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色)들이 어우러진 빛(光)잔치

이해전展 / LEEHAIJEON / 李海銓 / painting   2017_0520 ▶ 2017_0924 / 월요일 휴관

이해전_기쁨 Joy_캔버스에 유채_130.3×97cm_2010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경기도_용인시

관람료 / 일반 9,000원 / 학생 5,000원(단체 4,000원) 어린이 3,500원(단체 3,000원) / 단체_20인 이상 (상설전시, 야외조각공원 관람 포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ICAM 이영미술관 IEYOUNG CONTEMPORARY ART MUSEUM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흥덕4로 63 2, 3층 제2,3전시실 Tel. +82.31.213.8223 www.icamkorea.org

"색(色)이 어우러진 빛(光)잔치"에 부쳐그림, 그 끝나지 않는 이야기 늘 그래왔듯이 화가로 산다는 것은 어렵다. 부모입장에서 자식이 그림을 잘 그린다거나 고이 키운 딸이 데려 온 남자가 화가라면 그리 달갑지 않아 하던 세대에 나는 유년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께서 정성껏 사다주신 일명 잡기장은 여지없이 만화로 가득 채워졌던 지라, 매일 저녁 그 잡기장을 검사 맡아야 했다. 절대적으로 금지되었던 그림 그리기는 급기야 공책 가장자리의 여백을 가득 메우기에 이르렀고, 이마저도 제재를 당한 나는 결국 완전 범죄 및 증거 소멸의 수단으로 허공에 손가락으로 그림 그리기를 일삼았다. 그 모습은 남들 보기에 우스꽝스러워 보였을 것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어머니의 극진한 후원으로 결국 미술대학교를 졸업한 후 1983년 파리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다. 70년대 말, 80년대 초 우리나라에는 미국에서 건너 온 극사실주의가 유행했는데 유럽쪽에서는 그런 조류를 그다지 반기지 않았다. 나 역시 책으로만 보던 유럽의 어마어마한 양의 그림을 실제로 대하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빛과 색체 두요소가 네모난 공간에서 요동치며 동시에 생명을 불어 넣는 것에 겉모습을 묘사하기에만 급급했던 나로서는 무한한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클로드 모네와 반 고호, 폴 세잔느, 칸딘스키의 화면구성 방법을 모색하고 더욱 더 생기를 불어 넣기 위해 잭슨 폴록과 윌리엄 드 쿠닝 등의 필치를 연구하고 정감을 넣기 위해 클림트와 모딜리아니 등의 에로틱한 분위기를 연구하고 색깔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색깔별로 1,2년의 세월을 보냈고 (빨간색 풍의 그림 혹은 파란색 풍의 그림 등), 모든 색깔을 어우러지게 하는 데 다시 또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리고 한국인 특유의 과감한 색깔 배합과 혼을 접목시켜 동서양의 종합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폭 넓고도 복잡한 이 과정이 무척이나 고독하고 힘들었으나 조금씩 사람들은 주목하기 시작했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인내와 희생을 거쳐야 했다. ● 다른 분야와 달리 미술 분야는 결코 남과 타협할 수 없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최대한 자기 개성과 주장을 관철시켜야만 성공할 수 있는 어려움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런 특성 속에서 일반인들로부터 주목을 받기란 몇몇 특정인들을 제외하고는 많은 고통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 그리기를 영유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자학주의가 아니고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그림 그린다는 것은 성공이나 쟁취 같은 소유욕 이전에 마음의 치유가 우선이라는 점이다. 그림 그릴 때의 쾌감, 그 이후의 뿌듯함은 세상 그 무엇과도 비할 데가 없다. 오래 전, 완성도 끝도 없는 이 고독한 작업이 언제나 해결될 수 있을까에 대해 학교선생님께 여쭤 본 적이 있다. 선생님은 지긋이 웃으며 내게 말씀 하셨다. "죽으면 끝난다." (월간 에세이, 이해전 글 中) ■ 이해전

이해전_기쁨 Joy_캔버스에 유채_146×114cm_2012
이해전_기쁨 Joy_캔버스에 유채_100×80cm_2014
이해전_기쁨 Joy_캔버스에 유채_91×116cm_2015

