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WORKS

음하영展 / EUMHAYOUNG / 陰夏永 / painting   2017_0320 ▶ 2017_0412 / 일요일 휴관

음하영_RECENT WORKS展_갤러리 포월스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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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320_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포월스 GALLERY 4WALLS 서울 강남구 논현동 248-7번지 임피리얼팰리스 호텔 1층 Tel. +82.(0)2.545.8571 www.gallery4walls.com

미술시장의 다원화를 모색하며 유망한 차세대 작가의 작품을 집약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 온 '갤러리포월스'에서 2017년 그 첫 번째 개인전으로 '음하영'작가의 전시를 3 월 20 일(월)부터 4 월 12 일(수)까지 개최한다.'실존하는 정보들의 부조화적 조합이 만들어내는 판타지' 세계최고의 온라인쇼핑몰 'amazon'과 최첨단 전투기 '스텔스'기가, '훌라댄스를 추는 원주민'이 캔버스의 한 공간에 자리잡고 있다. 음하영의 작업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수집된 화상(畵像)들에서부터 시작된다. 유아(乳兒)기의 순수 함이 수많은 매체에 노출되면서 자연스럽게 그것들을 흡수하고 동화되고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변화하며 그것들이 섞여 어울리지 않는 듯하면서 어울리는 유기적 결합을 작가는 표현하고 있다. 과학의 집약적인 발전으로 이제는 세계 어디서든 같은 매체를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거짓을 진실로 바꾸고 긍정을 부정으로 바꿀 수 있을 만큼 미디어의 힘은 막강하다. 작가는 우리가 당연시 여기며 받아들이는 그 모든 정보들, 무겁거나 혹은 가볍거나 진지하거나 혹은 진실성이 없는 정 보들을 장난스럽게 또는 해학적으로 재해석하여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것은 아마도 무엇이 진실인지 조차 자각하지 못한 채 부유하는 정보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된 우리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일 지 모른다. ■ 갤러리 포월스

음하영_BlueFairy-KAT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광택 도료_162×130cm_2016

미디어를 통해 본 이미지, 그 너머의 것 ● 자연과 사물, 정신과 지각체험을 함의하는 이미지는 인간 자신이 처한 세계에 대한 시각적인 도식화이자 세계에 대한 분석이며 인간 주체의 시선을 실어내는 수단이다. 그것은 단순한 사물의 재현-모사를 넘어 인간 열망(삶과 죽음을 비롯한 기원성과 주술성 등)의 유무형적 표식이고 상징이자 기호이다. ● 이러한 이미지의 특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파악하는 이들은 예술가이다. 일례로 오랜 역사를 지닌 회화는 한 화면에 화가의 인식작용에 의한 시간의 축적이지만, 그건 단지 기표적인 대상이 아니라 메타포(metaphor)와 상징을 담은 의미체에 가깝다. 동적인 작품들은 실시간의 흐름을 좇아 이야기를 전개하는 서사체로서,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은 어느 하나로 구분되지 않은 채 양자 간 연속성에 근거해 다양한 의미작용을 포함한 문화적이고 정치적인 성격을 띤다.

음하영_Brufe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광택 도료_162×130cm_2017

흥미로운 건 매체의 급속한 발달과 학제 간 결합에 의해 오늘의 시각적 표현은 과거와 확연히 다른 경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매체의 진화가 곧 형식의 범주를 벗어나 미술의 의미체계까지 바꿔놓고 있다는 것이며, 정보미디어의 범람은 가치구분의 낮은 효율성으로 인한 특유의 사변적 감각 경험은 물론, 지배적으로 침투하는 미디어의 영향에 따라 일상의 시지각적 색깔이 달라지고 사회를 이해하는 방식마저 변화될 수 있음을 가리킨다. ● 작가 음하영의 작업 역시 미디어의 영향에 따라 일상의 시지각적 색깔이 달라지고 사회를 이해하는 방식마저 변화할 수 있음을 텃밭으로 한다. 그는 자신의 작가노트에 "매체를 접할수록 정형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미디어의 영향력, 일정한 기준과 규범을 제시하는 사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며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에 일방적으로 노출되면서 그 안의 진짜 이야기는 무엇일까라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고 적고 있다. 이는 매체에 의한 형식에 대한 관심보다는 미디어의 파급력에 따른 '현상' 자체를 의식하고 문제 삼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음하영_Hula-Guys_우든보드에 아크릴채색, 광택 도료_150×150cm_2017

그래서인지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미디어를 통해 본 이미지들의 수집과 이를 이용한 이야기의 재구성 과정에서 얻어진 여러 가지 감정들에 대한 상상의 결과물"이라며, "미디어 콘텐츠의 개인적 재해석의 과정"으로 결론 내리고 있다. 넓게 보면 이 말은 결국 예술은 세계의 일부라는 퐁티(Maurice Merleau Ponty)의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내적으론 세계란 의식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으나 이미지는 의식에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 실제로 그의 여러 작품들은 미디어에서 차용한 다양한 제품을 비롯해 브랜드 로고, 특정문자, 이미지 등이 뒤섞여 있다. 「Curved Vase」(2016)나 「Brufen」(2017)에서처럼 어떤 것은 노골적으로 문자와 이미지의 갈등을 교차시켜 기호성을 드러내지만 또 어떤 것에선 기존의 것을 지워냄으로서 작화적 의도를 강조한 것도 있다.

