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레: 점으로부터 moiré: from dots

오창근展 / OHCHANGGEUN / 吳昌根 / mixed media   2017_0602 ▶ 2017_0701 / 일,공휴일 휴관

오창근_Spreading Phonography_ Interactive Media Art 12-inch tablet PC, Custom program_20×30×2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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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7:00pm

이정아 갤러리 L JUNG A GALLERY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25(평창동 99-35번지) Tel. +82.(0)2.391.3388 www.ljagallery.com blog.naver.com/ljagallery

전시장의 모든 벽은 하얀 타공판으로 둘러싸여 있다. 5밀리미터 크기의 구멍들로 가득 채워진 벽은 강한 원근감과 함께 기묘한 착시를 일으킨다. 모아레(moiré) 현상은 원래 시각적 간섭을 생성하는 패턴을 의미한다. 무수히 많은 점들(dots)로부터 물결 무늬가 생성되어 특정한 선명도에 다다를 때에 마치 움직이는 패턴의 흐름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 착시는 두 눈을 가진 인간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했을 때에는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기계와 인간이 공통적으로 가진 시각적 오류 또는 착시 현상 '모아레'는 단지 감각(perception)의 문제를 넘어서 광학, 수학, 기하학, 전자공학뿐만 아니라, 해양학, 의류학, 영상학, 컴퓨터 그래픽스 등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다루고 있다.

오창근_Starry Motion_ Interactive Media Art Projector, PC, Kinect, Loud Speaker, Custom program_380×2400×300cm_2017
오창근_Starry Motion_ Interactive Media Art Projector, PC, Kinect, Loud Speaker, Custom program_380×2400×300cm_2017

이번 제4회 개인전에는 '점들의 패턴', 즉 '모아레' 현상에서 모티브를 얻은 4점의 인터랙티브 아트 작품들을 전시한다. 형형색색의 흘러가는 점들로 구성된 그래프 패턴으로 보여주는 모션그래픽 작품 「Spreading Phonography」는 관람객의 소리에 반응한다. 목소리 강약에 따라 40여개의 서로 다른, 그러나 연결된 패턴처럼 변화하는 형상을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한다. 조용한 순간에는 한 줄의 파도치는 점들을 보게 되지만, 큰 소리가 날 경우에는 보다 복잡하게 물결치는 점들의 흐름을 보게 된다. 서로 다른 크기와 색상의 무수히 많은 점들은 어느 순간 '모아레'처럼 간섭하듯 보이다가 스스로 질서를 찾아 뭉쳐진 패턴으로 성장과 소멸을 제시한다, 마치 살아있다는 듯이. ● 관람객의 소리에 따라 모니터 영상이 변화하는 또다른 작품 「Portrait XI -sonograph」는 마치 초음파 영상이나 음향 스펙트럼을 연상시킨다. 눈 높이에서 아래로 계속 흘러가는 흑백의 그래프는 사실 파편화된 관람객 자신의 모습이다. 시간과 공간의 분절을 재현하는 '슬릿 스캔(slit-scan)' 영상 기법을 바탕으로 관람객의 소리가 감지될 때마다 카메라 영상이 나타나는 지점이 아래 위로 건너뛰게(skipping) 된다. 끊임없이 흐르는 흑백의 영상 패턴은 무수히 많은 점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분진(粉塵, grains)의 폭포 앞에서 자기 자신을 조응(照應)하는 수행의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또는 외면과 대화하는 내면의 덧없음을 감지(感知)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오창근_Portrait XI-sonograph_ Interactive Media Art 48-inch monitor, PC, camera, TV hanger, Custom program_200×80×50cm_2017

관람객의 얼굴을 점 패턴으로 인쇄한 프린트 용지 위에 로봇이 잉크로 덧칠하는 작품 「Portrait XII -numbering robot」은 관람객의 참여를 요구한다. 방문객이 카메라 앞에 앉아서 탁자 위의 화면을 보면서 사진을 찍고, 점들의 패턴으로 프린트된 종이 초상화를 로봇 앞의 화판에 걸어주면, 로봇은 붉은 잉크로 그 얼굴 위치에다 숫자를 써넣는다. 로봇에 의해 번호가 매겨지는 인간을 경험하는 순간이다. 이것은 인공지능 로봇 시대에 대한 풍자이며, 감히 저급한 기계가 고급스런 인간을 가축처럼 조롱하는 반역(反逆)일 수도 있다. 붉은 숫자가 매겨진 인간의 초상화는 관람객이 가져가거나, 벽에 걸어 전시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그림은 관람객이 만든 것일까 아니면 로봇의 작품일까?

오창근_Portrait XII-numbering robot_ Robotic Art Tablet PC, Printer, Motors, Interface, Case, Custom programs_60×90×50cm_2017
오창근_Portrait XII-numbering robot_ Robotic Art Tablet PC, Printer, Motors, Interface, Case, Custom programs_60×90×50cm_2017

이들과 함께 전시장 한쪽 벽을 가득 채우는 영상 프로젝션 작품 「Starry Motion」에는 관람객 자신의 움직임을 따라 점들의 패턴이 춤을 춘다. 흑백의 점들을 배경으로 용광로처럼 분출하다가 봄날의 꽃잎들처럼 흩날리는 색상의 점들(particles)은 살아 움직이는 몸을 표상한다. 동시에 관람객은 동작을 바꾸어 보며 피아노 음악을 몸으로 연주하게 된다. 화면의 충만한 점들은 질서와 무질서를 오가며 아우성치고 있다, '나는 지금 살아 움직이는 음악이다.' ■ 오창근

Vol.20170605j | 오창근展 / OHCHANGGEUN / 吳昌根 / mixed media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