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았다. The work isn't trivial at all.

김재원展 / KIMJAEWON / 金載原 / photography.video   2017_0704 ▶ 2017_0710

김재원_clean project : 쉬었다 갈게요_단채널 영상, 사운드, 칼라_00:08:17_2017

초대일시 / 2017_0704_화요일_05:00pm

2017 뉴디스코스 우수 선정작가展

관람시간 / 10:00am~06:30pm

사이아트 도큐먼트 CYART DOCUMENT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0)2.3141.8842 www.cyartgallery.com

작가의 이번 전시에는 소수자 혹은 소수의견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사회에는 특정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 의견의 비중이 크게 기울게 될 경우에 다수 의견의 힘이 폭력적으로 작동되기도 한다. 같은 맥락에서 작가는 그의 작업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기울어진 시선에 주목하고 있다. 작가는 이를 자신의 삶에 있어서 청소하고 정리하고 정렬시키는 행위가 결벽증이나 강박에 가까울 정도였던 과거 경험과 연결시킨다. 어떤 한 가지 목적이나 관점에 의해 모나거나 질서를 벗어난다고 생각되는 물건들을 쓸모없는 것으로 여기고 청소해서 지워버리고, 없애버렸던 과거의 습관은 그야말로 고정관념에 의한 습관이었기 때문이다. 작가는 살아가는 가운데 이러한 고정관념에 의한 관습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 속에 팽배해 있음을 느끼게 되면서 그 편견과 혐오적 시선들을 사건으로 구성하고 이를 기록해내고자 하였다. 작가는 그것이 물리적 폭력이 아님에도 충분히 폭력적일 수 있음을 발견하고 이 순간들을 객관적 거리를 두고 관객들과 함께 바라 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 그의 작업을 살펴보면 멸균 처리된 방진복을 입고 비닐장갑을 끼고 나서 세탁물을 마치 병원체에 오염된 물체를 다루는 둣 세탁기에 넣고, 빨래걸이에 걸어놓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른 장면에서는 침대에 어지럽혀져 있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하고 이를 깨끗이 청소하고 쓰레기봉투에 모두 넣어둔 상태를 보여기도 한다. 왜곡된 시선을 갖게 되면 정당하게 혹은 순수한 상태의 사물 그대로를 바라볼 수 없게 만든다. 인간에게 있어서 '본다'라는 행위는 항상 그 이전의 경험과 연관될 수밖에 없지만 그 이전의 경험을 고착화시켜 고정된 프레임 혹은 왜곡된 렌즈에 의해 세상을 바라보게 되면 시선 역시 계속 한계 안에 갇히거나 본래의 형상을 온전히 바라 볼 수 없게 된다. 세상에는 경험한 부분보다 경험하지 못한 부분이 더 많을 수밖에 없음에도 익숙한 경험이나 다수가 동의하는 경험 안에 안주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만나는 것, 소수가 되는 것 등은 불편함을 느끼게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겠지만 그 불편함을 회피하는 횟수가 증가하고 손쉬운 선택에 안주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잘못된 것을 선택하는 횟수를 증가시키는 것일 수 있고 사회적 의미에서의 폭력에 동조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의미를 그의 작업에 담고 있다.

김재원_clean project : 쉬었다 갈게요_단채널 영상, 사운드, 칼라_00:08:17_2017
김재원_오늘 날씨엔 춤을 추고 싶다_피그먼트 프린트_84×59.5cm×5_2017
김재원_clean project : 00전용 빨래방_2채널 영상, 사운드, 칼라_00:05:29_2017

우리는 사회 속에서 익숙한 습관에 안주함으로써 더 거대한 위기를 맞이하게 됨을 수없이 많이 경험하였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수결의 원리는 다수의 의견이 항상 진리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고 사회를 살아가게 하는 하나의 방편임에도 다수라는 숫자가 폭력이 되어가는 현상을 방조하였는지도 모른다. 소수자의 위치, 타자의 위치에 서서 서로를 이해하는 기반을 공유하지 않으면 기울어진 시선은 판을 뒤집어 버릴 수 있음에 대해 각성해야 하는 것이다.

김재원_방명록_디지털프린트_30×30cm×12_2017
김재원_트랜스_버려진 액자, 종이박스에 포토몽타주, 드로잉_53×44.6cm_2016

그러한 점에서 김재원 작가의 작업은 소주자의 시선, 타자적 시선의 위치에서의 시각 방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그것을'소외'라고 부르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는 여러 층위에서 다양한 소수자가 존재할 수 있는 구조이다. 다수자라고 하는 것 역시 다양한 의미의 소수자의 합집합이거나 혹은 그 이면에 불과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 사회가 소수자를 제외한 다수자만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함을 의미한다. 작가는 소수자의 시선, 타자의 시선 안으로 들어가 봄으로써 그 길을 찾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그것이 타자를 소외시키지 않는 길이며 동시에 타자에게 있어 다시 타자의 위치에 있는 자기 자신이 소외되지 않는 길이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가는 소외는 무관심이 아니라 폭력의 다른 이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폭력의 방향이 타자에게 향한다는 것은 결코 남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님을 시사하고 있다. ■ 이승훈

Vol.20170704b | 김재원展 / KIMJAEWON / 金載原 / photography.video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