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토요일_11:00am~08:30pm / 월,화요일 휴관
이태원 예술공간 아트인선 arTinsun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43-12 Tel. 070.4157.2016 www.artinsun.com www.artinsun.co.kr
"내가 나 자신에 대하여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 나에게 그토록 낯설고 생판 모르는 존재로 남아 있었다는 것, 그것은 한 가지 원인, 딱 한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나는 나를 너무 두려워하였으며, 나는 나로부터 도망을 치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 자신의 가장 내면적인 곳까지 뚫고 들어간 사람만이 그렇게 진실하게 바라보고 그렇게 걸을 수 있다." (헤르만 헤세, 『싯다르타』 중에서)
우리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가? ●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불안하다. 매일 매일 치열하게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자신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러다 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 나 자신에게는 집중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우찬송의 작업은 그 불안함을 동력삼아 자신이 누구인지 묻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내면을 바라보는 시야, 내면에서 바라보는 시야' 라는 이중적 의미를 내포한 『inside sight』 전시에서 우리는 외적인 타자의 시야뿐만 아니라, 작가의 내부 광경, 즉 안쪽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작가는 자신의 내면 성찰과 자아탐구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작품으로 풀어놓음으로써,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소통의 손짓을 보내는 듯하다. 작가는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는 여러 가지 활동을 실험하면서, 예술의 본질과 다양한 예술 장르의 성격을 이해하고 자아와의 관계를 폭넓은 각도에서 조명하여 인간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성찰해 보고자 시도하고 있다. 우리는 『inside sight』 전시를 통해 작가의 삶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동력과 삶의 가치에 대해 끓임 없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간을 공유하고자 한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달의 모습이 마음속에 있다. 당신의 마음에는 어떤 달이 떠있습니까? ● 우찬송은 평면회화를 중심으로 비디오아트,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결합하는 실험적인 작업을 한다. 작가는 삶의 과정에서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들을 가능한 많은 수단으로 남기고자 한다. 그에게 예술이란 곧 그의 삶과 같다. 우찬송의 작품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자기 고백적 독백의 감성으로 그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고있다는 것이다. 그는 번뇌, 걱정, 불안, 애정과 같은 내면의 다양하고 때로는 공존 불가능해 보이는 감정들의 혼합을 화면에 쏟아낸다. 작가는 감정과 감각을 효과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표현주의적 방식을 사용하여 내면의 해체된 파편을 드러낸다. 의도적으로 물감을 흘러내리거나 뭉그러트리는 표현방식을 시도함으로써 진솔한 내면의 상태인 혼란과 두려움, 절망적인 우울감을 극대화하여 주제와 내용을 강조하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감정을 더욱 강렬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조형적인 기교를 배제하고 원, 삼각형, 사각형이 연상되게 형태를 단순화하여 기하학적 반추상에 가까운 스타일을 시도하였다. 원근법을 따르지 않는 평면적 구도는 디자인적인 조형적 미감들을 보여준다. ● 그의 회화 작업에는 달, 산, 새와 같은 형상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러한 자연물에 작가 자신을 투영해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심상과 환유로 표출된다. 세상이 어두워지면 뜨는 달과 험준하게 솟아오른 삐쭉삐쭉하고 고요한 말이 없는 산, 땅으로 곤두박질하고 있는 새 등의 개체에 작가의 모습을 투사함으로써 내재되어 있던 불완전함과 불안을 은유적인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내면과의 소통의 수단으로 표현주의의 중요한 요소가 된 상징주의의 규범을 드러낸다. 자기 표현의 매개체로서 달은 여유 있는 개방적인 공간감을 빚어내고, 동시에 은은한 암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게 한다. 그것은 미처 화면에 표현되지 않은, 깊이 가려져 있는 잠재적인 심층을 넌지시 시사하며, 여백은 공간의 확장으로서 전체적인 조화를 완성한다. 이러한 달의 심상은 서정적 공감과 감정이입의 미학을 보여준다.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초록색의 표상은 감각적으로 외적 대상을 의식상에 나타내는 심상으로 재생된다. 그의 색채와 조형미는 내면과 외면을 넘나드는 열린 공간에 대한 사유를 불러낸다.
내부에 있는 고뇌를 외부로 드러내는 방식에서 메타포적인 평면작업에 비해 좀 더 직접적인 메시지 전달의 통로로 영상을 활용하였다. 「월광月狂」(2014) '빛나는 달'이라는 월광을 '미칠 광'으로 바꿔서, 동일시의 감정이입으로서 '달'이라고 쓰여진 흰티셔츠를 입고 자신을 '미친달'로 표현하여 자연 속에서 달달 무슨 달이라는 노래를 부르거나, 다양하게 변주된 월광 소나타를 연주하는 퍼포먼스로 달을 드러낸다. 만약 '미친 달이 지상에 내려온다면 이러한 몸짓과 생각으로 뛰놀 것이다.' 라는 생각이 이 작품의 내용이 된다.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지만 태양 빛을 받아 반사된 빛 때문에 밝아 보이는 달의 성질은 불완전하지만 소중한 우리의 모습과 유사하다. 삶의 한계와 허무에 묶인 인간에게 달은 영원한 피안성을 계시한다. 이때 달은 삶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의 계기를 제공한다.
「우찬송」(2017) 영상 작업은 작가가 스스로를 인터뷰 형식으로 촬영한 것으로 작가의 담론이다. 「김소담과 우찬송」(2014)의 연작으로 변화된 현재의 자신을 바라봄으로써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성찰의 계기와 변화의 수용을 제공한다. 영상의 서두에 금붕어 한 마리가 숨을 쉬기 위해 산소를 찾아 수면위로 뻐끔 뻐끔 올라오다 이내 물속으로 들어간다. 말미에는 새로운 금붕어 한 마리가 화면 안으로 쑥 들어온다. 한 마리에서 두 마리로 바뀌는 것이다. 새로운 금붕어의 출현은, 작업의 과정을 자신에게서 분리해내 또 다른 존재로서 나아가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작가는 작업을 마주하고,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내면으로 감정이 이입되는 과정을 통해 작업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내면의 성찰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전시의 제목이자 주제인 'inside sight' 를 통해 'insight (통찰)' 를 구하는 것이다. 이 전시의 평면 작업과 영상 작업은 이러한 내용들이 전체적으로 근간을 이룬다. ● 작가가 내면과 대화하듯 풀어낸 이번 전시를 통해서 고단한 지금, 우리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이 전시에 담았다. 관객의 주체적 시선으로 평면작품과 영상작품을 연결시켜서 각 작품들끼리 내러티브를 만들어 내고 작품과 전시의 시야와 범주를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 김수련
Vol.20170422f | 우찬송展 / WOOCHANSONG / 禹讚頌 / painting.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