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ey 2017

이헌정展 / LEEHUNCHUNG / 李憲政 / sculpture   2017_0714 ▶ 2017_0917 / 백화점 휴점시 휴관

이헌정_The Journey 2017展(consol, objets)_glazed ceramic_100×150×83cm Courtesy The Design Society / Photo by Park, Myung-R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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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정 인스타그램_@leehunchung_studio

아티스트 토크 / 2017_0720_목요일_02:00pm 장소_에비뉴엘 아트홀 아티스트 토크 & 브런치 / 2017_0727_목요일_11:00am 장소_바다 디자인 아뜰리에 캠프B

주최 / 롯데백화점 공동기획 / 롯데갤러리_(주)더디자인소사이어티

관람시간 / 10:30am~08:00pm / 주말_10:30am~08:30pm / 백화점 휴점시 휴관

2017_0714 ▶ 2017_0806

에비뉴엘 아트홀 AVENUEL ART HALL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6층 Tel. +82.(0)2.3213.2606 blog.naver.com/a_arthall

2017_0810 ▶ 2017_0917

롯데갤러리 광주점 LOTTE GALLERY GWANGJU STORE 광주광역시 동구 독립로 268 롯데백화점 11층 Tel. +82.(0)62.221.1807~8 blog.naver.com/glotteart

이헌정(b.1967)작가는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 이후 샌프란시스코 아트인스티튜트에서 조각을 공부하였으며, 도자에서 시작해서 조각, 개념미술, 건축, 디자인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자신만의 조형어법을 지난 30여년간 끊임없이 실험해왔다. 그는 2011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한국의 분청사기 특별전'에서 윤광조 작가와 더불어 한국전통도자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대표작가로 선정되어, 국보급 분청사기와 함께 전시한 바 있다. 또한 세라믹이라는 전통적 소재와 콘크리트와 같은 현대적 재료의 혼합적 사용을 통해 조각적이면서도 실용적인 기능을 가진 아트 퍼니처 영역을 개척함으로써 세계적인 디자인 페어를 통해 국제 무대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브래드 피트, 퍼프 대디와 같은 유명 헐리우드 스타를 비롯하여 건축가 노먼 포스터, 설치 미술가 제임스 터렐, 수보다 굽타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그의 작품을 소장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 이번 전시는 예술에 대한 자유로운 사유의 여정을 통해 도예라는 한정적인 울타리를 벗어나, 여러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선보였던 그의 작품세계를 되돌아보는 동시에, 도예의 태도를 근간으로 점차 확장되어온 이헌정의 아트 퍼니처의 영역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리이다. 도예가 갖는 관념적 가치나 설치 작업의 난해함을 벗어나서, 라운지 형식으로 꾸며진 공간 속에서 의자로, 테이블로, 혹은 화분으로, 아니면 오브제로 이헌정의 작품세계를 즐겁게 경험하며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 작가의 마음이 담긴 전시이기도 하다.

이헌정_The Journey 2017展(dining table, chair)_78×305×122cm, 121×51×51cm Courtesy The Design Society / Photo by Park, Myung-Rae
이헌정_The Journey 2017展(lounge)_에비뉴엘 아트홀_2017 Courtesy The Design Society / Photo by Park, Myung-Rae
이헌정_The Journey 2017展(stools)_에비뉴엘 아트홀_2017 Courtesy The Design Society / Photo by Park, Myung-Rae

찻잔과 그릇이 무엇인가를 담기 전에 이미 그 의미와 역할이 규정된 것과는 다르게 이헌정의 가구는 그것의 조형적 특징으로 인해, 분명하게 그 기능을 규정 내릴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스툴이라고 하는 것을 어떤 사람은 추상적인 조각으로, 혹은 사이드 테이블이나 정원 테이블에 두기도 하는 등, 그것의 실용적 기능 또한 사용하는 사람이 물리적으로 직접 접촉하거나 주변의 다른 대상들과의 조화 속에 자연스럽게 구현된다. ● "난 나의 가구가 애매한 위치에서 이해되었으면 한다. 기능적으로 사용자에 의해 쓰임이 결정되고 안과 밖의 한정된 공간을 넘어 그 감동으로 두꺼운 벽을 관통할 수 있기를 말이다."

이헌정_The Journey 2017展(tiles, stools)_에비뉴엘 아트홀_2017 Courtesy The Design Society / Photo by Park, Myung-Rae
이헌정_The Journey 2017展_에비뉴엘 아트홀_2017 Courtesy The Design Society / Photo by Park, Myung-Rae
이헌정_The Model of Architecture_mixed media, concrete_15×311×220cm Courtesy The Design Society / Photo by Park, Myung-Rae

