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연화 (花樣年華)

B. CUT. 릴레이 기획展   2017_0607 ▶ 2017_0905

임춘희_고백(계수나무)_캔버스에 과슈_162×130cm_201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임춘희展 / 2017_0607 ▶ 2017_0704 백지혜展 / 2017_0705 ▶ 2017_0801 손이숙展 / 2017_0802 ▶ 2017_0905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수요일_02:00pm~07:00pm

비컷 갤러리 B.CUT casual gallery & hairdresser's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37-7 Tel. +82.(0)2.6431.9334 blog.naver.com/bcutgallery

B. CUT 비컷 갤러리는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세 명의 여성 작가를 초대하여 2017 년 6 월부터 8 월까지 화양연화 (花樣年華) 展을 개최한다. 전시는 임춘희, 백지혜 그리고 손이숙, 세 명의 작가가 한 달씩 각자의 목소리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여자를 이야기하는 릴레이 전시로 진행된다. 6 월 첫 번째 전시는 개인의 내밀한 감정과 상황을 배경과 함께 인물 유채 작업을 해온 임춘희 작가의 작업으로 꾸며지고, 7 월 두 번째 전시는 한국화의 전통적 채색 기법으로 비단 위에 색을 올려 소녀들을 그려온 백지혜 작가의 작업으로, 마지막 8월 전시는 여자의 초상을 사적인 공간의 거울에 등장시켜 정물의 구성으로 보여주는 손이숙 작가의 작업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각기 다른 매체를 통해 표현된 여자의 얼굴이 전시되는 B.CUT 비컷 갤러리는 연희동의 골목 주택가에서 1 인 미용실을 겸하고 있는 공간의 특수성으로 그곳을 찾는 여자들과 공유하 는 이야기가 더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서 기획의 의도가 반영된 전시명, 화양연화 (花樣年華)를 여자의 얼굴을 통해 말할지도 모른다. 아프고, 그립고 때로는 낯선 시간마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으로 기억된다고 말이다. " 우리는 얼굴을 통해 무엇이든 말할 수 있다" (자크 오몽) ● 6월 전시의 임춘희 작가는 불투명하고 금방 지나가버려 확신할 수 없는 감정들을 흘려버리지 않고 그림으로 세상에 올려놓는다. 작가는 자신이 하는 일을 그림 속에서 헤매는 것이라고 표현하곤 했는데, 그렇게 세상 속으로 살며시 올려진 그녀의 그림은 분명히 존재했지만 우리가 놓쳐 버렸거나 간과했던 어떤 감정들을 되돌려 놓는 것과 같다. 사소하고 때로는 의미 없지만 분명히 있었던 감정을 낮은 목소리로 고백하고 있는 그녀의 그림 속 여자들은 어딘가 아프거나 그리운 듯 하지만 어떤 말로도 명쾌하게 규정지어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작가가 그려놓은 형상 너머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표면 아래의 감정들과 조우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 7월 전시의 백지혜 작가 그림을 보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다. 소소한 일상, 골목길, 어린 시절, 놓치기 쉬운 순간, 잃어버린 것. 작가는 작업을 하기 전에 그림에 등장할 아이들을 만나서 몇 시간씩 함께 놀면서 사진을 찍는다고 한다. 그렇게 찍은 사진들은 주로 순간적인 동작을 포착해서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있는 표정과 상황이 자연스럽게 배어난다. 그림 속 소녀는 대부분 작가 주변 인물로 과거 우리들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시공간의 한 지점을 포착한 사진을 바탕으로 박제되어 버린 과거이면서 동시에 영원한 현재를 상상하게 만들어 준다. ● 8월 전시의 손이숙 작가는 다른 사람의 행동과 라이프 스타일을 모방하며 자신도 삶의 형태를 실내 공간과 여성들을 통해 보여준 「마담 C」 작업 이후, '보여지는 여성'이라는 시각을 확장하여 거울 속의 여자를 선보인다. 보여지는 사물인 거울과 동일선 상에 있는 여자의 시선은 자신을 보지 않고 이미지를 보는 우리와 대면하고 있다. 전시에서 마주하게 될 사진 속 여자들은 '보여지고 있는 나' 와 시선이 마주치는 타자를 의식하는 거울 속 오브제가 되어 정물로 보여질 것이고, 어쩌면 우리는 비컷의 미장원 거울 앞에서 더 오랜 시간을 서성일 수도 있겠다. ● 작업을 한다는 것은 현실을 필터링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어떤 작업을 본다는 것은 작가와 매체를 통해 걸러진 앙금을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보는 것을 시작으로 이야기하고 향유하는 경험까지 가지게 되길 바란다. 이로써 여성의 초상을 보여주는 공통점에서 출발한 각기 다른 매체와 시선을 가진 세 작가의 개별적 작업을 매개로 걸러지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끊임없이 생산되고, 2017 년 여름 우리의 화양연화 (花樣年華)는 다시금 박제된다. ■ 비컷 갤러리

