 의한 시각적 효과를 배제함으로써 작가의 작업은 오히려 더 풍부해지고 자유로워 질 수 있게 되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자신의 지향이 단순히 '우리 것'에 대한 일방적 경도가 아닌 개별적이고 주관적인 심미의 표출에 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비록 작가의 작업이 변화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나 그 본질은 여전히 '우리 것'에 대한 천착임은 여실하다. 직선에 의한 엄정한 형태감은 기계적인 것이 아니라 수많은 아날로그적 노동에 의해 작가의 호흡을 반영하고 있으며, 한지를 통해 구현되는 섬세한 감성적 표현들 역시 견지되고 있다. 흑과 백으로 개괄된 형상들은 전통적인 수묵의 표현과 일정한 연계를 가지는 것이며, 이를 통해 확장되는 공간은 여백의 효용과도 잇닿아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내용들이 전통에 대한 일방적인 추종이나 경도가 아닌 주관적 해석을 통해 선택되고 운용되어 개별화된 개성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작가의 작업이 지니고 있는 발전 가능성인 동시에 전통과 현대라는 미묘하고 상충적인 가치에 대한 작가의 발언이기도 하다. 이는 전통미에 대한 탐구에서 종종 발견되는 경직된 해석과 형식주의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긍정되고 인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작가가 보여주고 있는 전통에 대한 주관적이고 개별적인 해석과 독창적인 표현은 오늘의 우리 미술 상황에 전해주는 건강한 메시지로 읽힌다. 작가의 분발과 다음 성취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 김상철
Vol.20170929e | 이주연展 / LEEJOOYEON / 李周姸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