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미술관 –그림 밖 그림

이지연_김지용_이덕영展   2017_0711 ▶ 2017_0905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플랜트치과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 DAEJEON MUSEUM OF ART 대전시 중구 은행동 161번지 Tel. +82.(0)42.255.4700 dmma.metro.daejeon.kr

미술관에 전시를 보러 가면, 작품은 대개 네모난 캔버스에 그려져서 네모난 흰 색의 벽면에 걸려있다. 미술관은 작품이 걸리는 곳이기도 하지만, 관람객과 작품이 만나고 작가가 사회와 만나고, 나아가 한 시대의 면모를 보여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작품이 태어난 장소를 벗어나 미술관에 들어오는 순간 그 작품은 원래 존재했던 맥락을 잃어버리고, 삶의 현장에서 분리되어 멀어지고, 작품은 제단위에 놓인 성물처럼 신비한 존재가 된다. ● 근대 이전의 회화는 사건이 캔버스 속에서 재현되는 것을 통해 공간을 내부화했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근대미술이 재현의 논리를 벗어나 자기 지시적인 상태로 드러나기 위해서는 작품이 놓이는 공간은 침묵해야 했고, 근대미술은 작품과 장소간의 어떠한 연결 관계도 설정하지 않는 매끈한 흰 벽, 분명히 거기에 있으나 있어서는 안 되는 무無장소적 성격의 공간을 요구하게 되었다. 대전창작센터 역시 리모델링을 거쳐, 이러한 중립적 성격의 공간으로 바뀌었다. 대전창작센터는 1940년대에 건립된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 건물을 2008년 전시공간으로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모든 창문은 막히고 그 위에는 두껍고 매끈한 흰 벽이 설치되었고, 인공 조명으로 조도가 조절되는 환경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 이번 세 명의 참여작가들은 주로 캔버스라 불리는 '네모난 틀' 안의 작업과 밖의 작업을 동시에 보여주어, 작품이 '틀'을 벗어나서 미술관의 공간과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용도변경 된 창작센터를 또 다시 재해석하여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다. 작가들은 조형의 흐름을 공간으로 확장시켜 예술과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미술관 벽과 작품의 공유관계가 형성된 독창적 공간을 연출했다. 가변적인 창작센터의 공간, 더 작게는 창작센터의 벽 자체가 작품으로 확장되어 새롭게 만들어진 공간을 보여준다. 대개의 미술작품은 전시실에 오기 전 작가의 작업실에서 완성되어 미술관 벽에 걸리지만, 창작센터만의 장소 특정적 site-specific인 작품은 그것이 설치되는 가변적인 공간 자체가 작품이며, 관람객들이 걸어다니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경험이나 공감 혹은 상호작용이 작품의 완성이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작품과 관람객, 작품과 일상이 미술관의 흰 벽을 넘어 다시 만나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창작센터에 전시를 보러 오셨나요? 가까이에서, 멀리에서, 왼쪽 · 오른쪽에서 작품을 보시고, 전시실 벽 · 바닥 · 천장도 잊지 말고 감상해 보세요.

이지연_열린미술관 –그림 밖 그림展_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_2017
이지연_열린미술관 –그림 밖 그림展_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_2017
이지연_열린미술관 –그림 밖 그림展_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_2017
이지연_열린미술관 –그림 밖 그림展_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_2017

이지연_기억의 공간, 가상의 공간 ● 작가는 전시장 벽에 가상의 문과 계단을 그려가며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 가상공간은 벽에 문을 만드는 데서 시작하여, 복도와 계단을 통해 이어져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처럼 펼쳐진다, 생략되어 보이지 않기에 그 너머의 공간은 무한히 뻗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최소한의 간결한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화면은 아무런 단서도 아무런 성격도 보여주지 않게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서사를 담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작가는 어린 시절 외가에서 천장을 바라보며 문틀을 넘고 거꾸로 보이는 계단을 오르내리며 천장을 걷는 상상을 하며 놀았다고 한다. 이런 상상을 모티브로 기억을 보여주는 실내 건축적 이미지는 유희적이고 초현실적인 공간을 만들고 있다.

김지용_열린미술관 –그림 밖 그림展_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_2017
김지용_열린미술관 –그림 밖 그림展_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_2017
김지용_불편하고 편하기 NO.M383-o_자작나무, 나사못_59×81×7.5cm_2015
김지용_불편하고 편하기 NO.W1056-b_자작나무, 나사못_60×60×5.5cm_2015

김지용_똑같은 못의 똑같지 않은 쓸모 ● 「불편하고 편하기」시리즈는 목재에 나사못을 돌려 넣은 작품이다. 일정한 간격으로 똑같은 높이와 각도로 박아 넣은 못의 배열은 수직수평적인 건축의 구조를 떠올리게 한다. 게다가 목재와 못이라는 재료는 더욱 공사장의 느낌을 강화시킨다. 작품에서 이러한 물품들은 기능적 쓸모가 아닌 심미적인 재료가 되어 화이트큐브라고 불리는 미술관 벽에 걸리게 되고, 일상과 예술이 조우하는 순간을 보여주어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인지를 가능하게 한다. 못은 일상적인 재료에서 '바로 여기' 미술관 벽에 존재하는 단 하나뿐인 미적요소가 된다. 더불어 미술관 벽은 평범한 석고보드에서 다양한 해석과 실험이 존재하는 전시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덕영_열린미술관 –그림 밖 그림展_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_2017
이덕영_산책_캔버스에 펜, 아크릴채색_162.2×130.3cm×2_2016
이덕영_산책_캔버스에 펜, 아크릴채색_162.2×130.3cm×2_2016

이덕영_미로처럼 반복되는 건축구조물 ● 작가는 과잉생산 · 과잉소비 그리고 폐기로 이어지는 현대산업사회의 모습을 풍자한다. 인간의 욕망은 필요한 만큼 생산하고 소비하는 균형을 무너트리고, 불필요한 것을 만들고 멀쩡한 것을 버리면서 지구를 위기에 몰아넣었다. 작가는 이런 비정상적인 욕망과 사회구조를 건축물로 은유하여 보여준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시점의 2차원 투시도 아이소메트릭isometric 처럼 보이는 공사현장은 길도 녹지도 없이 건축구조물만 빽빽하다. 장방형을 단위로 한 미로 같은 구조가 화면전체에 반복되며, 이는 캔버스를 넘어 미술관 벽으로 이어진다. 사람이 보이지 않는 건축현장에서 자기 복제되어 끝없이 이어지는 건축물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있다. 건축현장의 철근이나 비계처럼 보이는 구조물들은 개성을 잃고 도구로 전락한 인간을 상징하며, 인간을 위해 건물이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건물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대전시립미술관

Vol.20170715d | 열린미술관 –그림 밖 그림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