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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518_목요일_05:30pm
기획 / 유화컴퍼니 . I L U
관람시간 / 10:00am~07:00pm
반도갤러리 Bando Gallery 서울 중구 삼일대로 4길 16 2층 Tel. +82.(0)2.2263.0405 www.bandocamera.co.kr
'For god's sake, Cuba'에 대하여 ● 김명점의 쿠바는 가히 혁명적이다. 우선 색상이 그러하고 등장하는 이미지들의 존재방식이 그러하다. 그녀는 하나의 쿠바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념의 구도 안으로 도식화 해 밀어 넣지 않고, 복합적이고 다난한 모습을 중의적으로 펼쳐 놓았다. ● 이 중의성은 그녀를 쿠바를 여행하는 여행자로 만들기도 하고 혁명가의 일원으로 만들기도 하며 때로는 가인이 되었다가 시인이 되었다가 쿠바인이 되었다가 이방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 그녀는 드라마틱한 사진적 이미지를 구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그녀의 이미지들은 일상의 편린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쿠바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 김명점의 쿠바는 보는 즐거움이 있다. 정치적이었다가 경제적이었다가 사회적이었다가 문화적이었다가, 그러면서 가볍다가 서정적이었다가 수많은 쿠바인들과 함께 걷다가 돌연 홀로 외로움에 지친 비 젖은 방랑자 같은 고독을 물씬 풍긴다. ● 도대체 김명점은 하나의 세계가 가진 일방적이고 소통 불가능한 이미지를 어떻게 이렇게 중의적이면서 가볍고, 가벼우면서 한 없이 우리를 침잠 시키는 둔중하고 두꺼운 시간의 무게를 어떻게 연속적으로 펼쳐 보여 줄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이 행하는 것을 그 사람이라고 칭할 수 있다면, 사진을 하는 사람은 사진이 바로 그 사람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명점은 사진가로써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사진과 병행해서 글도 쓰는 작가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탄생과 성장, 침체와 몰락을 수도 없이 보아온 기업 전문가이기도 하다. ● 이 모든 경험이 그녀가 세상을 보고 해석하는 능력의 기초는 아닐는지.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하나의 창구를 통해 우리가 같은 세계를 보더라도 스펙트럼을 통과한 다양한 빛처럼 그녀만의 독특한 인생을 펼쳐 보이듯 그녀의 세계는 복합적이고 다난하며 중의적인 채 우리들의 가슴을 헤집고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김명점의 사진이 쉬운 듯 어렵고 어려운 듯 재미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For god's sake, Cuba 그녀의 제목처럼! ■ 김홍희
제발, 쿠바 (For God's sake, Cuba) ● 제발이라는 말만 되뇌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잊지 못할 일이었다. 아까운 생명들이 수장되던 그날, 가슴은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세월호는 내가 소속된 계열사의 선박이었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두 발만 동동 구르는 애끓는 날, 하루가 있었다. 귀한 꽃 같은 생명을 살리지 못한 죄책감, 그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전에 떠나 버린 귀한 영혼들…… 제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 살려 달라는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 세월호와 상관없이 덧입혀진 오해의 시간들, '칠 개월'이란 불가항력의 시간이 흘렀다. 피폐한 시간이었고, 사생활이 없을 정도로 집에까지도 늘 경찰의 감시를 받았다. 동료들은 생전 처음 범법자가 되어 우물정(井)에서 복역을 했다. 정확히 떠난 날을 알 수 없는 날, 존경하는 분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8월의 늦여름에 검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례식이 진행되었다. 그날의 먹먹함은 두고두고 잊을 수가 없었다. 하루 하루가 절망이었다. 더 이상 살아야 할 목적이 없었다. ● 그때 '사진 한 장이 처절한 삶' 이라는 철학을 가르쳐 주신 스승님을 따라 계절에 맞지 않은 옷을 챙겨 무작정 떠났다. 그곳은 혁명의 나라 쿠바였다. 지구의 반대편, 빛바랜 도시의 표정은 실의에 빠진 자에게는 행운의 비상구였다. 내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묻지 조차 않는 도시, 하바나에서 바라코아, 비통한 이야기를 쿠바의 작은 바닷가에 쏟아 부었다. 쿠바의 바람과 구름, 푸르다 못해 시린 카리브해에서 총구를 겨누듯 셔터를 연신 격발했다. 이제껏 살아온 삶이 내동댕이 친 채 홀로 남겨진 듯한 불안한 나날이었다. 사진은 찍으면 찍을수록 흔들렸다. 가슴을 짓누르는 진정되지 않는 마음은 들숨과 날숨의 여유가 없었다. 아름다움을 함께 할 수 없고, 바라볼 수 조차 없었다. 세상 어디에도 발을 디딜 수 없는 심정이었다. 망망대해의 쿠바의 바다에서도 그들의 울음이 들렸다.