그만의 세계 ● 본능적으로 시선을 잡아끄는 이해전의 화폭은 단적으로 '힘의 균형'의 두 단어로 표현된다. 그림과 마주하자마자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바로 자연스런 '기쁨' 그 자체라고 평하고 싶다. '환희'라고까지 표현될 수 있는 화폭속의 '즐거움'은 우리가 잠시 잊고 살았음직한 '인생이 풍성한 기쁨'을 새삼스레 느끼게 할 만큼, 변화무쌍한 마띠에르와 색채로 인간 감성을 날카롭게 표현해 주는 기법이라 할 수 있다. ● 그림 속으로 그냥 빨려들어간다는 표현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 그의 독특한 기법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피상적인 그림도 아니요, 그렇다고 쉽게 그 느낌을 논할 수 있는 종류라고도 할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우리들은 물론이요, 화가 그 본인 자신도 쉽게 풀어낼 수 없는, 어떤 심오한 비밀이 담겨있는 일정의 "즐거운 감성을 전염시키는 그림"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말하면 심미적인 감성의 그림, 그렇게 단순하게 표현될 수 있는 '화폭'이 아니라는 말로도 대신 된다. 어떠한 그림을 평할 때 일반적으로 회자되는 심미적인 그림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감성의 밑바닥'에서부터 파헤쳐 올라온 일종의 '근간적인 믿음을 주는 화폭'으로 표현되는 것이 보다 더 정확한 평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윌리암 드 쿠닝' 그리고 '조안 미첼'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는 그의 서정미와 감성에 한 수 진하게 올라 붙은 방약무도까지한 혼의 '힘'은 오직 이해전 그만이 유일무이하게 나타낼 수 있는 '진정한 언어'임이 확실하다. 시대에 따른 유행이나 조석간만으로 변해가는 미술계의 급격한 조류를 멀리한 채 오랜 기간 끈질기게 자신의 길만을 걷고자 한 그는 자신만의 '내적인 재창출'과 '정확한 사상'을 표현해냄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그의 작품 속에 진하게 녹아든' '진실'을 찾아 볼 수 있게 한다. 그가 우리와 함께 나누고자 오래전부터 묵묵히 노력해 왔던 바로 그 '진실성'을..... ● 물론 진실성만을 나타낸다고 해서 절대적, 보편적인 그림으로서의 의미가 무시된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그런 평 자체를 넘어, 우린 그의 그림을 바라보면서 '이해를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의 작품들 하나, 하나가 자연스럽게, 즉시 그 자리에서 친구로 맞아들이듯 우리들을 포근하고 감미롭게 안아주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 97년 7월) ■ 쟝 피에르 올리비에

이해전_기적 Miracle_캔버스에 유채_65×53cm_2015
이해전_기적 Miracle_캔버스에 유채_130×97cm_2016
이해전_기적 Miracle_캔버스에 유채_162×130cm_2014

이해전은 현대회화의 건통적인 유화기법을 바탕으로, 한국적인 고유색감(色感)과 서양의 화풍(畵風)을 절묘하게 접합시킨 화가이다. 외형적 화필을 통해 천부적 감성을 숨김없이 드러낸 그의 화폭은 또한 우리 삶의 오감(五感)을 물 흐르듯 기탄없이 담아내,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그 자신만의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 프랑수아즈 그레슈

이해전_부활 Revive_캔버스에 유채_53×46cm_2013

파리 국립미술학교 담당 교수와의 대화 (클로드 오쥬로(Claude Augereau) 1927~1988) ● 1987년 봄 어느 날 오쥬로 선생님에게 내가 말했다. "내 그림은 너무 클래식한 것 같아 짜증납니다." 그러자, 그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빙긋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림이란 클래식 할수록 좋은 거란다." ● 1986년 봄 어느 날 나는 오쥬로 선생님에게 이제 막 그러놓은 내 그림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묵묵히 듣고 있던 그가 내게 말했다. "설명이 필요한 그림은 망친 그림이란다." ● 1985년 가을 어느 날 오랫동안 슬럼프에 빠져있을 때 선생님이 친구 분과 함께 실시실로 들어왔다. 실의에 빠져있는 내게 그가 위로하듯 말했다. "모네한테 가 봐라" 친구 분이 그 말을 받았다. "모네는 이미 죽었다네!" ● 어느 날 그에게 말했다. "내 그림이 점점 복잡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가 나에게 말했다. "그림이란 원래 복잡한 거란다."

