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7_0526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토요일_11:00am~05:00pm / 일요일 휴관
UNC 갤러리 UNC gallery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86길 6 지산빌딩 B1 Tel. +82.(0)2.733.2798 www.uncgallery.com
"캔버스 위로 피어 오르는 색 안개 위를 가로지르는 선들이 존재한다. 이 선들은 매우 정교하게 숙달 된 스케이터의 날이 지나간 흔적과도 같이 확신에 차 있다.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또 어디를 향할 지 알 수 없는 묘한 즉흥적 호기심을 자아낸다. 선과 선 사이로 무심한 듯 놓여진 두꺼운 색들과 그 옆을 메우고 있는 섬세한 붓의 움직임, 그리고 그 위를 닦아내듯 다시 한번 희미한 색채가 캔버스를 덮기도 하고 곳곳에 불을 밝히듯 선명한 빛들이 캔버스의 생기를 불어넣는다." ● 완전한 형상도, 선도, 그리고 인물도 존재 하지 않지만, 필자인 나는 캔버스 이곳 저곳을 머무르며 작가가 고민한 흔적과 붓이 지나간 자리, 그리고 그 시간을 추적하며 끝없는 묘사를 이어가고 캔버스 위의 불완전한 형상, 점 색이 만들어내는 조화 속에서 보는 즐거움을 발견한다.
이번 전시 참여 작가인 김영헌과 로버트는 '소리'라는 공통적 키워드에 집중하는데, 그 중에서도 김영헌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디지털이 만들어 낸 '노이즈'에 주목한다. 여기서 말하는 노이즈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소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에서 주는 모든 방해 전파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테면 디지털 화면에서 출력을 방해하는 점이나 선, 혹은 이어폰에서 생기는 잡음 같은 것이다. 따라서 그는 그림 전체와 부분적 파편, 그리고 그것들을 연결하며 생기는 점, 선, 기하학적 형상 모든 것을 수용하고 때로는 방해하며 시지각적 즐거움을 발생시키는 요소로 사용한다. ● 반면 로버트는 기존에 존재하는 다양한 소리를 부조화롭고 불분명하게 구성하여 생성되는 새로운 소리에 자신의 그림을 비유한다. 이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음들을 사용 해 불안정하지만 새롭고 생소하지만 대담한 악곡을 탄생시킨 모짜르트의 사중주곡 '불협화음'에 비유할 수 있는데, 로버트 또한 캔버스 위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법과 우연성을 재 배치 시키고 때로는 불분명하고 부 조화로운 소리를 레이어시켜 불협화음을 하나의 완성된 곡조로 만들어내듯 하나의 캔버스에 담아내고 있다.
두 작가는 관객의 시선이 캔버스에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작품을 행하는 작가에게도, 수용하는 관객에게도 도전과 인내가 필요하다. 이는 단지 불완전함이 주는 모호함 때문만은 아니다. 항상 완벽함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불편함 때문인데, 흥미로운 점은 그 불편함으로부터 오는 인식이 즐거움으로 승화될 때 불완전한 조화는 비로소 '미(美)'로 인식된다. ● 이번 불완전한 조화 전시를 위해 갤러리에 들어선다면, 최소한 두어번 남짓 작품을 둘러보기를 권유한다. 그리고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이 불완전한 것들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움을 온전히 느껴보길 바란다. 그렇다면 미쳐 보지 못했던 형상과 색, 그리고 확연히 들어나지 않았던 공간과 완전하지 않은 것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미(美)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 UNC 갤러리
Vol.20170526g | 불완전 협화 Imperfect Consonance-김영헌_로버트 먼틴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