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radictory desire

박영철展 / PARKYOUNGCHUL / 朴永哲 / sculpture   2017_0609 ▶ 2017_0621

박영철_Remaining space_레진에 우레탄도색_55×45×25cm_2017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금보성아트센터 KIM BO SUNG Art Center 서울 종로구 평창36길 20(평창동 111번지) Tel. +82.(0)2.396.8744 blog.naver.com/kbs5699

모순적 욕망에서 비롯된 우연한 발견 ● 작가로부터 전달받은 작가노트와 작품이미지를 보며, 이 글을 어떤 단어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생각했다. 글의 시작은 '예술가'로 하는 것으로 마음먹고 글을 쓰려는 순간, 과연 '예술가'라는 단어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 위키피디아(Wikipedia)에서는 '예술가'를 '일반적으로 예술창조에 종사하는 사람, 즉 화가, 조각가, 건축가, 시안, 음악가(연주가), 무용가, 무대배우, 연출가 등의 총칭'으로, 국어사전에서는 '예술 활동, 곧 예술 작품을 창작하거나 표현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다. 특히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은 사람을 가리킨다.'라고 정의하고 있었다.

박영철_Remaining space_부분
박영철_Remaining space-1_레진에 우레탄도색_50×55×25cm_2017

박영철의 작업세계를 주제로 하는 글을 '예술가'의 사전적 의미로 시작하는 이유는 그의 작업 세계는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자기 증명의 필요성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한 개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동시에 여러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과정에서 비롯되는 '해야만 하는 행동'과 '하고 싶은 행동' 사이의 괴리는 그에게 있어 타인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특성을 스스로 제거하고 있다는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즉, '보이는 것'(역할 수행)을 위해 '보이지 않는 것'(본성)을 소거해 나가는 과정이 그가 선택한 삶의 방식이었던 것이다.

박영철_Head_레진에 우레탄도색_50×45×40cm_2017
박영철_Self statue 2011_레진에 드릴링_170×60×30cm_2011

그러나 본인의 특성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는 작업으로 사회와 소통하는 사람을 '예술가'라고 보았을 때, 그가 스스로 자신의 본성을 없앤다는 것은 오히려 '예술가'의 길과는 반대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 내가 없어질수록 더 괜찮은 내가 만들어 진다는 자기 위안" 이었다는 작가노트의 내용과 '예술가'의 사전적 의미 중 마지막 문장 -'특히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은 사람을 가리킨다'-이 연결된다는 점이다. 자신의 본성을 없애는 행위의 밑바탕에는 무의식적인 인정욕구가 깔려있음을 발견할 수 있는 지점이다. 사회에서 본성을 '제거'하는 행위는 그의 작업에서 '구멍'을 뚫는 행위로 연결되는데, 구멍을 만드는 과정에서 형태를 무너뜨릴수록 형상은 더욱 온전해 진다. 그는 이러한 모순점을 극대화하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박영철_Man_천에 구멍내기_160×70cm_2012
박영철_people on the street_페이퍼 버닝_35×25cm_2014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우리는 그의 작업이 취하는 시각적 형태 너머에 있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집중할 필요가 있다. '합성수지'라는 물성을 가지고 '인체' 형상을 취한 작업들은 '영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는 동시대 미술의 시각에서 보았을 때 마치 어떤 지점에서 머물러있는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그가 구축해온 작업의 흐름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 지점 또한 스스로 '선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는 「Self statue 2011」(2011)에서 「Man」(2012)으로 이어지는 매체에 대한 접근방식과 형상에 대한 태도가 결국 우연히 발견된 무의식적 욕망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박영철_Self between self confidence_레진에 우레탄도색_62×25×15cm_2017
박영철_alive_레진에 아크릴채색_22×9×6cm_2017

" 새로운 상황에 스스로를 적응시키는 불안정한 과정이 삶" 이라 말하는 박영철의 작업에서 사회와 개인의 영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내적갈등을 공감하게 된다. 그의 작업은 자신의 성격에서 비롯된 생각이나 감정들을 조형적 언어로 표현해 보고자 한 시도이며,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이 '예술가'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을 것이라 기대한다. 본 전시를 시작으로 '예술가'로서 역할이 더욱더 넓어지기를 스스로 기대하는 그의 진정한 '예술가'가 되기 위한 욕망-작업-을 바라보며 우리 자신의 욕망 또한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 오유정

Vol.20170609g | 박영철展 / PARKYOUNGCHUL / 朴永哲 / sculpture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