특히 이번 개인전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Wall-Chair 형식의 작품의 경우, 폭과 높이가 각각 2m가 넘는 것으로 지금까지 세라믹으로 선보였던 다양한 형태적 실험들, 가령 벤치와 테이블, 타일, 후크 등이 하나의 작품 안에 총 망라되어 있다. 총 12개의 판을 소성하여 타일을 이어 맞추듯 구성된 이 작품은 작가의 계획과 의도에 의한 작업이 할지라도, 결국 가마 속에 구우면 흙에 있는 수분이 빠지면서 수축이 되기 때문에, 이는 결국 우연과 직관에 의존하여 흙과 불에 그 결과를 맡기는 감각적인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각각의 판 사이는 약간 틈이 생겨 벌어지거나, 부분적으로 갈라져 있지만 작가는 이러한 과정적 흔적이 여과 없이 드러내었다. 또한 그 표면 위에 대담하게 발라진 유약이 불과 함께 이뤄내는 자연스러운 흔적은 한 폭의 산수화에서 느껴지는 시적인 자유로움, 여유로움을 닮았다. ● 사실 손끝에서 만들어진 작은 오브제에서 출발해서 아트 퍼니처와 같이 인간적인 스케일로 확장되어 온 그의 세라믹 작품세계의 공통분모는 무한한 손의 반복과 노동에도 불구하고 꾸미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움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도예는 특히 가마 속 불길의 경로와 온도 변화, 그리고 도자기와 가마의 복잡한 곡면(曲面)에서 일어나는 무궁한 변화와 우연에서 작가가 미리 계산할 수 있는 부분은 별로 없다. 그러므로 반복적으로 신체를 움직이고 시간을 들여 구워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즉흥적이고 순수한 자연(自然)일 수 있다.

이헌정_Untitled(armchair)_glazed ceramic_92×85×75cm Courtesy The Design Society / Photo by Park, Myung-Rae
이헌정_Untitled(wall-chair)_glazed ceramic_220×222×60cm Courtesy The Design Society / Photo by Park, Myung-Rae

이헌정 작가는 그저 물레와 점토의 흐름에 감각을 맡기고 적당한 불의 온도에 유약의 용융점을 맞추는 행위들로 무엇을 표현하기 보다는 우연과 변화의 과정에 수용하는 입장을 취한다. 따라서 세라믹 가구나 벽 오브제 위에 대담하게 발라진 유약이 대담하게 흘러내린 흔적에 대해 작가는 색으로 이해되기 보다는 노동과 자연현상(불의 흔적)으로 관람자에게 다가가길 원한다. ● "나에게 있어서 소성은 작가를 통한 작품의 완성 단계이기보다는 불이라는 자연적 현상과 나와의 수평관계에서 제어되지 않는 그 자체로서의 생명을 갖고 있다." ● 이러한 도예 혹은 회화나 조각, 추상적 오브제의 작업이 손끝의 감각을 즐기는 직관적인 작업이라면 설치나 건축은 철저한 계산에 의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건축적 모형"의 설치작업은 과거 일우 스페이스에서의 작업이 건축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 중에서도 모형에 집중하였던 것과는 달리, 건축적 시각을 어떻게 변용하는가에 관해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가령 여러 가지 다양한 추상적 혹은 기하학적 오브제들 사이로 레일이 놓여있고, 그 위로 무선카메라를 장착한 장난감 기차가 그 주변을 촬영하며 레일 위를 달린다. 다른 한쪽에는 전시 좌대 위에 작은 박스가 있고 그 안을 들여다보면 사람들 형상의 작은 인형들이 있고, 모니터가 있어서, 그 기차가 달려가면서 찍은 동영상이 상영된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보는 세상과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세상 그 두 가지가 교차되는 경험을 통해 직관이 논리로, 감각이 이성으로 전환되는 것 등 서로 다른 층위의 대립적인 요소들에 대한 균형적인 태도를 견지하게 끔 한다. ● "도예는 매우 단순한 노동의 반복을 요구하는 과정의 특성이 있다. 반면 설치 작업은 냉철한 이성과 분석 그리고 논리력을 필요로 한다. 이 두 가지, 같이할 수 없는 형질의 특성들 사이를 적당히 오가는 게임을 통해서 나는 자칫 잃기 쉬운 객관적 사고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이헌정_Untitled_glazed ceramic_2×6cm Courtesy The Design Society / Photo by Park, Myung-Rae

지금까지 여타의 개인전들처럼 이번 전시의 제목 또한 '여행(Journey)'인데, 작가에게 '여행'은 단순히 시공간의 이동이 아닌 삶에 있어서의 균형을 찾기 위한 정신적 여행이다. 이헌정은 예술에 대한 자유로운 사유의 여정을 통해 도예라는 한정적인 울타리를 벗어나,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고자 했으며. 그 여정 가운데 전통과 현대, 감성과 이성, 직관과 논리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자 도예와 설치미술, 추상적인 오브제와 건축적 작업 등의 서로 다른 장르의 작업들을 꾸준히 같이해왔다. 바로 이번 전시는 이헌정 특유의 다양한 작품세계의 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며 결국 예술이란 우리의 일상적 삶의 연속 가운데 만들어지는 것임을 생각해 볼 수 있게 할 것이다. ■

Vol.20170714h | 이헌정展 / LEEHUNCHUNG / 李憲政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