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ON #1 – Sphere

박윤주_백민영_변카카_류승환展   2017_0630 ▶ 2017_0722 / 일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7_0629_목요일_07:00pm

후원 / 주독일 대한민국대사관_한국문화원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요일_10:00am~03: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담담 Gallery damdam Leipziger Platz 3. 10117 Berlin. Germany Tel. +49.30.269.520 www.kulturkorea.org

계절이 흐르듯 역사도 돌고 돌며 사람의 삶도 큰 궤도로 보면 태어나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삶으로 탄생하며 순환한다. 전시작가 4인의 작품 속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주제가 바로 이러한 순환이다. 이번 전시는 4명의 서로 안면이 없던 작가들이 제1회 주독일 한국문화원 정기공모를 통해 연결되어 함께 진행하는 전시이다. 바우하우스에서 공공미술과 예술기획 석사과정을 수료중인 박윤주, 뮌헨 미대에서 조소를 전공한 백민영, 베를린 예술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하는 변카카 그리고 1989년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류승환이 참여하는 전시로 Sphere (球)라는 제목 아래 지금까지 서로 다른 공간과 시간 속에서 담아낸 이야기를 보여준다.

류승환_꿈을 그리다_no84_87 300장의 연작_종이위에 펜_44×56cm_2010

전시는 류승환 작가의 작품 카오스로 시작된다. 그리스 신화에서 우주의 시작을 의미하는 카오스는 그리스 태초 신 중 하나이며 텅 빈 공간 또는 대 공허를 의미한다. 카오스 외에 처음으로 무언가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스어로 '크게 벌린 입'이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는 카오스는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블랙홀과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키고 완전한 무질서와 혼란을 의미한다. 카오스의 반대말은 우주이다. 작가는 혼란과 대비되는 우주의 모습을 함께 작품에 담았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인간의 탄생과 동시 마주하게 되는 죽음을 몽환적으로 보여준다.

백민영_Flyer_엽서거치대 6개_엽서 480장_기어모터_케이블_2014

빅뱅 이론에서는 약 138억 년 전 우주가 빅뱅에 의해 탄생 되었고 그 와 동시에 시간도 시작되었다. 앞부분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우리의 첫 시선을 압도 하는 것은 백민영의 작품이다. 여러 미술관으로부터 온 480장의 미술작품 엽서가 올려 져 있는 스탠드가 쉬지 않고 회전하는 이 작업은 눈앞에 놓인 이미지가 점차 흐려지다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게 해준다. 빠르게 흐르는 현대의 시간을 보여주는 듯 하며 보려고 할 수록 더 보이지 않는 이 작품은 마치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생각나게 만든다. 시간은 잡을 수도 없으며 멈출 수 도 없다. 정체를 알 수 없게 돌며 우리를 어지럽히는 이 작품을 통해 말로 표현하기 힘든 팽창된 시간의 흐름을 경험하게 된다.

변카카_How can reach the Nirvana as a cook_비디오설치_에니메이션영상_00:01:10_2015

그 다음으로 보이는 작품은 죽음의 문제를 다루는 변카카 의 작품이다. 불교적인 분위기에서 성장한 작가는 요리사로 일하다 사로잡힌 생각을 작품을 통해 확장해 나갔다. 그 생각은 바로 다름 아닌 자신의 손을 거쳐 간 수많은 요리 재료에서 느낀 연민이다. 불교의 연민은 평등심이 그 기본이다. 작가는 요리재료와 인간을 같은 위치에서 바라보며 불가항력적으로 죽음을 먹고 사는 인간의 모습을 직면하여 작품 속에 풀어냈다. 변카카의 작품 속에는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고통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적으로 거리를 유지하며 해학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작가는 먹이 사슬 속 인간의 모습이라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작품 속의 경쾌함을 잃지 않는다.

박윤주_Watermelon weight_단채널 영상_00:06:20_비디오설치_드레스덴 쿤스트하우스_2016

전시장의 끝 부분에서 만나게 되는 박윤주의 작품은 종군기자였던 할아버지로부터 아버지에게 그리고 현재 자신에게 까지 물려 내려온 여행가방의 이야기다. 이 작품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비워야 하는 삶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물려받은 여행가방을 들고 드레스덴에 위치한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담긴 단순해 보이는 영상은 삶의 무게감과 운동감이 심오하고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작가는 조용한 이미지와 여백을 통해 시적인 내러티브를 보여주며 또 우리의 상상력을 더해 작가의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이어 나가기를 바라는 듯하다. 이렇게 전시 작가4인의 작품 속 개별적인 이야기가 이번 그룹전을 통해 갤러리 담담에서 서로 상호 교차 및 유기적 연결로 집합되어 새로운 내러티브를 만들어 냈다. 우리는 이번"Project On #1 – Sphere"를 통해 작가들이 저마다 다른 예술적 언어와 해석방식을 사용하여 담담하게 때로는 비판적으로 담아낸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간 삶의 부분들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정가희

Vol.20170630c | Project ON #1 – Sphere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