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7_0415_토요일_05:00pm
후원 / 제스티 크랭크 주최 / 스카프 SCAF 기획 / 안진국
관람시간 / 11:00am~08:00pm / 일요일 휴관
제스티 크랭크 ZESTY CRANK 서울 강남구 논현로159길 22-1 Tel. +82.(0)2.518.2146 zestycrank.com
00-엑소더스 - 약속을 향한 시작/내딛음 ● 예술은 "행복에의 약속"이다. 다시 말해, 행복을 향한 약속이다. 스탕달의 말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지금-여기'에 놓인 예술에는 행복이 없다. 틀린 말이 아니다. 예술 작품 앞에서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환희가, 그 기쁨이 얼마나 오래가던가. 담담히 무심히 보아 넘겼던 예술이 어느 날 문득 기억 속 한 켠에서 되살아나는 그 감각에, 그 환희에 비하면, 작품 앞에서 반사 신경처럼 내뱉는 감탄사는 얼마나 가볍고 얕은가. 이것이 예술이 주는 행복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예술의 시간은 그 언젠가 우리에게 다가올 약속된 행복에 다다르기 위한 여정인 줄도 모르겠다. 마치 애굽(이집트)의 압제를 피해 히브리인들이 하나님의 '행복에의 약속'을 따라 가나안으로 향하는 것처럼, 그렇게 예술도 '지금-여기'를 탈출해 행복에 다다르기 위한 광야의 여정을 가고 있는 줄도 모르겠다. ● 유비적으로 볼 때, 예술가에게 '지금-여기'는 히브리인의 애굽과 같다. '지금-여기'에 행복은커녕 신자유주의의 높은 파고波高에 휩쓸려 자본의 상품으로 전락해버린 우리의 예술이 놓여있다. 맘몬mammon에게 재능과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지금-여기'는 히브리인의 애굽을 보는 듯하다. 그래서 스카프(Samil Contemporary Art Forum, SCAF) 작가들은 '새로운neo' 출애굽exodus을 꿈꾸었고, 마침내 탈출(넘어섬)을 감행한다. 예술이 행복에의 약속이라면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해 가 듯 행복을 향해 '지금-여기'를 떠나야 마땅하리라. 예술의 출애굽. 그들은 이것을 '네오 엑소더스Neo Exodus'라 말한다. ● 작가들은 이 떠남이 반드시 평탄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경험하며 출애굽을 했던 히브리인이 바로 비옥한 가나안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그들 눈앞에 펼쳐진 땅은 척박한 광야였다. 히브리인은 그 광야의 시간을 견디고서야 비로소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네오 엑소더스』를 감행한 작가들에게도 '지금-여기'보다 힘든 광야가 존재할지 모른다. 하지만 히브리인이 약속의 땅에 들어갔던 것처럼 새로운 여정에 한 발을 내딛는 작가들에게 "행복에의 약속"은 분명히 성취될 것이다. ● 이번 '네오 엑소더스'는 도착이 아닌, 시작이며, 다다름이 아닌, 내딛음이다. 눈앞에 황량한 예술의 광야가 먹구름처럼 피어나는 듯하다. 그럼에도 작가들 –김명희, 서혜민, 오혜령, 이엑스, 이정은, 임현정, 전혜련(가나다순)- 은 '지금-여기'를 넘어서려는 첫걸음을 내디딘다. 그들의 내딛음은, 그들의 의지와 용기는 새로운 발자국을 남길 것이다. ■ 안진국
김명희는 늘 동떨어진 어둠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표현한다. Adobe Illustrator의 Blend tool을 이용한 작업은 이러한 느낌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에서 출발한다. -blend는 '조합하다', '여럿을 한데 모아 한 덩어리로 짜다'의 뜻이다- 「I want to link 시리즈 married couple」는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안에서 성전이 되어가고"(에베소서 2:21), 「가시」는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두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고린도후서 12:7)와 연관된 작품이다.
