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선 : spotlight

2017_0906 ▶ 2017_0916

작가와의 대화 / 2017_0906_수요일_04:30pm_안현정

참여작가 단체 / 권소영_김연수_김용원_류숙영 박정혜_신영훈_윤여선_이현호_조기섭 2인전 / 유예진_장혜진

후원 / 성균관대학교

관람시간 / 11:00am~06:00pm

성균갤러리 SUNGKYUN GALLERY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 25-2(명륜동 3가 53번지) 성균관대학교 경영관 1층 Tel. +82.(0)2.760.0575 www.skku.ac.kr

墨線展_手技에서 深意로 확장된 '創發'의 미학 - Epilogue. 묵선전의 창발에 주목하라! ● 인간과 사물의 가치가 전도되는 4차 산업혁명(4th Industrial Revolution)의 시대, 전통의 창작가치 역시 '미래적 복고(復古)'라는 혁신 가치에 방점을 찍으며 변화하고 있다. 전환의 시대, '문인화(文人畵)=수묵남화(水墨南畵)'로 번역되던 근대이후 '묵선(墨線)'의 가치는 수기(手技)에서 심의(深意)로, 형상(形相, Form, eidos)에서 해석의 맥락으로 전이되면서 창조적 발전(創發; singularity 이후)과 만나게 되었다. 동양화가 지닌 순수한 전통정신을 견지하면서 동시대의 새로운 형식미학까지 수용하는 것, 이것이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 동양화전공의 '묵선전'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이다. 10여년의 세월동안 묵선전은 형식에의 다양한 도전 속에서도 사회 속 예술이라는 문인정신을 견지해왔고, 재현(再現)과 창신(創新)의 이중변주를 실험·수용하는 면모를 보여 왔다. 이제 묵선전은 격동(激動)보다는 중용(中庸)을, 대립보다는 화해(和解)를 추구해온 지난 시간들을 초석 삼아, 신구(新舊)가 조화를 이룬 다양한 방식의 전시방식을 도입하여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를 극복하고자 한다.

권소영_풍경_캔버스에 먹_125×153cm_2016
김연수_스쳐지나간_캔버스에 유채_70×51cm_2015
김용원_산, 그리고 수;exposure 6_lingerie collage on silk, LED_59.5×130cm_2015
류숙영_가을_한지에 수묵_103.5×72.5cm_2016
박정혜_푸른들판_장지에 분채, 유채_53×45cm_2017

동양정신을 품은 신감각의 아티스트 10인은 전통화풍에 대한 오랜 고민에서부터 동시대 사회상에 대한 혁신에 이르기까지 자기 주도적 창작(Self-directed Creation)을 통해 '지금-여기'의 가치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유려한 선과 먹의 번짐을 유희하는 분방한 작업, 행위자체를 붓의 유영(遊泳)과 일체화시킨 창작태도, 절제한 듯 폭발하는 단순화된 형식 등은 전통정신을 새로운 가치로 이끌어온 묵선전의 고민을 보여준다. 해마다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온 묵선전은 동시대 미술의 가치를 격동하는 사회상 속에서 읽어내는 새로운 장으로서 신·구 작가들의 협치의 마당(場)이라 믿는다.

신영훈_Hard-boiled_광목에 수묵담채_200×145cm_2017
윤여선_공간의 거리 Distance of space_장지에 채색_77×31cm_2017
이현호_경축_현수막에 채색_70×493cm_2017
조기섭_환상 숲_장지에 분채, 은분_97×146cm_2016

변화된 형식의 묵선전은 성격이 다른 두 화가(장혜진/유예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부스전_스팟라이트(Spotlight)'을 전시방식으로 채택하였다. 동양화가들의 연례전시라는 시각에서 탈피하여 두 작가의 작품을 학부생·대학원생·교수·일반인이 참여하는 '그룹비평(meta critic)'과 매칭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작품의 현재성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망하고 이를 통해 작가의 오늘을 조밀하게 진단하는 방식이다. 비평방식의 한 가지 규칙은 표준화된 특정담론에 작품을 몰아넣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작가의 의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작품이 보여 지는 결과에 주목하고 '작가의 10분 발언'을 제외하고 전시 작가는 절대로 비평에 끼어들 수 없도록 하여 '작품 스스로 논쟁거리를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코드와 텍스트를 뛰어넘는 비평방식은 작품의 함축적 의미를 소통이 가능하도록 가다듬는 것으로, 묵선전의 다각화를 모색하는데 중요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장혜진_남겨진 사람들_알지네이트 캐스팅, 석고_20×20×20cm, 가변크기_2017

