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東與地圖 計劃 백두대간에서 사대강까지

박홍순展 / PARKHONGSOON / 朴弘淳 / photography   2017_0713 ▶ 2017_0829

박홍순_백두대간-함백산 #01, 1998_젤라틴 실버 프린트 _75×148cm_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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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리각미술관 LIGAK MUSEUM OF ART 충남 천안시 동남구 태조산길 245 Tel. +82.(0)41.566.3463 ligak.co.kr

자연과 문명의 공존을 위하여 ● 우리가 자연을 대할 때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가진다. 하나는 문화의 큰 틀 속에서 자연을 다스리는 인간 중심의 사고인데 예컨대 고속도로, 골프장, 별장, 전원주택 등의 인공물에 자연을 끼우는 경우를 말한다. 이와 같이 인간은 과학의 발전으로 자연이라는 외적 환경을 인간의 삶과 문화에 적응시켜 왔고, 또한 삶의 편리를 위해 자연의 다양한 외형을 변형시켜 왔다. 이럴 경우 환경에 대한 우리의 감정은 인간 우월의 계몽사상이 만든 박물관이나 동물원 그리고 하늘에 도달하기 위해 인간이 쌓아 올린 바벨탑과 같이 인공이라는 처방으로 자연을 다스릴 수 있다는 무모한 사고로 보인다. ●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우리가 자연으로부터 가지는 또 다른 감정이 있는데, 그것은 인간을 자연에 종속시키는 조화의 감정이다. 예를 들어 우리 선조들의 지혜에서 발견하는 완만한 산등선과 초가집, 굽이굽이 계곡을 따라 생긴 길, 도로를 가로 질러 만든 생태 통로들, 도시 정원에 만들어 놓은 새 둥지, 다 따지 않고 남겨 놓은 감나무의 감, 먹을 만큼 큰 물고기만 잡는 어부의 지혜 등은 더 이상 인간의 이기를 위해 자연을 다스리지 않고 오히려 인간을 자연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면서 인공물을 자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하는 자연 친화적인 발상들이고 이와 동시에 더불어 사는 공존의 감정으로 자연을 이해하는 것이다. ● 더불어 사는 공존의 징후는 우리를 감싸고 있는 인공적인 요소들 특히 점진적으로 자연의 섭리와 원리에 동화되는 인공 건축물을 통해 드러난다. 우리는 오랫동안 자연을 문화에 의해 침식된 보존의 대상으로만 이해해 왔고, 또 그러한 환경 보존을 위한 매체의 역할 예컨대 포토저널리즘의 많은 장면들은 인공물에 대한 소위 환경 파과와 문명의 이질성을 암시해왔다. 거기에는 오로지 건축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만 있을 뿐 위대한 자연의 포용력은 쉽게 누설되지 않는다. 그러나 예컨대 우리가 비행기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하얀 점들로 보이는 인공 건축물과 흰 선으로 대지를 가로질러 길게 그어놓은 듯한 고속도로는 결코 자연을 파괴하는 것들이 아니라 오히려 대지에 순응하는 위대한 자연 친화력을 잘 보여준다.

박홍순_금강-충남 논산시 성동면_젤라틴 실버 프린트_60×120cm_2011
박홍순_서해안-태안군 학암포 04, 2008_젤라틴 실버 프린트__50.8×61cm_2008
박홍순_남해안-전남 보성군 벌교읍 여자만, 2009_60×120cm_2012

