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징 리셉션 / 2017_0926_화요일_07:00pm
기획 / 박승연_정희영 후원 / 청년허브
관람시간 / 11:00pm~07:00pm
킵인터치서울 Keep in Touch Seoul 서울 종로구 북촌로1길 13 1층 Tel. +82.(0)10.9133.3209 www.facebook.com/keepintouchseoul
'학 다리 구멍'이 뭘까. 학, 다리, 구멍, 서로 다른 세 단어의 합일까. 학다리와 구멍 또는 학과 다리구멍인 걸까. 단순하게 학 다리 구멍 그 자체를 하나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 중의적 구절은 낯선 만큼 자유롭다. 단어들간의 서로 다른 조합을 상상할 수 있으며, 그 결합에 따른 해석은 모두에게 열려있다. ● 이번 전시 구성은, '학 다리 구멍'의 세 조합과 유사하다.
학, 다리, 구멍 ● 김동규, 김지영, 이의록 작가는 벽면에 붙여질 작업을 직접 골랐다. (퍼포먼스를 위한) 종이에 글씨, 아크릴 드로잉, 사진, 선택된 세 작업 간의 결은 조금씩 다르다. 일반적인 기획전은 기획자가 창작자의 작업을 주제로 엮은 기록에서 시작하지만, 이번 전시는 주제와 작업 사이의 어긋남에서 출발한다. 학다리와 구멍 혹은 학과 다리구멍 ● 한 전시에서 기획자 본연의 역할은 '학 다리 구멍'의 연결단어인 다리와 닮아있다. 보통 기획자는 대부분의 다리역할을 전시가 열리기 전에 진행하는데, 이 전시장에선 그 역할이 전시가 열린 후에 수행된다. 이메일로 나눈 편지와 언급된 파생물은 3일마다 전시장 벽면에 붙는다. 학 다리 구멍 ● 파생물이 부착될수록 전시기간 내내 작업을 바라보는 각도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전시 마지막 날, 벽면은 세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장면이 된다.
세 창작자와 두 기획자 간의 실천은 다음과 같다. 1. 세 작가는 전시장에 놓을 작업을 선택한다. / 2. 전시 시작과 동시에 작가와 기획자는 메일로 작업이야기를 주고받는다. / 3.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작가와 기획자는 각자 한 번씩 번갈아 가며 공간을 방문한다. / 4. 방문한 사람은 그동안 나눈 편지, 변화한 전시장 사진, 예상치 못한 파생물 등을 전시장 회색 벽면에 부착한다. 정해진 규칙은 없다. 각자의 바램에 따라 자유롭게 부착한다.
기획자는 왜 전시기간 동안 작가와 대화를 나눠야 하는가. 창작자가 택한 작업에서 이야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획자는 판단하기보다, 작가가 제시한 작업을 마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다섯 명이 어디로 나아갈지 그 방향과 시선을 맞추는 과정에 편지가 있다. ● 그렇기에 두 기획자는 전시기간 동안 다시 또다시 보는 행위를 반복하며, 편지를 부칠 것이다. 세 작업이 건드릴 소소한 진실들이 다양한 지점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길 기대하면서 말이다. 한 주제로 환원되기 어려웠을 작가의 작업이 끊임없는 확장과정을 전시와 함께할 것이다. 섬세한 세 작가의 결이 어디를 향해갈지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결과는 2017년 9월 26일 화요일 클로징 리셉션 날, 벽면에 남겨진 구체적 흔적들을 통해 작업의 진폭과 새로운 조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두 기획자의 첫 기획전 『학 다리 구멍』은 전시에서 작업을 정확하게 본다는 행위에 대한 고민, 그 자체를 담았다. 이 과정이 무엇을 의미할지, 답하기 전에 창작자의 작업을 사색하길 제안한다. 함께 사물을 골똘히 바라보자는 말이다. 이는 옛 속담 "학 다리 구멍을 들여다 보듯"의 본래 의미이기도 하다. 각자의 마음에 담길 서로 다른 무엇, 그것의 정체는 끝까지 보는 자만이 알 수있을 것이다. ■ 박승연_정희영
Vol.20170918c | 학 다리 구멍 Crane Leg Hol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