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아릴 수 없는 것들을 헤아려 보다

OverLab. 2017 ICC Residency展   2017_0925 ▶ 2017_0929 / 주말 휴관

초대일시 / 2017_0925_월요일_04:00pm

큐레이터 / 김한라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 노영우

후원 / 광주광역시_광주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7:00pm / 25일_04:00pm~07:00pm / 주말 휴관

오버랩 OverLab. 광주광역시 남구 구성로76번안길 5-4 (월산동 27-17번지) Tel. +82.(0)62.251.2254 overlab.creatorlink.net www.facebook.com/overlab2015

1. 현대사회는 합목적성의 법칙 아래 우리에게 틀에 끼워 맞춰지기를, 속도감에 맞물려 돌아가기를 부추긴다. 이러한 정형화 작업의 바깥의 것들은 결함이나 문제로 왜곡되고, 그것들이 지닌 가치와 미학은 소외된다. 역사가 멸망시켜온 것들, 도시가 함몰시켜가는 것들은 무엇이며, 어디에 있을까. 이것들을 우리는 왜 기억해야하며, 어떻게 이야기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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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흡사 미로나 뿌리와 같이 얽힌 월산동의 골목은 고요하고, 또 적막하기까지 하다. 도처의 예측과 계량이 불가능한 틈과 구석들에는 온갖 화분들이 있었다. 이곳과 식물은 닮았다. 침묵하고 정체되었으며, 수동적이고 숙명적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인상을 준다는 점과, 사실 이러한 단정이 피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 또한 그렇다. 머지않아 매끄러운 도시의 표면이 되거나, 아니면 그로부터 격리될 운명을 앞두고 있는 이곳에서, 놓인 자리 저마다의 풍치를 만들고 있는 화분들. 고유성, 생과 삶의 이야기를 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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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정형성과 속도감으로 벗어날 수 있는 대안공간이자, 모든 존재들이 각자가 지닌 시간성과 고유성으로 반짝이며 존중받는 곳. 이러한 이유로 이곳은 정원이고자 한다. 낮게 쪼그리고 앉아 가만히 머무르며, 우리는 이 도시에서도 식물을 키워내고 가꾸며 살아가는 이름 모를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려볼 것이다. 그리고 안락하지도 매끄럽지도 않은 이곳에 앉기를 기꺼워하지 않았다면 결코 발견하지 못했을 것들을 매만지고 바라보고 생각할 것이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고, 사사롭고, 사소하고, 제각각인 것들이 망라된 삶에서 우리는 어디까지 헤아려 볼 수 있는 걸까. ■ 김한라

Vol.20170925e |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을 헤아려 보다-OverLab. 2017 ICC Residency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