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전시기획 / 최정미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다인 아트 갤러리 DAIN Art Gallery 충남 아산시 용화고길79번길 31(용화동 1583번지) Tel. +82.(0)41.548.7528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 민경란 작가의 작업과정과 작품들을 보며 떠올린 노래 가사이다. 꽃밭은 꽃을 심어 가꾼 밭과 꽃이 많이 피어 있는 곳을 말한다. 다른 의미로는 여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아름답고 예쁜 여인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그녀의 작품들 하나, 하나를 꽃을 기르는 과정에 비유하고 싶다. 크고 작은 캔버스라는 화단에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자라기를 기다려줘야 개화를 하는... 민경란의 그림은 딱 그 느낌이다.● 꽃은 색과 모양이 다양하고 기르는 방법도 자라는 시기도 다 다르다. 어떤 꽃은 별 관심을 갖지 않아도 빠른 시간에 화사한 느낌으로 피어나고 또 어떤 꽃은 온갖 정성을 다하여도 피우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그리고 눈길 한 번 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자라는 꽃들도 있다. 그녀의 그림은 그런 꽃처럼 잘 자라기도 가끔은 흔적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반복되는 그 시간 속에는 그녀만의 '미적 거리'가 있다.
예술에서 미적 거리는 관객과 예술작품 사이에 놓인 심리적 거리를 말하지만 여기서는 민경란의 감성과 그 감성으로 드러나는 주제와의 거리를 말한다. 미적 거리란 18세기 이래로 자연과 예술에서 미의 경험을 위한 본질 규정적인 조건으로서 간주된다. 우선 내적인 거리두기라는 의미에서 아름다운 것을 볼 때 감각적인 욕망이나 격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관찰자는 자극적인 영향에 대해 내적으로 거리를 유지해야만 한다. 그 내적 거리가 충분히 유지되어야만 전체에 대한 자유로운 조망이 가능해지고, 동시에 대상의 개별적 특성과 그 감정적 영향력에 대해 충분히 집중된 지각이 가능해진다. 이는 민경란 작가가 자신이 선택한 주제를 드러내는 방법이 연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정은 예술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관찰자에게 주어지는 도덕적 정치적, 종교적 요청에도 적용된다. 대상에 개별적으로 작용하는 영향 요소의 통합이 비록 관찰하는 인간의 전체적 경험의 체험이 될지라도, 그러한 통합은 오로지 내적 거리를 통해서만 미의 탁월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미적 거리는 또한 충동, 감정, 도덕, 또는 종교의 영향을 배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며, 다만 인간의 전체 경험의 테두리 안에서 그러한 것들이 전개된다는 사실을 요구할 뿐이다. 유사하게도 예술가는 자신의 재현 대상이나 그 재현의 이데올로기적 목적에서 거리를 유지할 것을 요청받고 그럼으로써 그는 매우 신중하게 예술적 형식이나 해방적 계몽의 요구를 따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적 거리는 다만 의식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내적 태도로서 파악될 뿐 아니라 미가 현상 속에 드러날 때 언제나 이미 충족되어 있는 미적 경험의 구조적 조건으로서도 파악된다. 민경란의 '꽃밭에서'는 딱 필요한 만큼만 표현된 감성과 표현 사이의 미적 거리를 느낄 수 있는 20여점의 회화작품展이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 최정미
Vol.20170915h | 민경란展 / MIN KYUNGRAN / 閔慶蘭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