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7_0524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강석문_김남균_김두은_김성호_김솔미 김수진_김현_김진_여주경_우용민 이구용_이호억_임만혁_임태규_최윤미 최지인_하용주
관람시간 / 10:00am~06:00pm
동덕아트갤러리 DONGDUK 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68 (관훈동 151-8번지) 동덕빌딩 B1 Tel. +82.(0)2.732.6458 www.gallerydongduk.com
우리 현대 회화에서 한국화는 명칭만 있고 실체는 없다라는 말과 함께 한국화의 위기가 회자된 지 오래 되었다. 중국화나 일본화에 비교해 명칭에 맞는 고유의 재료기법이 없다는 것이 제일 문제로 지적된다. 이와 함께 또 하나의 문제를 들라면 수묵화에 대한 현대 회화로서의 매력이나 가능성에 대한 소홀함이나 홀대가 아닐까 생각한다.
수묵화는 동북아 3국의 회화에 있어서 하나의 근간인 동시에 미학의 출발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자 우리 한국화 쪽 내 분위기는 새로운 미디어를 이용한 실험작업의 트랜드로 인해 전래의 수묵을 등한시한 부분이 많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수묵에 대한 기초가 부실하여 기존 수묵 어법으로의 창작은 날림이 되고 새로운 실험 작업은 정체성이 모호하고 결국엔 새롭게 나갈 동력이 부족하게 되었다. 한국화의 위기는 재료기법의 문제와 함께 수묵의 홀대와 부실함에서 비롯된 수묵의 위기다.
어느 분야든 그 분야에서 요구하는 기본은 중요하다. 튼튼한 기본이라야 빛나는 성취도 있다. 필묵도 그렇다. 우리 그림에서 필묵의 요체는 중봉이다. 붓끝(봉)이 선의 가운데를 지나도록 긋는 것이 중봉이다. 중봉은 둥글고 깊고 묵직하다. 중봉에 비해 기교적인 것이 편봉이다. 붓끝이 선의 가장자리를 지나도록 긋는 것이다. 편봉은 가볍고 경쾌하고 납작하다. 편봉을 잘 구사하기 위해선 중봉의 감각이 먼저 몸에 배어야한다. 중봉이라야 제대로 된 편봉을 구사할 수 있다.
한국화의 위기는 수묵의 위기이고, 수묵의 위기는 한마디로 필묵법의 위기다. 필묵법은 또한 중봉의 위기다. 중봉은 오래되었지만 필묵의 기본이다. 묵은 것이지만 반드시 배워 지녀야할 토대다. 하지만 중봉은 또한 극복의 대상이다. 중봉에 얽매여 자유롭지 못할 때 새로움은 없다. 수묵이 현대회화로서 거듭나기위해선 교조적인 수묵의 유산에서 자유로워야한다.
탕진수묵은 필묵의 탄탄한 기본을 토대로 자유롭고 새로운 자신의 형식을 지니는 것 그리고 지난 감각의 수묵을 버리고 다시 낯선 감각의 수묵의 창작을 지향한다. 오랜 구습을 탕진하고 다시 출발하는 것이다. ■ 김선두
Vol.20170524f | 2017 탕진수묵-중봉에서 편봉으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