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빛이 반짝이자 사랑은 구석에 앉았다.

어느 해 나는 아름다운 책 한권을 읽었다. 도서관이 아니라 거리에서, 책상이 아니라 식당에서, 등산로에서 영화관에서, 노래방에서 찻집에서, 잡지같은 사람을 ,소설같은 사람을, 시집 같은 사람을, 한 장 한 장 맛있게 넘겼다 아름다운 표지와 내용을 가진 책이었다. ● 체온이 묻어나는 책장을 눈으로 읽고 혀로 넘기고, 두 발로 밑줄을 그었다. 작업하는 내 내 공광규시인의 아름다운 책이라는 시 한편을 읖조리고 또 읖조렸다. 사람냄새가 나는 그런 작업을 하고 싶었다. 한 장 한 장 맛있게...넘길 수 있는...생각속의 이미지는 공간을 돌고 돌아 소리 안으로 기어들어갔다... 수 십 년간 바다에서 떠돌아다니던 낡은 부표를 건져내어 스피커로 재탄생시켰다. 그리고 그 안에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을 소리로 만들어 담았다. ■ 감연희

Vol.20170616e | 감연희展 / KAMYEONHEE / 甘連熙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