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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405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가비 GALLERY GABI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69(화동 127-3번지) 2층 Tel. +82.(0)2.735.1036 www.gallerygabi.com
인간은 자연과 닮아 있는 거 같다. 차가운 땅속에서 강인한 생명력으로 조그만 싹을 틔우고, 살아있기에 자라나고 성장하고, 햇빛과 바람, 비와 곤충등과 유대하며 찬란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그 후 자신의 열매를 떨어뜨려 또 다른 생명을 품는 것까지.. 이렇듯 인간과 꽃은 닮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인간은 삶의 의미에 있어 반영하는 수단으로 자연을 이용한다. 개인적인 기억, 순수한 내면의 투영은 평범한 자연 속에서 찬란한 아름다움의 표현으로 나타나기도, 거대한 자연 앞에 작고 나약한 세상사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의 산물인 "꽃"은 내 자신에게 투사되고 이를 통해 자아의 내면과 삶의 의미에 있어 파토스를 나타낸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꽃 그림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아름다움의 상징으로서 "꽃"이란 향기와 그 특유의 아름다음으로 인간의 삶에 있어 풍요로움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나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내 그림속의 꽃은 강한 생명력을 가진 꽃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불안정하고 이중적 혹은 다중적인 모습들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래서 그림안의 과장되게 큰 사이즈의 꽃은 캔버스 밖으로 넘쳐있고 brush stroke은 불규칙적이고 거칠다. 이로서 겉으로 드러나는 꽃의 피상적인 아름다움에 집착하기 보다는 겉모습을 넘어 그 에너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꽃의 생명력은 형태나 색 보다는, 붓질로 드러낸다. 캔버스 위의 꽃은 수십 번의 brush stroke에 의한 결과이며, 유화물감으로 한 번의 레이어를 깔고 어느 정도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위에 다시 겹겹이 붓질하기를 여러번 이를 짧으면 한 달에서 길면 여러 달을 반복한다. 작업과정은 매 순간 계속 되는 선택이다. 한번 칠한 물감은 되돌릴 수 없다. 붓질이 쌓이면서 꽃이 피어난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기는 첩첩히 겹쳐지고 쌓이는 물감의 두께 속에 삶의 의미와 진리가 함께 담기기를 바래본다. 차가운 땅속에서.. 눈밭에서.. 절벽 바위 사이에서.. 강인한 생명력으로 아름다운 삶을 피우고 따스한 봄빛을 기다리는 꽃들을 통해 삶의 근원적 성찰이 그리고 삶의 희망이.. 보는 이에게까지 전달되었으면 한다.
최근 꽃 위에 '빛을 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는 빛을 물리적으로 직접 보기보다 어떠한 사물을 통해 이에 비추어진 빛을 보고 발견하고는 한다. 빛은 정신적으로는 진리, 선, 생명, 에너지, 사랑등의 긍정적인 의미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빛을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인간과 닮은 '꽃'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발견하고자 한다. 꽃에 빛의 '비침'으로서 빛을 드러냄 또는 '발함'을 통해 내가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이 아닐까 싶다. ■ 이은영
Vol.20170405h | 이은영展 / LEEEUNYOUNG / 李銀英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