서혜민의 「The Moon Landing」는 '달에 무언가 착륙하는 것'과 '달이 우리 일상으로 내려앉는 것'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가진 작품으로, 특히 후자의 방점이 강하다. 지금 이곳에 달이 내려앉는다. 「Sound Buildings (Variation 1)」 누구에게나 주어진 탄생-죽음의 프로세스를 소리에 빗대어 만든 오디오 비주얼 작업으로, 청각적 감상만을 위한 음악으로 재구성하였다. 이 곡은 2014년 시작된 오디오 비주얼 페스티벌 WeSA의 첫 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되었다.
이정은은 반복되는 일상을 마주하면서 나는 사람들의 강박적인 행동이나 만연한 갈망 속에서 취하는 심리적인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 그로부터 야기 되는 질문을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평소 개인이 처하게 되는 상황과 그에 따른 감정들을 관찰함으로써 의미화가 되지 못한 누락된 부분과 명확한 언어로 건져 올리기 어려운 '불완전한 존재'에 대해 사유하고, '심리적 기제'들을 화면에 그려간다. 몸의 움직임이나 배경으로 치환된 것은 쉬이 잡히지 않는 '심리적 메커니즘'에 대한 시각화이다. 불완전한 심리적 표상을 우리가 공통으로 가진 표피이자 친숙한 '몸'이라는 옷을 입혀 그 움직임의 궤적들을 표현하고자 한다.
오혜령은 내 삶에 비춰주시는 하나님의 빛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연과 일상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을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나만의 인상주의를 지향한다. 한 순간에 없어지는 것이 아닌, 어느 때에도 어느 곳에서도 변하지 않는 영원한 빛과 기쁨을 쫓고 있다. 이번 네오 엑소더스 전시에서는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직면했던 자유, 기쁨과 감사, 순종에 대해서 묵상하고 고민해보았다. 「순례자 (민9:23)」 주로 높은 곳에 매달아두는 풍경은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며 소리를 낸다. 높은 곳을 바라 보는 삶, 부르심 받은 대로 따라가는 삶은 인생이란 광야 위의 순례자의 모습과 닮아 있지 않을까. 「Return your love (시116:12)」 받은 그 모든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이 없다. 때문에 내게 주신 것들을 감사와 기쁨으로 다시 돌려드린다. 「자유인의 춤 (출15:2)」 건져냄을 받아 자유하게 된 자는 기뻐 노래하며 춤을 춘다.
이엑스는 타인의 고통, 죽음, 나의 고통. 생명은 결국 죽음이라는 사유로, 소천하신 분의 유품을 모은다. 고통을 끌어안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부활. 생의 고통을 뚫고 나올 부활. 언젠간 반드시 지켜질 그 약속.
임현정은 인간의 죄, 억압, 해방 등, 인간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작업해 왔다. 최근에는 인간의 영혼과 정신적인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언제나 만발하게 꽃을 피울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러한 고민의 연장에서 「White Blossom」은 탄생했다.
전혜련의 「Your Life's Spring」은 시각장애인이 느끼는 삶의 벽(깊은 좌절과 상실감)을 비장애인인 우리의 삶에 대입해 생각해보고 절망만 존재하지 않은 이유를 출애굽의 내용을 옮겨논 점자책을 통해 발견한다. ■
□ 2017 제네시스 프로젝트 GENESIS PROJECT '2017 제네시스 프로젝트 GENESIS PROJECT'는 초퍼바이크를 제작·판매하는 '제스티 크랭크 ZESTY CRANK'(대표 홍장근)의 후원으로 '스카프 SCAF, Samil Contemporary Art Forum'가 올해 진행하는 예술 프로젝트입니다. 그 첫 프로젝트로 4월에 지금의 예술을 넘어선다는 의미를 가진 '새로운 출애굽', 『네오 엑소더스 Neo Exodus』를 김명희, 서혜민, 오혜령, 이엑스, 이정은, 임현정, 전혜련 (가나다순) 작가가 참여하여 진행합니다.
Vol.20170410g | 2017 제네시스 프로젝트 : 네오 엑소더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