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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광주가톨릭 비움·나눔 페스티벌 2017_0524 ▶ 2017_0528 장소 / 천주교광주대교구청(브레디관,헨리관,지하공간,갤러리 현 등)
참여작가 김다정_김도명_김승정_김재성_김진화_류종원 리일천_문인환_박상화_박준석_양나희_양문기 양철민_오창록_유승덕_윤선종_윤종호_이경애 이민_이상선_이선화_임상우_정은주_정정주 조현수_주홍_최정미_하석원_허욱_김영일 김영태_김종경_김혜원_김효삼_노여운_박선주 박일구_박정일_박태후_박홍수_성혜림 송필용_오광석_오혜경_이선희_이창훈 임현채_장용림_장원석_전현숙_정운학 정인수_최요안_최재영_Haru.K_한희원
주최 / 천주교광주대교구
관람시간 / 10:00am~06:00pm
천주교광주대교구청 Archdiocese of Gwangju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대로 980 Tel. +82.(0)62.380.2211 www.kccei.com
올해 3월 초 전라도 산천고목을 멋들어지게 그려내는 오창록 선생님으로부터 2017 광주가톨릭 비움·나눔 페스티벌의 예술감독 의뢰를 받았다. 2015년 담양 대담미술관 국제레지던시 작가로서의 인연이 큰 역할을 했다. 성당, 성지 그리고 광주시민과 예술가들..., 광주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아트페어, 예술의 도시... 이와 같은 단어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무언가 따뜻하고 포근한 페스티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과 페스티벌이 열리는 장소는 브레디관의 공간과 헨리관 지하공간 그리고 푸르른 나무와 바람으로 둘러싸인 이곳 광주대교구청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선정 및 전시기획과 진행 일을 맡게 된 나는 비움과 나눔이라는 페스티벌의 주제에 대해 숙고할 수밖에 없었고 천주교대교구청에서 열리는 행사이니만큼 종교적인 측면과 일반시민들의 입장 그리고 예술가의 입장에서 이번 축제를 바라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떠올린 단어가 '하늘, 땅...바람(Sky, Earth...Wind)'이었고 이번 페스티벌의 작은 주제이기도 하다. 하늘은 넓고 푸른 무한대의 빈 공간이지만 비, 구름, 해, 눈 등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누어줌이 있어서이고, 땅 또한 무한대의 빈 공간이지만 나무로, 새싹으로, 그리고 사람들이 일궈놓은 수많은 것들로 채워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다. 마지막으로 바람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태어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사람들과 이번 페스티벌에 초대된 작가들과 작품, 그 작품들을 보러온 관객 그리고 이곳 평생교육원과 광주대교구청을 오가는 사람을 뜻한다고 생각해도 좋겠다.
전시를 앞 둔 한 달이 채 안돼서 전국가톨릭협회展과 광주아트마켓展을 열기로 한 대건성당의 건축이 많이 지연되어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 현대미술전시가 열릴 브레디관 3층의 곳곳에 광주지역작가를 위한 특별展이 함께하고, 평생교육원 건물인 헨리관 1, 2, 3층의 복도와 빈 강당에는 전국가톨릭협회회원들의 200여점이 넘는 작품들이 설치되었다. 따라서 공간과 작품들 간의 조화를 위해 예정되어있지 않았던 대형 작업들이 선정되기도, 수많은 작품 중에 딱 한 작품만이 공간을 빛내주는 역할을 했다. 각 작품을 위한 조명과 넓은 공간이 있는 미술관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일 년에 십, 이십만 명의 사람들이 이곳 천주교광주대교구청의 평생교육원을 드나든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도해 볼만 했다. 이렇게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전국에서 참여한 각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여주고 함께 호흡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10살부터 아직까지 예술에 심취해있는 나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과 함께 전시를 하고 예술적 교감을 나누고 싶어서 프랑스 유학생활을 마치고 온 이후부터 수많은 전시를 기획해왔다. 그런데 전시를 기획하면 할수록 전문성이 뭘까, 예술이 사회에 하고 있는 역할을 뭘까 그리고 수많은 평론가며, 예술가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예술에 접근하고 있을까? 등등의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마음에 드는 작품들, 전시들, 작가들을 찾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은 삶과 작업이 일치하는 작가들을 찾아 그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 전시기획자와 예술가들이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내 나름의 결론을 내리게 됐다. 왜냐하면 10년 전에 알고 있었던 삶과 작업이 일치하는 작가는 아직도 그렇게 실천적인 삶을 성실하게 살고 있었기 때문이고 이는 그 어떤 유명한 작가의 작품보다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을 봐왔기 때문이다.
삶과 예술작품이 일치하는 작가란 어떤 작가일까? 종교미술, 그리고 현대예술작품을 평가하는 일반적인 관점을 떠나 작업을 보면 그 작가가 보이는 그런 작품들이 있다. 물론 개인적 소견이지만 미적인 요소와 독창성은 말할 필요가 없는 작가의 작품들을 말한다. 작업의 개념이 됐든, 방법이 됐든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이 작업을 위해 보냈을까?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작가의 작품들이 대체로 그런 생각을 갖게 한다. 이런 생각들이 천주교광주대교구청에서 열리게 된 현대미술展, 광주마켓展의 참여 작가를 선정하고 전시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이 됐었다. 그래서 전시작가 구성에 앞서 작가 한 명, 한 명과 만나 대화를 할 수밖에 없었고 평생교육원과 대교구청이라는 장소성에 맞는 작업을 부탁하고 조율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천주교도는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하느님이 계신 성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예술성과 유명세를 떠나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그런 작가들로 이루어진 전시여야 일반인들에게 사랑을, 따뜻함을 그리고 감동을 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페스티벌이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 차가운 날씨에 따뜻하게 불어온 봄바람과 함께 시작되어 오월이 다 지나간 지금 이번 페스티벌을 서막으로 매년 광주가톨릭 비움·나눔 페스티벌이 진행되어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예술축제가 열리는 오월의 광주대교구청을 기대하면 좋겠다. ■ 최정미
Vol.20170525g | 하늘, 땅...바람 Sky, Earth...Wind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