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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816_수요일_05:00pm
2017년 갤러리 도스 '완벽한 응용' 기획공모 선정작가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팔판동 115-52번지) B1 Tel. +82.(0)2.737.4678 www.gallerydos.com
욕망이 드리워진 곳 ● 욕망(慾望)이란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하는 마음을 의미한다. 욕망은 본래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내면심리로서 시대에 따른 대상의 변화에 차이만 있을 뿐 늘 인간의 내면에 존재해 왔다. 대부분 본인이 원하는 것들을 손에 넣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며 이를 소유하면 다른 욕망은 더 이상 생기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욕망은 마치 영원히 풀릴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끊임없이 생성되기를 반복하기에 충족된 욕망은 이내 새로운 욕망으로 대체되고 우리는 만족되지 못한 채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끼게 된다. 이처럼 현실에서 좌절된 개인의 욕망이 미술이라는 매체를 통해 충족될 수 있는지에 대한 작가의 궁금증은 작업으로 연결되며 작품의 밑바탕이 된다.
사람은 욕망을 충족시킴에 있어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 이로 인해 좌절감을 느끼게 되며 다른 경로 및 대체품을 이용하여 위안을 얻음으로써 충족의 감정을 느끼려 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대중미술 속 이미지를 그대로 따라 그리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술이라는 매체의 대리적 소원성취 기능에 주목하게 된다. 누구나 한번쯤은 접해봤을 법한 대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미지들과 소위 이발소 그림이라 일컫는 복제된 풍경회화를 차용하여 우리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행복의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해나간다. 그녀가 선택한 이미지들은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욕망의 길 끝에 다다른 것처럼 한 화면에 조합되고 재구성되어 우리의 마음을 충족시킨다. ● 화면 위에 옮겨진 이미지들은 볼수록 어딘지 어색하게 다가온다. 초반에 느껴지는 익숙함과 그로 인해 느껴지는 평온함과는 대조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재현된 이미지들 위로 낯선 느낌이 드리워진다. 각 사물들에게서 당연히 존재해야하는 그림자를 찾을 수 없으며 한 화면 위에 자리 잡고 있는 수많은 사물들은 각기 다른 시점에서 바라본 형태를 띠고 있다. 이 밖에도 원근법을 무시하고 차용한 원작의 작가나 시대 그리고 국적의 불일치 등이 가져오는 다양한 모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표현방식으로 인하여 대중적인 익숙함과 더불어 너무나 아름다워 보이는 풍경이 주었던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찾아왔던 평온함은 이내 혼란스러움으로 뒤바뀐다. 마치 자신이 꿈꿔왔던 욕망이 해소되는 듯 느껴지나 이는 일시적일뿐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모습으로 그림에 위치한 사물들로 인해 박탈감과 상실감 등 형용할 수 없는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며 다시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단순한 재현에서 벗어나 의도적으로 부족한 점을 드러내어 불협화음을 만들어나가는 작업은 단순히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심도 있는 사유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자연스러운 듯 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고 온전치 않은 구성들로 이루어진 『Everywhere Nowhere』 전시는 익숙한 이미지들을 짜깁기하듯 단순히 나열해나간 작업이 아니다. 정교하게 재현된 익숙한 이미지들 안에 숨은 의도적 부재와 모순점들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로 표현된 김혜리의 사물과 풍경이다. 작가의 의식 속에서 이루어지는 선택적 차용은 모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하나의 행복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해나가며 작품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욕망이 충족 되어지는 과정에서부터 그 후의 감정의 변화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작가의 방식으로 재탄생된 '행복의 이미지'는 이중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인간의 근원적인 고민 즉 해소할 수 없는 욕망에 대한 갈증에 대해 사유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 김정윤
Vol.20170816d | 김혜리展 / KIMHYEREE / 金惠梨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