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7_0401_토요일_04:00pm
관람료 / 성인 3,000원 / 학생,단체 2,000원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_0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블루메미술관(BMOCA) BLUME MUSEUM OF CONTEMPORARY ART, BMOCA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헤이리마을길 59-30(1652-140번지) Tel. +82.(0)31.944.6324 www.bmoca.or.kr
미술관에서 정원일을 이야기하다. 흰 벽으로 둘러싸인 미술관에서 식물과의 일을 도모하다. ● 현대인들이 자신의 일상 공간에 식물을 들이는 것처럼 사람의 공간인 미술관에서 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이야기해본다. 크고 작은 정원을 직접 만들고, 찾아 다니며, 식물을 가까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왜 일까? 가속화된 현대문명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왜 그것에 역행하는 듯한 속도와 행위를 동반하는 식물과의 일, 정원을 꿈꾸는가?
2018년 5월 마곡지구에 문을 여는 서울식물원은 '식물, 문화가 되다'라는 모토로 또 하나의 공원이기보다 정원문화의 보급지가 되고자 한다. 정원이 문화사가 되는 것은 단지 꾸밈의 공간이 아닌 인식의 전환, 즉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어 놓기 때문이다. 정원사의 세계는 정원사가 아닌 이의 세계와 다르다. 작은 화분 하나를 집안에 들이는 것도 그것이 구분된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 전시는 특히 정원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시간성에 주목한다. 한 뙈기의 작은 땅이라도 그 공간에서 흙을 일구고 식물을 가꾸며 돌보는 행위는 어느 순간 멈추어버린 듯 반복되기만 할 뿐인 현대인들의 일상에 잃어버린 시간을 회복시킨다. 직선적으로 빠르게 소모되는 것만 같은 시간이 정원에서는 느리고 영원한 것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봄에서 시작하는 문명의 시간질서와 달리 가을을 출발점으로 보는 정원사의 사계절은 순식간에 과거로 밀려나는 현재를 붙드는 현대의 시간성과 달리, 눈에 드러나지 않는 미래를 바라보게 하는 보다 단단하고 근원적인 흐름 위에 일상을 위치시킨다.
담장이 처진 닫힌 공간 속 식물과의 일을 벌이는 정원에서 왜 시간은 느려지고 풍부해지는가? ● 5명의 현대미술작가들이 정원이라는 공간의 골격을 추상화한 전시장에서 식물의 자리에 들어간 작품들을 통해 이같은 물음에 답해본다. 강운의 구름 그림이 인간이 만든 유한한 공간에 자연의 무한함을 담는 정원과 캔버스의 유사함으로 구체적인 공간과 시간이되 자연의 섭리로 이를 뛰어넘는 정원과 예술의 자유함을 이야기한다면, 임택의 프레임 안 대나무 정원은 복잡한 인간사의 거울처럼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내기에 그 시작과 끝이 없는 정원의 서사적인 시간을 보여준다. ● 빈 그릇에 전시장 근처의 흙을 담아 잡초일지 꽃일지 모를 싹을 틔우는 김원정은 긴 호흡의 기다림, 그 예측불가능함, 사회적으로 정의되지 않는 것이기에 분석되지 않는 식물의 느린 시간성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이에 반해 정원에서 일어나는 돌봄의 행위에 주목하는 김이박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땅 속의 일과 그 경계를 이야기하는 최성임의 작품들은 유무형으로 쌓여가며 이어지고 움직이는 관계의 언어로 정원의 시간을 돌아보게 한다.
예술의 언어를 통해 작품들은 생명의 원리로 질서화된 정원이 주는 시간성이 우리로 하여금 무엇을 깨닫고 어떤 힘을 얻게 하는지 되묻는다. 식물과 함께 하는 공간과 시간 안에서 일어나는 일. 크고 작은, 어떤 형태의 정원이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식물의 일과 사람의 일은 비밀스러울 정도로 언어화하기 어렵다. 그 안에 들어가는 경험을 통해서만 설명할 수 있다. 이 전시는 그 신비스러운 경험에 관한 것이다. ■ 김은영
Vol.20170402c | 정원사의 시간 The Gardener's Tim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