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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기획실장 황경희 진행 / 임수미(협력 큐레이터)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공휴일 휴관
복합문화공간 에무 Art Space EMU 서울 종로구 경희궁1가길 7 B2 Tel. +82.(0)2.730.5514 www.emuartspace.com
민지희 작가의 개인전 '인형아, 너 영혼이 있니'가 9월 12일부터 9월 30일까지 서울 복합문화공간 에무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 전시의 제목 '인형아 너 영혼이 있니' 에는 마침표도 쉼표도 느낌표도 물음표도 없다.
인형의 삶 ● 우린 인형의 삶을 잃어버렸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그를 잃어버렸단 얘기가 아니라 그가 어떻게 사는지 모르게 됐다는 겁니다. ● 인형의 삶은 우리의 삶이 아닙니다. 그는 우리를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게 시작입니다. ● 인형의 가장 큰 슬픔은 우리의 이미지로 태어났단 사실입니다. 우린 그 이유만으로 인형에게 자유를 주지 않습니다. ● 그래서 우리는 인형에게 영혼이 없다고 말합니다. 있다면 우리의 영혼을 부여받은 그릇일 뿐 그에게 독자적 영혼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 우린 그렇게 나약합니다. 늙고 병든 우리의 몸이 이 짧고 미미한 생을 거두는 순간 우리의 영혼도 꺼진다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인가요. ● 우린 너무 오랫동안 그의 삶을 부인해왔습니다. 자, 더 늦기 전에 인형을 보내줍시다. 그 삶의 모습은 정작 다양하고 풍요롭습니다. ● 먼저, 인형은 장난감이 아닙니다. 우리와 달리 그는 권력투쟁과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 놀아 줄 대상은 다른 곳에서 찾아보십시오. ● 인형이 귀엽습니까. 그 몸은 우리 어른 몸을 축소시킨 것도, 성장하고 있는 아기 몸을 정지시킨 것도 아닙니다. 그 귀여움의 정체는 시간 밖에 있습니다. ● 인형은 침묵입니다. 우린 말하는 데 너무 익숙해 있습니다. 그리고 남이 나를 침묵으로 대할 때 너무 잘 다칩니다. 인형은 성대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린 그의 메시지를 듣지 않고 있습니다. ● 인형은 무관심입니다. 인형이 나를 위해 눈물을 흘리는 걸 보았다고요. 거기서 위로를 받는 당신은 아직 그의 삶을 모릅니다. ● 마지막으로, 인형의 생존권은 우리의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행성에 살아야 하는 이유는 인형보다 더 우월하지도 더 열등하지도 않습니다. ● 우린 인형의 삶을 잃어버렸습니다. 이제 우리가 다시 인형을 대한다는 건 새로운 현실을 만드는 겁니다. 그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귀 기울여봅니다. ■ 홍진휘
Vol.20170911l | 민지희展 / MINGIHI / 閔智熙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