특히 재현의 영역에서 이러한 누설은 특히 사진을 통해 보다 분명히 나타난다. 왜냐하면 사진의 본질은 단순히 구체적인 대상을 진술하는 것(ça a été 불)뿐만 아니라 그러한 진술 이면에 은닉된 상황적인 조짐을 누설하는 지시(index)이기 때문이다. 반박할 수 없는 현실을 그대로 기록하는 사진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간의 긴 흐름 속에 자연과 문화의 상호 침투를 가장 분명한 방식으로 증언한다. 주지하다시피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하듯이 우리가 사는 지리적 환경의 변화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우리가 특별히 항공사진이나 위성사진과 같은 과학적인 자료를 통해 확인하지 않고서는 결코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 ● 역사적으로 이러한 지형의 변화를 정확히 기록한 것은 사실상 19세기 사진이 출현하고 난 이후의 일이다. 당시 사진가들은 오로지 사라지는 문화유산 건축물과 지형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동원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사진가들은 아카이브 기록 방식을 활용하여 시공간에서 진화하는 환경을 관찰하기 위해 사진을 도입한다. 그래서 실질적인 환경 변화와 그 지형적인 기록은 사진 행위의 가장 우선적인 목적이 됨과 동시에 가장 적합한 주제가 된다. 이때 사진은 장면 그 자체가 지시하는 도상-이미지(icon-image)로서 그림, 판화, 드로잉, 비디오 등 전통적인 재현 매체를 대신하는 완전한 조형사진이 된다. 여기 사진작가 박홍순의 풍경 사진들이 우리에게 누설하는 메시지는 자신의 눈으로 관찰된 문명에 대한 자연의 포용이다. 그러나 전통 흑백 리얼리즘과 거대한 사이즈로 응시자를 압도하는 작가의 사진들은 언뜻 보기에 대형 국토 프로젝트를 위한 지리학적인 리포트로 보인다. 예컨대 백두대간을 따라 만들어진 인공 구축물, 계곡과 산을 관통하는 웅장한 고속도로, 한강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다리들은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기록된 현장 리포트로 나타나고, 또한 유형학적 형태로 나란히 병치된 인공물들은 응시자로 하여금 단숨에 오랫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집단 이데올로기 즉 자연을 파괴하는 인공물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게 한다. 게다가 작가는 지금까지 작업해 온 시리즈 백두대간의 「대동여지도」와 「한강 프로젝트」가 암시하듯이 직접 전국을 돌아다니며 다루기 어려운 대형 카메라로 거대한 인공 구조물을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촬영했다는 사실은 국토 탐사를 위한 지리적인 리포트임을 더욱 분명하게 한다. ● 그러나 작가의 사진들은 국토 탐사를 위한 리포트가 아니라 엄밀히 말해 도상-이미지로서 단순한 지리적인 환경을 보여주는 현실의 단면들일 뿐이다. 이럴 경우 사진 촬영은 아카이브를 위해 오로지 대상을 기록하는 행위 그 자체일 뿐이며 이와 같이 만들어진 사진은 실제 존재하는 현실의 증거일 뿐 흔히 언론과 지상파에서 구체적인 목적과 의미를 부여하는 국토 탐사 다큐멘터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촬영자의 실질적인 의도로 나타난 거대한 인공 구조물들은 자연과의 관계에서 기록된 증거일 뿐 일방적으로 집단의 의미론적인 구조를 암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홍순_백두대간-금산 #10, 1999_59×115cm_1999
박홍순_낙동강-후-여름_C 프린트_100×100cm_2014
박홍순_낙동강-후-겨울_C 프린트_100×100cm_2014
박홍순_한강-강원도 양구군 평화의 댐 #02, 2004_96×120cm_2012

그것은 집단의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전통 다큐멘터리와는 달리 자신의 1인칭 관점에서 진술(écrire 불)하는 마이크로-리포트(micro-reporter)이다. 이러한 진술은 비록 장면이 사진의 유형학적 진술(inscription)로 나타나지만 그 의도는 개인적인 언급으로서 일종의 주관적 다큐멘터리로 이해된다. 이럴 경우 사진 행위는 단순한 사진의 기록을 넘어 현지에서 체험하는 관찰(l'observation participation 불)을 통해 촬영자 자신의 눈에 비친 문화적인 특이성과 엉뚱함 그리고 그 지역 특유의 장면을 기록하는 행위이다. 거기에는 문화적 영역에서 설명되는 결정적 사건 순간도 집단이 만든 이데올로기도 그리고 상황이 암시하는 의미 조차 성립하지 않는다. ● 그래서 작가가 사진으로 보여주는 인공 구조물들은 환경 파괴나 생태계 교란으로 해석되는 부정적인 상징(symbol)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눈으로 발견한 긍정적인 현실의 지시(index)로서 자연과 문명의 상호침투를 암시하고 있다. 또한 작가의 감각적인 관찰과 청명한 투시에 의해 포착된 인공 구축물들은 장면이 외시하는 형식적인 구조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작가의 눈에는 자연 보호의 명분 아래 환경을 파괴하는 괴물로 나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작가의 유형학적 사진들은 촬영자 자신의 의도와 결코 분리할 수 없고 자신이 경험한 것을 직접 기록하는 일종의 자화상적인 독백이기 때문이다. ● 결국 사진이 암시하는 상황적인 주제는 지금도 문명을 빨아들이는 자연의 위대함 그 자체로서 환원력과 포용이다. 백두대간의 생명줄로서 오랜 세월을 이어 온 한강은 인공물에 의해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거시적인 관점에서 인공 구조물을 수용하면서 또 다른 역사의 직조를 짜고, 백두대간의 혈관으로 산과 계곡을 잇고 강과 들판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의 웅장한 모습은 오히려 문명을 다스리는 위대한 자연의 섭리를 생각하게 한다. 작가 자신의 무의식적인 제식 행위를 통해 응시자에게 암묵적으로 던지는 메시지는 자연과 문명의 구조적인 통합과 그 존재론적인 공존이다. ■ 이경률

