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대화 / 2017_0707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 박정경_조인한
주관 / 문화공동체감 주최 /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창작문화공간 여인숙 ART & CULTURE SPACE YEOINSUK 전북 군산시 동국사길 3(월명동 19-13번지) Tel. +82.(0)63.471.1993 www.yeoinsuk.com
아무것도 아닌 그곳에서 ● 지역읽기를 통해 지역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은 또 다른 지역 문화의 생산자 이자 소비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지역에서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건 및 문화적인 현상을 접한다. 그 과정 속에서 새로운 문화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지역에 대해서 동시대 시각 예술가 그리고 사회, 인문학자들은 많은 관심을 갖고 표현대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에게는 변화무쌍한 지역적의 문화적인 현상이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이다. ● 이번 『군산기행 群山紀行』프로그램은 역사 그리고 사회문화적 의미가 있는 군산 이라는 지역을 창작문화공간여인숙레지던시 작가들을 통해 지역의 다양한 시각과 표현방식을 다룬다. 또한 다양한 시선으로 군산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작품이 동시대 지역에 대해서 깊이 있게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그 속에 사는 사람과 사람에 대해 주목하여 한 단계 더 밀도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양한 담론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다. ■ 창작문화공간 여인숙
군산기행, 도시 아날로지 ● 도시는 살아있다. 그 삶은 낮보다는 밤에 더 생생하다. 낮에 도시는 죽은 듯 엎드려 있다가도 때로 불야성과 더불어 그리고 더러는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칠흑 같은 어둠속으로 깨어난다. 그렇게 깨어나 생기를 얻고 활력을 충전 받는다. 밤에 도시는 생생하고 오롯해진다. 녹슨 비수가 잠자던 욕망을 깨워 목표물을 겨냥하고 투명해질 대로 투명해진 세계가 자기의 속살을 열어서 보여준다. 그렇게 도시는 낮보다는 밤에 더 도시답다. ● 도시는 시공간이 한데 중첩되고 포개져 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특히 과거와 현재가 포개져 있다. 그렇게 도시의 현재는 과거를 그림자처럼 유령처럼 거느린다. 고도일수록 그렇고 구도심일수록 그렇다. 무슨 영화세트장 같은 그곳을 어슬렁거리다보면 사람은 없고 사람들의 그림자만 유령처럼 남아 어른거리는 것이 낯설고 생경하고 이질적이고 친근하고 설렌다. 이따금씩 여전히 그기에 살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과 우연히 맞닥트리기라도 할 때면 꼭 어른거리던 그림자의 실체를 보는 것 같아 서로 경계하기도 한다. 어른거리는 그림자의 실체? 그렇게 맞닥트리는 사람들은 꼭 옛날에 내가 알던 아니면 나를 알고 있을지도 모를 누군가와 닮은 것 같다. 사실은 그럴 리가 없지만 두려움이 착각하게 만들고 설렘이 오인하게 만든다. 이런 예기치 못한 맞닥트림과 우연한 만남은 사실을 말하자면 세계를 새로 만나는 것이며, 과부하 된 의식이 재부팅되는 순간이다. 현상학적으론 의식이 순수한 백지상태로 되돌려지는, 그리고 그렇게 모든 걸 새롭게 고쳐 쓸 수 있는 의식의 영도가 실현되는 순간이다. 세계가 온통 시로 돌변하고 감각으로 육박해오는 극적 순간이다. ● 그런 고도가 구도심이 밀려나고 있다. 자본주의의 욕망과 경제개발의 광풍이 휘몰아치면서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도시가 구도심과 신도시, 계획도시와 비 혹은 무정형 도시로 재빠르게 재편되면서 기억 저편으로 내몰리고 있다. 구도심도 비 혹은 무정형 도시도 알고 보면 생성철학의 핵심인 리좀을 위한 훌륭한 형식실험의 장인데도 말이다. 좀 거창하게 의미를 부여하자면 미래도시를 위한 도시생태학의 표본이 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 군산은 다행스럽게도 이런 고도며 구도심을 거의 원형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편이다. 여기에 터 잡은 창작문화공간여인숙이 이런 지역 특정성에 착안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해오고 있는 것이 바로 지역읽기이며, 이번 전시 『군산기행』도 그 프로그램의 연장선에서 열린 것이다. 그동안 프로그램을 지속해오면서 군산 읽기를 위한 아카이브가 상당량 축적된 성과를 보여주고 있고, 이번 전시에서 그 또 다른 읽기를 예시해주고 있다. ■ 고충환
군산의 풍경은 매일이 새롭다. 사라지는 나의 애정하는 임을 나는 말릴 수 없다. 그 모습을 사진에 담고 나의 그림에 담을 뿐이다. 매일 변하는 군산의 모습을 나는 바라볼 뿐이며 그것을 받아들일 뿐, 지나가는 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박정경
군산의 영화시장은 '무거운' 장소이다. 시장이 들어서 있는 지리적 위치와 관련된 역사적 배경과 물리적 시간을 가늠할 수 있는 현재 시장의 모습은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그곳을 무엇인가 가득 메우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겪어오면서 시장에 흘러들어온 상인들의 기억과 그들만이 체화하고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어디 이것만 있을까. 지금 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것들은- 여러 '하꼬방'을 합쳐 지은 집들, 시장 골목의 가스통들, 골목의 어둠과 창이 없음에도 기어이 스며들어오는 빛까지- 자신의 지분을 견고히 유지하고 있다. 가시적인 것들과 비가시적인 것들의 사이에서 어떤 식으로든 그것들의 존재를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내가 군산에서 진행하고 있는 작업의 근간이다. ■ 조인한
Vol.20170707i | 군산기행 Gunsan Traval 群山紀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