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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대화 / 2017_0411_화요일_07: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수요일_02:00pm~07:00pm / 일요일 휴관
비컷 갤러리 B.CUT casual gallery & hairdresser's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37-7 Tel. +82.(0)2.6431.9334 blog.naver.com/bcutgallery
고리타분 (考梨妥粉, 봄날을 생각하며 어우러지게 색칠하다) ● 4 월의 B.CUT 비컷 갤러 리는 이현열 작가의 시선을 따라서 풍경 보기를 제안한다. 작가는 꽃 피는 봄, 남도의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앉아 화판을 펼치면서 무엇을 볼까? 굳이 화판을 펼쳐서 그림을 그리지 않더라도 누군들 볼 수 없을까? 짐작 가능하다. 봄 햇살이 잘게 부순 파도는 무수히 반짝이고, 넘실대어 우리를 그리운 장면 속으로 초대할 것이다. 저 멀리 보이는 농가의 앞 마당에는 백구와 아이가 뛰놀고 있고, 꼬불 꼬불 논둑길에는 엎치락 뒤치락 소년들이 달음박질하고, 흐드러지게 핀 벚꽃 그늘 아래서 만날 첫사랑은 저만치 걸어오고 있다.
얼마 전 헤이리에 있는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했을 때, 작가는 친구가 자신의 그림으로 달력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이유를 말하며 씁쓸히 웃었다. 「고리타분한 풍경화라서 사람들이 좋아할 거야」 물론, 그 친구는 친하니 한 말일 것이지만 작가는 서운했을 거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내게 할 때는 대신 반박해 주길 바랬을 건데, 겨우 한 말이 고리타분하다는 건 좋은 의미로 편안하다, 친근감이 든다고 했으니, 너무 뻔한 말에 나도, 작가도 머쓱했다. 돌아 오는 길, 혼잣말로 계속 우기는 내 모습이 생각나 지금도 슬며시 웃음이 난다. 「고리타분한 풍경화가 어때서」, 「그 뻔한 느낌이 어때서」
산을, 바다를, 시골 마을을, 나무를 그린 풍경화가 새로울리 없다. 어쩌면 우리는 영원히 새롭지 않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자연이 내어주는 선물같은 그 뻔한 풍경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며 작가는 정성스럽게 화폭에 담아 색칠하고, 우리는 그 풍경화를 보며 어릴 적 기억에서 잠깐의 휴식을 가진다. 아울러 산과 들에 나가 화판을 펴고 먹물을 찍어 그림을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작가도 그림에서 발견한다면 우리는 고리타분(考梨妥粉)한 그의 풍경을 온전히 즐긴 것이 아닐까 싶다. ■ 비컷 갤러리
Vol.20170408e | 이현열展 / LEEHYUNYEOL / 李玄烈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