異形異色, '부스전_스팟라이트(Spotlight)'1. 장혜진 - 맞잡은 손, 애틋한 존재의 서사 ● 장혜진 작가는 출산·육아 등으로 인해 10여년 공백기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2000년대 초기 수묵추상에 대한 고민들은 평면을 넘어 입체로, 내적 형식에서 외적 서사문제로 전환되었다. 공백기는 지켜야할 것과 표현해야할 것 사이의 혼돈보단 형식의 자유를 내어 주었다. '당대성(예술성+시장성)'에 대한 고민들 속에서도 추구해야할 가치는 '삶과 죽음'이라는 존재성에 대한 문제였다. 다시 시작된 작업, 자개·금·은박 등 반짝이는 평면의 물성을 실험하면서 자아를 찾아 헤맨 적도 있었다. 하지만 묵선을 내려놓고 캐스팅작업으로 간 데는 '맘충(어린 자녀 키우는 엄마)에 대한 억압'을 깨고자 하는 의지가 컸다. 그는 마사지사의 손 캐스팅 작업에서 자본주의 속 생존인식을, 자신의 속옷 캐스팅 작업에서 페미니즘적 억압을, 이웃 치과의사의 인체캐스팅 속에서 꿈·가족에서 멀어진 진부한 가장의 모습을 담았다. 이어진 전시 속 작업들은 단단한 백색 캐스팅 이면에 담긴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모(떠난 이) vs 엄마·자신(남겨진 이)'으로 이어져 온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이야기는 '떠난 이와 남겨진 이'가 맞잡은 손으로 현재화되었다. '삶과 죽음' 뒤에 감추어진 '생존=행복추구권'에 대한 근본적인 질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묵선전 속에서 입체(캐스팅) 작업이 어떤 맥락으로 연결되는지를, 존재의 서사가 동시대 미술과 어떻게 소통되는지를 다양한 '그룹비평'을 통해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유예진_기문둔갑_장지에 수묵_140×200cm_2016

異形異色, '부스전_스팟라이트(Spotlight)'2. 유예진 - 쏟아지는 자아, 변형된 전통 ● 변형된 화면과 대담한 붓질, 하지만 언뜻 스쳐간 잔상(殘像)은 곽희(郭熙)의 영향을 진화시킨 과감한 관념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실경(實景)이 아닌 뒤틀리고 비틀어진, 쏟아져 내릴 듯한 작가의 심경(心景) 덩어리와 만날 수 있다. 여성화가의 필력이라고는 보기 힘든 과감함은 화면이 곧 자기 자신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갈갈이 찢긴 먹의 거친 풍모는 큰 호흡의 갈필(渴筆)과 작은 호흡의 윤필(潤筆)이 날실씨실 얽혀 쌓인 시간의 결과물이다. 작가는 전통론에 충실하면서도 그 안에서 호방한 자유를 꿈꾼다. 오히려 서화동체(書畵同體)로서의 필획을 가로지른, 쌓고 이어가기를 반복해온 추상표현주의의 자생적 행위(automatism)와 닮았다. 작가는 전통이라는 아카데믹한 틀과 개성강한 동시대 예술가라는 상반된 명제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듯하다. 아직 그의 작품 세계는 완성되지 않았다. 쏟아지는 자아의 욕망하는 붓질은 변화된 사회현실과 더불어 변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 Prologue. 미술계(Art World) 속 작가들의 생존방식… 묵선전은 '현재성'을 너머 '지속가능한 소통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부스전의 메타비평과 함께, 참여작가들이 참여하는 '미술계(Art World)라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양한 생존방식에 대한 자유토론 기회를 마련하였다. 재료(박정혜·김연수·김용원·윤여선), 공모(권소영·이현호·김용원), 생계(이현호·박정혜·윤여선·신영훈), 활동(권소영·신영훈), 유학(김연수)으로 주제를 세분화하여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며, 전시 부대행사 및 구성방식은 '묵선전의 브레인스토밍'과정을 통해 새롭게 확산시켜나갈 예정이다. ■ 안현정

Vol.20170911f | 묵선 : spotlight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