이해전_색(色)들이 어우러진 빛(光)잔치展_ICAM 이영미술관_2017

색으로 보고 듣는 음악 ● "나는 하루 8시간 일하는 노동자"라고 말한 인상주의 화가 르누와르 말처럼 작가 이해전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언제나 자신의 작업실로 나간다. ● 그는 남과 다른 입체 팔레트를 사용하는데 물감과 기름의 혼합, 때로는 물과 기름의 이질적 부조화에서 일어나는 매체의 특수성을 활용하기도 한다. 팔레트에 담겨있던 물감들은 작가의 손과 붓에 의해 뭉쳐지고 흩어지며, 뿌려지고 그어져서 쏜살같은 내달음과 순간의 휘두름을 통해 고요를 깨는 역동성으로 나타난다. 짙고 긴 선이 휙 지나간 자리에는 어느새 화려한 색이 가라앉고 떠오르는데 색은 저마다 자신만의 생명을 담은 고유한 빛을 발한다. 하지만, 자칫 어수선해 질 수 있는 화면은 넘침도 모자람도 없이 곳곳에 색과 점으로 놓여져 있다. 이쪽과 저쪽을 나누지 않는 경계의 무질서는 혼돈속의 절제를 보여주는데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가는 이해전만의 독특한 표현이며 몸짓이다. ● 프랑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들라크로와는 앵그로와의 색채논쟁에서 "색은 눈으로 듣는 음악으로서 음부와 같이 배합되어 그 조화는 음악 이상으로 감동을 자아낼 수 있다."고 했다. 이해전의 작품은 그야말로 색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오케스트라이다. 그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편재적 감성의 질은 온 몸을 통해 자연스럽게 색으로 쏟아져 나와 흩날리는 변화와 정제된 율동의 하모니를 만들어 낸다. 밝음과 어두움 그리고 피어나고 자라나는 색의 마법은 어느덧 갈무리되어 질서와 조화를 이루고, 무수히 빛나는 색채의 화려한 유희는 손끝에서 움직여지는 커다란 붓의 움직임에 따라 완성의 궁극을 향한다. ● 오래 전 대화중에 나눴던 이해전의 말을 기억해 본다. 완성도 끝도 없는 이 고독한 작업이 언제나 해결될 수 있을까에 대해 지도교수께 질문을 했는데 선생은 지긋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죽으면 끝난다." ● 작가는 안식을 갖는 그날까지 창작의 열기와 기쁨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 ■ 소원섭

이해전_색(色)들이 어우러진 빛(光)잔치展_ICAM 이영미술관_2017

환희로 차오른 약동 ● 이해전은 아르퉁이나 술라주와 같은 앵포르멜 작가들의 영향 탓인지 추상회화에서 볼 수 있는 우연적 요소와 두툼한 질료감이 두드러진다. 파리에 체류한 14년 동안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파리의 추상화가들에게 크게 고무된 것 같다. 형태의 모호함과 물질성은 선배화가들이 추구한 것과 유사하지만 그렇다고 내용마저 닮은꼴은 아니다. 작가는 이들 추상화가들처럼 작업을 전적으로 우연의 효과에 맡겨버리지 않으며, 앵포르멜처럼 우울하거나 절망적이지도 않다. 그는 추상회화의 자유로움을 이어가면서 그 속에 사물세계에 대한 어떤 기대감이나 흥겨움을 나타내고 있다. ● 그의 왕성한 창작열은 백호 이상의 크기에서부터 화실을 가득 메운 어마어마한 작품 양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그림 또한 대단히 역동적이어서 마치 고압전력이 흐르는 것 같다. 원색의 물결과 제스추어가 질풍노를 방불케 한다. 이렇게 그림이 강렬하게 보이는 까닭은 몸짓의 자락을 화면에 진동시키고 있기 때문인데 눈 여겨 보면 어느 곳 하나 잔잔한 데가 없다. 도처에 거침없는 몸짓과 기운생동하는 붓놀림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일반 붓 대신 일필에 의한 표현이 용이한 페인트용 붓을 사용하여 분방한 필치로 그의 자품특성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작가가 '제어되지 않는 힘'으로만 승부를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한 작품 속에 여러 필치들이 속성, 즉 빠름과 느림, 강함과 약함, 긴장과 이완이 공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환희로 차오른 약동하는 공간은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수법을 통해 탄생된 것이다. ● 작가가 생명감을 전달한다는 것은 곧 존재의 긍정이요 나아가 세상을 경이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뜻하지 않을까. 이해전은 앙상한 가지의 마디에서 꽃망울이 올라오는 것을 보다가 문득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에 경이감을 느낀다고 한다. 정확한 계측과 차가운 논리가 만연하는 세태에 이해전처럼 가슴으로 대하는 것은 그의 내면에 비밀스러운 불꽃이 타오르고 있음을 말해준다. 작가가 뜨거운 정념에 휩싸인 것은 생명이 주는 찬란한 아름다움과 신비감에 그만큼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생명의 속삭임과 아름다움, 그것이 자신 안에 들어와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전율케 하는 셈이며, 그것의 미세한 동태마저도 작가는 속기사처럼 빠른 속도로 화면에 받아적어 간다. 그것은 누가 가르쳐준 방법이나 어떤 체계에서 습득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연 그 자체에서 습득한 언어 체계이기에 더욱 생생하다. 생명의 충만감, 바로 그것이 사랑에 눈먼 사람처럼 그의 작품을 사로잡고 있다. ■ 서성록