한참을 그렇게 지냈다. 수일이 흐른 후 그건 말없이 참고 기다리는 행간 사이의 말 줄임표처럼 다가왔다. 오래 기다려 주는 친구처럼, 꾸밈없는 그들의 소박한 웃음조차도 그들은 나보다 행복하였다. 쿠바의 동쪽의 작은 바닷가 마을, 바라코아에서 서편에 지는 하늘 아래에서 우연히 지긋이 바라보는 여유를 찾았다. 나에게 인생은 소중한 것이라고 사진이 일러주었다. ● '노인과 바다'를 쓴 헤밍웨이가 사랑한 쿠바는 내게 말했다. "희망을 버리는 것은 죄악이다"라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이유를 쿠바에서 발견했다. 쿠바는 나에게 있어 '삶과 사진'에 대한 살아가야 할 이유를 선물했다. '삶이 곧 사진'임을, 그리고 의미 있는 그 길을 알려주신 스승님께, 지긋이 바라본 친구들의 격려를 감사한다. 이 책은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 한 4월의 귀한 영혼들에게 바친다. ■ 김명점
For God's sake, Cuba ● I said 'please' over and over. I could not utter a word. Something that should never happen happened in front of my eyes. The day when precious lives were buried at sea, my heart was quivering. The Sewol ferry was a property of the affiliated company where I was working. On the day, I couldn't focus on anything at all and could just stamp my feet in anger and sadness. My sense of guilt for not having been able to save those flower-like lives and precious souls that had already departed before I could say 'sorry.' I kept praying that they would be safe and return home. ● Apart from the Sewol ferry, 7 months, the times of misunderstanding, inevitably went by. It was a devastating time during which I was under police surveillance, even at home. My coworkers, for the first in their lifetimes, were put in jail. One day, about when I cannot say, a person whom I had admired passed away. In the last summer of August, the funeral took place under police watch. That downhearted feeling of the day will not be forgotten. Every day was in despair. I felt like I was going to die. I saw no reason to go on living. ● At that moment, I just left without a plan following my mentor who taught me that 'a photography is rigorous life itself.' That place was Cuba, the country of revolution. The opposite side of the planet, the expression of the faded city, to someone who lost a hope, was a lucky exit. ● In the city that does not speak nor question, Havana and Baracoa, I passionately expressed the sad and bitter story that I could not speak to anyone. As if pointing a gun at the Cuban wind and clouds, the Caribbean waves were so blue that they felt chilly, and I pushed the camera shutter continuously. The fragmentations of my life I had had dispersed and it was a continuation of an uncertain feeling like being alone on a boundless ocean. ● The photos taken while I was crying were all shaky. I pushed the shutter as if I was exploding with the words I had kept within my heart. I could not endure myself feeling the other way. After a while, the Cuban ocean allowed me to peacefully gaze into the ocean. It was like an ellipsis between the lines that had been patiently waiting, just like a friend waiting for you a long time. In Baracoa, a small ocean village in the East of Cuba, I was healed by innocent Cuban families and their natural smile, releasing my pain into the boundless Cuban ocean. ● The photographs told me that life is priceless. Cuba with which Hemingway of the Old and the Sea, fell in love told me: ● "It's silly not to hope, it's a sin." I discovered the reason to hope and live in Cuba. Cuba gifted me the reason to live regarding life and photography. "Life itself is photography," and I am grateful for my teacher who guided me through a meaningful path. I dedicate this book to those precious souls of April with whom I spent a meaningful time. ■ Kim Myeung Juem
Vol.20170518a | 김명점展 / KIMMYEUNGJUEM / 金明点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