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로 참말듣기

민경아展 / MINKYEONGAH / 閔庚娥 / printing   2017_0611 ▶ 2017_0625 / 월요일 휴관

민경아_Red bean soup_리노컷_45×60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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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자인제노 GALLERY ZEINXENO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9-4 Tel. +82.(0)2.737.5751 www.zeinxeno.com

거짓과 참의 혼란, 가상과 현실의 혼재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며, 역사와 사회, 종교와 예술의 "참"에 대한 스스로의 고민과 질문을 하나하나 새기며 작업하였다. ● 현재와 과거, 동양과 서양이 혼재된 분위기를 배경으로 계획적이면서도 우연히 만난 듯 친근하면서도 낯선 인물들로 시 한편을 짓듯, 소설의 한 페이지를 쓰듯, 연극의 한 장면을 연출하듯, 어떻게 "거짓"을 제대로 잘 만들어 나의 "참"을 드러낼 것인가를 고민하였다. ●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들이지만 개선이나 설득을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다. 나의 작업은 답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민경아_Yellow ocean_리노컷_67×60cm_2016

작품 「Red bean soup」은 북한산아래 청와대가 살짝 보이는 서촌을 배경으로 고려청자, 라파엘로 「시스티나 마돈나」의 천사, 밀레 「정오의 휴식」 혹은 고흐 「정오」, 김홍도 「점심」, 「씨름」과 고갱의 「야곱과 천사의 싸움」의 날개, 신윤복 「정변야화」의 우물가 여인 등을 차용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재구성하였다. ● 작품 「Yellow ocean」은 피노키오 혹은 요나의 고래, 고래뱃속의 시리아 난민의 아이, 그리고 광화문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새로은 이야기를 재구성하였다. ● 작품 「Ongoing Babel」은 아래부터 콜로세움, 노틀담 성당, 덕수궁 석어당, 뉴욕 월 스트릿 금융의 상징인 황소, 뉴욕 쌍둥이 빌딩 자리에 새로 세워진 프리덤 타워를 세웠다. 그리고 김홍도 신윤복 풍속화 속 인물들과 조르주 쇠라 「서커스」,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수퍼맨, 원더우먼 등을 차용하고 그 외 줄타기와 서커스하는 사람, 낙하산을 타는 사람 등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재구성하였다.

민경아_Ongoing Babel_리노컷_135×60cm_2015

작품 「Pinocchio」들은 동물의 몸과 사람의 얼굴을 합하고 사람의 얼굴에 피노키오의 코를 합하여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미술의 추상적인 본질을 구체화시킨 것이 바로 「Pinocchio」 시리즈이다. ● 이렇게 "거짓"으로 재구성된 이미지에 보는 이들 각자 "참"의 감상을 더하여 작품이 완성되어지기를 바란다.

민경아_Pinocchio_리노컷_40×30cm_2017

또한 구체적 형상이 있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업이지만, 그와 별개로 점선면의 추상, 검정과 흰색의 추상을 그려야 한다는 것을 항상 동시에 생각하며 작업한다.

민경아_Pinocchio_리노컷_50×21cm_2017

아름다움이 미술의 본질이었다가 추함까지 본질이 되기도 하고, 문학적인 구상미술이 본질이었다가 음악적인 추상미술이 본질이 되기도 하고, 그림의 대상이 본질이었다가 물성자체가 본질이 되기도 하고, 사실보다 더 똑같이 그리는 것이 미술의 본질이라 하다가 형상이 없어야 미술의 본질이 보인다 하기도 한다. 예술의 본질은 현실이 아니라고 하다가 모든 예술은 프로파간다라고도 한다. ● 그러나 미술의 본질은 이러저러한 규정들을 초월하는 것일지 모른다. 아니면 미술에 있어서 본질이란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혹은 그 자체가 본질이 아니라 아마도 있을지 모를 본질을 바라보게 하는 통로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예술가들은 아마도 있을지 모를 본질에 다가가기 위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통로를 개척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러기에 유일한 정답의 통로란 없다. 결국 예술의 본질을 애써 규정하자면 끊임없는 변화와 확장인 셈이다.

민경아_Pinocchio_리노컷_41×31cm_2017
민경아_Pinocchio_리노컷_25×27cm_2017
민경아_Pinocchio_리노컷_33×35cm_2017
민경아_Pinocchio_리노컷_33×40cm_2017

다시 돌아와 이러한 의미로 나의 작업은 미술자체의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있을지 모를 본질을 고민하는 통로이다. 그래서 답이 아닌 계속되는 질문이며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나의 통로가 문학적이든 음악적이든 구상이든 추상이든 개인적이든 사회참여적이든 상관없다. 양식이나 내용에 있어서는 자유롭게 생각한다. 단 잘 그려야 함에는 엄격하게 작업한다. ● 나의 작업은 이야기가 담긴 구상임과 동시에 점선면의 추상이고,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일때도 있다. 있을지 모를 "본질" 혹은 "참"을 제대로 고민하기위해, 제대로 된 거짓말로 작품을 만들면서 나의 작품들이 내게 들려주는 참말을 듣는 것이 바로 나의 작업과정이다. ■ 민경아

Vol.20170611a | 민경아展 / MINKYEONGAH / 閔庚娥 / pr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