박홍순_바다가 육지라면-새만금 1
박홍순_바다가 육지라면-새만금 2

20세기 초 1910년부터 1945년까지 36년간 일본의 식민지가 되어 나라를 잃고 일본을 위해 2차 대전의 꼭두각시이며 피해자가 되었던 대한민국은 해방이 되자마자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 1953년 휴전이 되기까지 이 땅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민족정신도 경제력도 없었으며. 따라서 폐허가 된 이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경제가 최우선이 되었고 우리들의 부모님 세대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업화를 부르짖으며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60여년 만에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어 '한강의 기적', 'IT강국',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은 다른 모든 것들을 잊게 만드는 달콤한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산업화에 따른 후유증은 국토 곳곳에 남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개발과 경제성장의 논리로 모든 것이 대변될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것입니다. ● 30대 초 대학원 재학 중 산을 좋아 하고 안셀아담스(Ansel Adams)의 흑백사진에 매료되었던 저는 멋있는 풍경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한 학기 내내 설악산을 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우리 국토는 인간과 멀리 떨어져있지 않고 매우 가까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산골짜기 마다 길이 나 있고 인간이 살며 히말라야나 록키산맥과 같이 장엄하지도 웅장하지도 않지만 소박하게 우리의 삶 속에 녹아있는 자연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러나 산업화에 따른 무분별한 개발로 국토는 몸서리를 치고 그 상처는 곳곳에 산재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국토는 계속 개발 중이었습니다. 그후 저는 평생의 작업으로 이 땅을 돌아보며 인간과 자연과 환경의 문제를 사진작업을 통해 고찰하기로 마음먹고 1997년부터 우리 땅의 중추인 『백두대간 전』(1999년 조흥갤러리)을 시작으로 『한강 전』(2005년 노암갤러리), 그리고 『서해안 전』(2008년 한미사진미술관), 2012년에는 남해안을 망라해 『대동여지도 계획 중간보고서』란 제목으로 한미사진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2014년에는 사대강을 소재로 SPACE22와 Lotus 갤러리에서 『강(江), 스스로 그러하다』란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었고 2016년에는 새만금의 10년간의 변하는 모습을 소재로 『바다가 육지라면』(B-cut gallery)으로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이후로도 『DMZ, 남한의 북쪽』, 『섬진강』, 『동해안』 그러다 통일이 되면 북쪽의 땅들까지 전 국토를 망라할 때까지 이 작업을 계속 할 것입니다. 우리의 '백두대간'이 '히말라야산맥'이나 '록키산맥'보다 작고 보잘 것 없을지라도 우리의 '한강'이 '나일강'이나 '황하'에 비하면 실개천으로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자연은 한번 파괴되고 나면 다시는 회복되기 어렵기에, 우리가 누리는 지금의 자연을 잘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남겨주어야 하기 때문에 소중히 여겨야 함을 사진가의 입장에서 사진으로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산허리가 끊겨 신음하는 '백두대간'이, 필요 없는 강을 막아 세운 필요 없는 '금강산댐'이, 이제는 변해 버린 '사대강'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보존과 합리적인 개발로 미래를 준비해야 될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 박홍순

Vol.20170711g | 박홍순展 / PARKHONGSOON / 朴弘淳 / photography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