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7_0806_일요일_07:00pm
후원 / 엘리펀트 아트
관람시간 / 11:00am~10:00pm
엘리펀트아트 Elephant Art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3길 38(상수동 336-18번지) 슬런치 1,2층 Tel. +82.(0)2.6324.9870 www.elephantart.kr
마치 정물화 같은 초상화 ● 먼저, 정물화 Still life란 무엇인가. 위키백과에 따르면 움직이지 않는 대상을 화가의 미적 시각에 따라 화폭에 담는 그림의 한 형태이다. 미적 시각을 담는 수단으로써의 정물화는 미술사 안에서 아주 많은 쓰임새가 있었다. 꾸준한 논란이었던 원근법 연구를 위해, 그리고 정물들로 화면을 구성하며 각각 형태들을 어떻게 배치하면 구도가 완벽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에도, 거창하게는 화가가 이 세상 만물을 바라보는 방법 연구를 위해 아주 유용하게 쓰여 왔다. 이처럼 정물화는 사과 하나만 그려놓아도 세상을 바라보는 화가의 시선을 훔쳐볼 수 있다는 효율성이 매우 높은 그림의 한 종류이다.
안예원은 장난감, 피규어, 블록 같은 장난감을 그린다. 그가 그리는 다양하고 화려한 색으로 치장한 장난감들은 하나같이 무표정하다. 안예원의 그림에 등장하는 장난감은 화폭 안에서도 밖에서도 무색무취이다. 작가는 바로 그 점에 주목한다. 우리는 종종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물이 되는 방법으로 순간순간 개성과 취향을 숨긴다거나 사물처럼 존재하기를 선택하는데, 작가는 이러한 모습을 정물화 속의 장난감으로 대신한다. 사회의 일부를 차지하는 장치로 존재하기 위해 부단히 갖추어야 하는 존재의 간편함을 표현하기 위해 여기저기에 무심하게 놓인 장난감을 그린다. 정물화인 듯 보이는 화폭 안에 작가는 현대 사회 안에서 감정을 숨기고 인형이 되기로 마음먹은 어리고 여린 현대인을 담는다.
정물화인 줄로만 알았던 안예원의 그림은 특정한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라는 점에서 초상화 Portrait의 위상을 지향한다. 초상화는 실재 인물과 유사하게 표현할수록 성공적인데, 그것은 비단 사실적 묘사만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작가가 자신만의 표현방법으로 대상 인물을 그려낸다면 그 또한 성공적인 묘사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안예원은 그 방법으로 정물화를 채택한다. 현대를 사는 주변인의 모습을 장난감의 형상으로 대체하고 개성을 잃어가는 일상속의 면면을 정지된 초상화로 담아낸다. 장난감은 생명이 없는 상태로 존재하지만 화면 속에서 다양하게 배치되고 공존함으로서 현대사회와 개인이 연결되어있는 구조를 은유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어디선가 정물이 되어버린 나의 친구, 혹은 무표정으로 일관했던 나의 어제를 발견하며 그림 속 인물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길 바란다. ■ 이현아
Vol.20170728f | 안예원展 / AHNYEWON / 安藝元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