추상으로 그려낸 삶의 축제와 환희 ●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수학한 작가 이해전의 작품에는 프랑스 현대미술의 주요 사조인 앵포르멜(informel 無定型)적인 요소가 강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가 프랑스에서 공부했다는 것만으로 앵포르멜과의 연관성을 찾는 것은 매우 성급한 시도이다.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환희에 찬 강렬한 에너지는 엥포르멜 특유의 절망적이고 실존주의적 포즈와는 엄연한 분리의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 팝아트와 극사실주의, 주로 구상이라 불리우는 작품들이 대종을 이루는 현재의 미술시장에서 이해전의 추상화는 매우 유니크한 경향을 보여준다. 화단의 트렌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아니 오히려 "그게 뭔데?"라고 반문할 만큼 철저하게 자신의 화풍을 훈련하고 정립시켜 온 예술가의 고집스러운 집념이 느껴진다. 알록달록한 평면, 빤질한 표면과 대중매체의 기호에 익숙한 현재 화단의 화풍에서 이해전의 작품은 미술의 '기본으로 돌아간' 본질주의적 자세를 상기시키며 미술의 본질과 화가의 자세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색채'라는 회화의 본질적 구성요소가 강조되며, 어떤 형태를 모사하여 전달한다는 묘사적 책임감으로부터도 자유로운, 화가 내면의 표현주의적 의지에 충실한 그의 추상화는 회화 자체의 절대적이고 독립적인 힘과 순수성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모사와 재현의 틀에 얽매여 회화의 순수성을 잃어버린데 대한 반성은 현대미술사에서 이미 칸딘스키에 의해 추구되어 온 것이기도 하다. 이해전의 작품 역시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음은 물론이지만, 그의 작품에서 오는 감동은 앵포르멜의 허무함과 고독, 혹은 액션페인팅류의 속도감, 또는 오르피즘의 색채의 하모니, 이 모든 것을 포함하면서도 이 모든 것이 아니다. ● 화면의 중앙부에 켜켜이 쌓아올린 마티에르는 시간의 축적과 밀도감을 더하면서 화면의 외부로 나아갈수록 번지는 효과를 준다. 마치 응축 후에 대폭발하는 행성처럼. 그리하여 그의 작품은 올 오버 페인팅의 균일한 표면과는 다른, 강약의 조절과 변화, 응축과 확장, 집중과 폭발 등의 서사적인 흐름을 연상하게 한다. 또한 그의 색채는 빨강, 파랑, 노랑 등 삼원색에 기초한 선명함을 보여주며 삶의 약동성과 분출하는 에너지를 표출한다. 그것은 마치 혹한의 겨울, 응결되어 안으로 안으로 다스려지던 삶의 인내와 인고(忍苦)를 뚫고 비상하는 봄의 약동성과도 닮았다. 그의 화면에서 무지개빛처럼 빛나는 동심, 백화 만발한 봄의 화원, 수십의 악기 소리가 뿜어져 나오는 교향악,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의 찬란함, 혹은 분수처럼 흩어지는 확장의 아름다움이 연상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는 화가의 내면에 순수하고도 단순한 사람의 진리-삶에 대한 긍정-를 표현하려는 의지의 표출은 아닌가 싶다. 그것이 바로 삶의 환희와 축제성이 아닐까. ● 유행과 세상의 훼예포펌(毁譽褒貶)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으며 회화의 기본정신에 가장 충실하려는 작가적 자세, 경계와 문법을 뚫고 비상하는 사람의 자유에 찬 의지, 시심 가득한 화면에서 한국 추상화의 유장한 흐름 속에 당당히 그 위치를 올릴 행보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 임훈아

