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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602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LEE JUNGSEOP ART MUSEUM STUDIO GALLERY 제주도 서귀포시 이중섭로 33 (서귀동 514번지) 전시실 Tel. +82.(0)64.760.3573 culture.seogwipo.go.kr/jslee
원래 나는 일상속의 음식을 가지고 서울에서 작업을 해왔는데 제주도에서는 자연스럽게 풍경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음식 그림의 시초는 이러합니다. 어느 날 나는 햄버거 포장지에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그렸습니다. 유학시절 맥도날드 햄버거를 점심으로 먹곤 했기 때문입니다. 내 스튜디오에 들어선 교수님이 그 드로잉을 보고 웃으며, 유학생의 삶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때부터 '아! 내가 먹는 음식은 내 현재의 모습을 보이게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 학생들과 함께 사용하는 부엌에서 일어나는 일상들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 내가 사는 장소가 바뀌면서 그림의 내용들이 조금씩 바뀌었는데 음식을 공통분모로 하여 바뀐 실내풍경 또는 거리풍경을 조금씩 결합하며 작업을 하여 왔습니다. 풍경이 삽입되다 보니 풍경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언젠가 풍경화를 제대로 한번 그려보고 싶은 마음도 품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나는 2016년 12월부터 1년 동안 제주도 서귀포시 『이중섭 창작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의 일상과 환경은 이전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창작스튜디오 5층의 내 작업실에선 동창으로는 정원이, 남창으로는 문섬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주변의 풍경들을 그렸는데 특히 정원 드로잉을 많이 했습니다. 창작 스튜디오와 이중섭 생가, 그리고 미술관 사이에 위치하는 이 정원은 평온하고 아기자기하며 구불구불한 산책로가 있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오래된 나무와 돌담과 계단, 그리고 꽃과 풀들이 그들의 늘어진 그림자 속에서 옹기종기 들어앉아 있었습니다. 가끔씩 나타나는 평평한 잔디밭, 그곳에서 잠시 쉬며, 뒤를 돌아서면 서귀포 항 바다가 보였습니다. 이 밖에 돌 문화 공원, 서귀포 중문동 산길, 협재 바다, 새별오름 등은 내가 자주 찾던 곳이었습니다.
풍경화작업에도 핸드폰 사진의 기록과 드로잉은 순간을 포착하기에 아주 용이 합니다. 그리고 사진에는 내가 기억하지 못한 풍경의 모습들이 들어있습니다. 또한 사진 속 원거리로 찍혔던 나무를 확대해보면 뿌연 색채 안에 나뭇가지의 질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 회화로 표현하고 싶은 시각적인 접점, 어떤 규칙이 발견됩니다. 바람에 날리는 향나무 잎줄기의 모양도, 돌담의 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곽선과 발견된 규칙은 내게는 개체를 표현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풍경 속에 나오는 꽃과 풀 그리고 나무와 돌들은 여전히 내게는 무대 위의 배우들입니다. 땅과 길 그리고 하늘은 무대의 배경입니다. 나는 그들 각각을 바라봅니다. 때로는 의식적으로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난, 내가 만난 존재를 그려 넣습니다. 그렇게 그려진 그림은 원근이 표현된 총체적인 풍경이 아니라 마치 콜라주처럼 각각이 모여 그려진 풍경입니다.
이번 제주 섬 풍경화의 제목은 『on the way to studio』입니다. 2012년 개인전의 제목 『on the way to eat』에서 'on the way'를 따왔습니다. 이것은 그때 그려진 부분 풍경이 시작점이었음을, 그리고 이번 풍경은 그것의 연장선임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중섭 창작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그 주변의 일상의 풍경 길을 그렸기 때문에 『on the way to studio』가 되었습니다. ■ 한윤정
Vol.20170612h | 한윤정展 / HANYOONJEONG / 韓侖廷 / painting.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