임춘희_사랑받고 싶은_종이에 과슈_36×26cm_2014
임춘희_부부초상화_종이에 과슈, 유채_19.1×12.1cm_2014
임춘희_아무일도 아닌 것을_캔버스에 유채_53×45cm_2014

도시에서건 시골에서건 내겐 나만의 황량함이 존재한다. / 길을 잃고 엉클어진 마음으로 혼돈 속으로 빠져든다. / 무엇이 옳은 건지도 모를 만큼의 알 수 없는 혼란스러운 감정들이 내 마음속에 차오를 때, 마치 캄캄한 동굴 속에서 희미한 불빛을 잃지 않으려는 것처럼 안간힘을 쓴다. / 지금이 어떤 의미인지 굳이 알고 싶지는 않다. / 그냥 어둠속 희미한 그 빛만을 따라 걸을 뿐. // 내가 하는 것,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 끊임없이 갈구하지만 그 어떤 것이라 확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 규정지을 수 없는 감정의 형태로 인하여 흔들리고 고독하다. / 확신할 수 없는 내 안의 감정들이 지금의 그림일 것이다. / 의미를 찾기엔 인생이 어렵다. / 그림을 그린다는 것, / 불투명한 순간을 옮기는 일일뿐, 지금은. / 내 안에 던져진 감정을 옮겨 놓는 일, / 그림 속에서 헤매는 일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다. / 사소하고 의미 없을, 그러나 분명 존재하는 감정의 고백. / ■ 임춘희

백지혜_사춘기_비단에 채색_70×54cm_2015
백지혜_스쳐가는 여름_비단에 채색_108×84cm_2015
백지혜_피어나다_비단에 채색_57×32.5cm_2015
백지혜_바람불던날_비단에 채색_51.5×109.5cm_2010

그림 속 천진하고 고운 아이들이 과연 실재하는 인물들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소녀가 등장하는 연작들은 나의 또다른 자화상 작업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그들은 화면 속에서 놀이를 하거나 자연과 교감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등 소소한 감정을 가진 주체로 등장한다. 이는 대부분 나의 기억과 경험에서 비롯된 장면이다. 그러나 이제는 점점 찾기 어려운 풍경이 되어버렸다. 결국 의도적으로 선택된 재현된 일상이다. ● 요즘과 같은 시대, 한국의 현실을 생각해 볼 때, 아이가 때 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티 없이 자랄 수 있다는 것, 또는 자라게 할수 있다는 것은 거대한 희망사항이 되어버렸으며, 과거와 달리 아이들의 세계 역시 현대사회의 논리에 따라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겐 익숙하고 낯익은 이 장면이 누군가에게는 낯선 장면이 된다. 나의 그림 속 소녀들은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 이상적 풍경이 소녀들에게 일상적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담아 소녀를 그린다. ■ 백지혜

손이숙_성가대 연습실_피그먼트 프린트_90×112.5cm_2017
손이숙_자수 거울과 반짓고리_피그먼트 프린트_65×50cm_2017
손이숙_황금 거울_피그먼트 프린트_70×70cm_2017
손이숙_성모 마리아가 있는 침실_피그먼트 프린트_50×50cm_2017

「거울 여자」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실제로 서 있는 배경으로 하나의 세상이 있다. 그리고 그들이 거울 앞에서 보고 있는 풍경은 또 다른 세상이다. 눈 앞의 대상이나 풍경은 항상 일정한 거리가 있다. 우리는 보고 있는 것에 속할 수가 없다. 내 앞에 놓인 세상과 뒤에 배경으로 있는 세상은 시야에 의해 나누어진다. 그런데 거울을 매개로 그녀들은 자신들이 보고 있는 세상의 한 부분으로 등장한다. 「거울 여자」는 거기에 있었던 그녀와 그녀가 보고 있는 것을 함께 기록하고 있다.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보느냐는 나를 이루는 것이 된다. 거울 속 여자들은 주로 상체만 거울에 노출된 채 어딘가 발을 딛지 못하고 마치 유령처럼 가볍게 떠있는 것 같다. 인물들이 낯선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은 친숙한 공간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고 있고, 또 실제가 아니라 거울을 통해 보여지는 허상이라는 데서 생겨난다. 그런데 이 낯섦은 결국 거울 속 인물이 이미지로 보여지기 이전에 그 앞에 서있던 존재라는 것에서 온다. 우리는 거울 속의 이미지를 보지만 그 앞에 그녀가 있었다는 동시적이면서 이중적인 사실에서 유령같이 부유하는 긴장감이 생겨난다. 말하자면 보고 있는 풍경에는 없었던 사람을 마치 있는 것 같이 보게 되는 것이다. 「거울 여자」의 인물들은 거울이라는 매개를 통해 내가 위치하는 곳에서 나와서 자신이 바라보고 있는 세상의 무대 위에 등장한다. 평행하는 두 세계를 경계 없이 하나의 풍경으로로 보여주는 것은 우리는 한 면만을 바라보고 있지만 모든 방향에서 보여지고 있음을 생각해 보는 일이 될 것이다. ■ 손이숙

Vol.20170607h | 화양연화 (花樣年華)-B. CUT. 릴레이 기획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