이영미술관에서는 2017년 05월 20일(토)부터 2017년 09월 24일(일)까지 이해전 기획전을 개최한다. 이해전 작가 기획전인 '색(色)들이 어우러진 빛(光)잔치'는 이영미술관 김이환 관장이 2017년 4월 어느 날, 우연히 인사동에 들렀다가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이례적으로 연장전시를 진행하는 이해전 작가의 작품을 보고 한눈에 매료되어 2017년도 기획전을 구상하게 되었다. 기획전을 구상하면서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한 김이환 관장은 이해전 작가의 작업실 온 방과 작가 자신이 물감투성이인 모습을 보고 작가가 얼마나 작업에 몰두하고 노력하는지에 대해 작가로서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 이해전 작가는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파리에서 14년간 정규교육을 받은 미술학도이다. 추계예술대학교가 여학교에서 남녀공학으로 통합되면서 제 1회 졸업생으로 그만의 독특한 이력은 이렇게 시작이 된다. 그 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파리 국립미술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파리 8대학, 8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치고 회화와 아동미술심리를 공부하며 1997년 한국으로 돌아와 첫 귀국 전을 치른다. ● 그는 1990년 파리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한국 등지에서 많은 개인전 및 초대전을 진행하였고, 특히 프랑스 파리의 젊은 작가들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오-빠베 화랑'에서는 신진작가가 보통 1회 이내로 전시 할 수 있는 이곳에서 동양인으로 이례적으로 그의 개인전을 총 3회를 개최 하였고, '유니베르-7화랑'에서 5회 개인전을 개최하여 많은 관람객으로부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한국에서는 1997년 조화랑에서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정기적으로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다. ● '이해전 작가는 "나는 하루 8시간 일하는 노동자"라고 말한 인상주의 화가 '르누와르'의 말처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언제나 자신의 작업실로 나간다고 한다. 그는 남과 다른 입체 팔레트를 사용하는데 물감과 기름의 혼합, 때로는 물과 기름의 이질적 부조화에서 일어나는 매체의 특수성을 활용하기도 한다.' (2012년 3월 전시도록-서양화가 소원섭의 글 중에서) 또한 '이해전 작가는 프랑스의 앵포르멜 작가들의 영향 탓인지 추상회화에서 볼 수 있는 우연적 요소와 두툼한 질료감이 두드러진다. 파리에 체류한 14년 동안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파리의 추상화가 들에게 크게 고무된 것 같다. 형태의 모호함과 물질성은 선배화가들이 추구한 것과 유사하지만 그렇다고 내용마저 닮은꼴은 아니다. 작가는 이들 추상화가 들처럼 작업을 전적으로 우연의 효과에 맡겨버리지 않으며, 앵포르멜처럼 우울하거나 절망적이지도 않다. 그는 추상회화의 자유로움을 이어가면서 그 속에 사물세계에 대한 어떤 기대감이나 흥겨움을 나타내고 있다.' (2012년 3월 전시도록-평론가 서성록의 글 중에서) ● 화랑이 아닌 미술관에서는 최초로 그의 작품 68점을 3개월간 전시하며, 이해전 작가 그만의 빛과 색의 어우러짐이 담긴 추상회화 작품을 소개한다. ■ ICAM 이영미술관

Vol.20170520f | 이해전展 / LEEHAIJEON / 李海銓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