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 /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나짐 히크 메트)

연필가루_디지털 이미지, 책상의 부분_2017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는 100퍼센트의 그림이라는 이상을 꿈꾸며 그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벌어지는 상태의 틈새들에 관한 것이다. 그림 그릴 때 집중하며 반짝이는 눈빛, 나선형을 그리며 반복 운동하는 손, 바닥에 흩어진 흑연과 지우개 가루, 사각거리며 연필이 종이에 새겨지는 소리들, 지우개가 퉁퉁 털어지며 종이의 표면에서 뭉그러지는 질감들.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_디지털 애니메이션, 사운드_00:04:00_2017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_디지털 애니메이션, 사운드_00:04:00_2017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_디지털 애니메이션, 사운드_00:04:00_2017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_디지털 애니메이션, 사운드_00:04:00_2017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_디지털 애니메이션, 사운드_00:04:00_2017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_디지털 애니메이션, 사운드_00:04:00_2017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_디지털 애니메이션, 사운드_00:04:00_2017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_디지털 애니메이션, 사운드_00:04:00_2017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_디지털 애니메이션, 사운드_00:04:00_2017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_디지털 애니메이션, 사운드_00:04:00_2017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_디지털 애니메이션, 사운드_00:04:00_2017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_디지털 애니메이션, 사운드_00:04:00_2017

납짝한 종이 위에 100퍼센트의 그림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매일매일을 연마한다. 그 과정에는 많은 것들이 발생하고, 축적되고, 때로는 사라지고 버려지기도 한다. 흩어진 것들을 이 자리에 소환시킨다. 그것들에 결을 부여하고, 재배열하여 무게감을 준다. 흩어져버리는 시간과 땀과 움직임과 재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순서대로 줄을 선다.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展_인천아트플랫폼 창고갤러리_2017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展_인천아트플랫폼 창고갤러리_2017

이 전시는 세가지 축을 가지고 동시에 진행되었다. 인천예술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자신의 일상을 찍은 동영상을 손으로 그린 에니메이션, 더이상 쓸 수 없을 만큼 짧아져버린 몽당연필 등의 버려지기 일보직전의 재료를 뭉쳐 만든 것을 고무로 캐스팅하여 만든 공, 그림 그리며 발생하는 쓱싹쓱싹, 사각사각, 퉁-퉁- 등의 소리를 녹음하고 그것을 보이스퍼포머가 입으로 다시 발생시켜서 나는 소리를 연주하는 공연을 한다.

연필공_닳아 작아진 연필들, 실리콘 공_2017

구긴종이_종이_2017

바짝 닳아버린 몽당연필을 위하여, 옆자리 친구의 집중하는 눈빛을 위하여, 연필들이 만들어내는 합주를 위하여, 바닥에 떨어져 쓰레기통에 곧 쳐박힐 흑연가루와 지우개 가루를 위하여,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 ■ 정혜정

Vol.20170926j | 그림 뺀 그림을 위하여 For Subtracted Art from Ar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