음하영_MagicNumb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광택 도료_130.3×193.9cm_2016

예를 들면 두 인형이 등장하는 「Hula Guys」(2017)에는 세계 최초·최대의 인터넷서점이자 종합쇼핑몰인 아마존(Amazon)이라는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서로 다른 문화 간 보이지 않는 연결이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 굴레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실체란 일정한 시간의 선 위에 존재하지만 각각의 가상공간 아래 그리드 되는 현재를 상징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또한 가공의 상태가 현존성을 포박한 나머지 현실화되는 작금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 현실과 가상의 구분의 철폐, 보임과 드러남의 가치구분에 대한 질문 역시 반영하고 있다. 이미지자체의 가시성에 비해 의도성은 여러 갈래다. ● 하지만 이 작품은 현실과 동화적 상상력, 작가 자신의 관심사가 깊게 반영된 작업이며 내용에 앞서 시각적 구성(composition)에 먼저 눈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화면을 분할한 것과 색의 병치, 균등한 인상을 심어주는 인물들에서 이미지의 일방성과 통일감을 선사한다. 그렇지만 이 그림은 미디어가 가공한 전통적 이상미, 우상에 대한 이미지를 문화담론의 의미체로 파악하고, 다양한 맥락으로 전개되는 이미지의 언어적 양상과 구조에 관한 의문이 담겨 있다는 게 핵심이다.

음하영_Red-Flower-with-Crocodil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광택 도료_117×80cm_2017

이밖에도 반쯤 잘려나간 다이버를 그린 「Divided Diver Jack」(2016)를 포함해, 「Horse Mask」(2016), 「Nancy & Sally」(2016) 등의 작품들 역시 삶에서 건져 올린 경험들과 기억들, 마음 속 심상, 지각체험 등이 보다 물리적인 표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돕는 작가적 상상력이 덧대지면서 이성이 이미지로부터 이데아(idea)를 추상하는 힘으로의 전개를 염두에 두도록 한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작품은 근작 「Sequence-II」(2017)이다. 전투기가 날아가는 배경 뒤로 「Hula Guys」에서처럼 '아마존'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이 작품은 어쩌면 아마존에선 팔지 않는 게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으며, 가공할 무기마저 무차별적으로 소비되어 이미지 자체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현시대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함축되어 있어 보인다. 허나 이미 익숙한 형상을 차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미지자체의 인위성과 전파력, 학습되는 가치에 대한 의문도 고찰해야할 지점으로 남는다. ● 특히 필자는 이 그림을 보며 '학습되는 가치'에 무게를 둔다. 나아가 과거 프랑스 사회학자 장 보들리야르(Jean Baudrillard)와 얽힌 일화와 맞닿아 있음을 본다. 그는 걸프전이 한창인 1991년 당시 '걸프전은 일어나지 않았다'라는 도발적인 글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는데, 그 글에는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인지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모사된 이미지일 뿐이며, 실제로 미디어 밖에서 걸프전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역설적인 주장이 담겨 있었다. 즉, 그는 이미지를 통해 전달되는 전쟁과 폭력은 마치 컴퓨터 오락처럼 비춰지고, 그 고통은 성찰의 대상이라기 보단 오히려 하나의 스펙터클로 소비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음하영_Sequence-I_우든보드에 아크릴채색, 광택 도료_162×97cm_2016~7

같은 선상에서 음하영의 작품 또한 오늘날 이미지가 우리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Blue Fairy-Kate」를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드러나듯 의미의 구체적 서술을 지우는 행위를 통해서도 이러한 작가의 역설은 구체화된다. 더구나 인위적으로 덜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상하는 힘'은 의미체로서의 회화를 더욱 견고히 만든다. 비록 외적으론 아이들 그림 같은 여운을 심어주지만 「Sequence」연작의 계기판 하나, 별 하나, 「Brufen」에서의 한 문장까지도 예민하게 설계된 장치라고 할 수 있다. ● 나아가 그의 그림들은 표현 수단이 무엇이든 단순한 도상이나 그림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의미론적, 기호학적 해석과 독해에 따라 매우 다양한 층위를 지니며, '아마존'의 기호성이 의미하듯 어떤 단일한 하나의 문화에 종속되기 보단 복잡한 대중적,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또 다시 여러 변주로 개간되고 파생되며 해체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홍경한

음하영_Sequence-II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광택 도료_162×130cm_2017

3~4살 아이가 그려내는 부러울 정도의 자유분방함이 시간이 지날수록, 또 다양한 매체를 접할수록 정형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미디어의 영향력, 일정한 기준과 규범을 제시하는 사회에 대한 궁금증을 가져 왔다. 누구나 지불(Pay)하면 당연히 얻을 수 있는 많은 물건들과 컨텐츠, 의도적으로 이미지가 만들어져 있는 미디어 속 셀러브리티 (Celebrity)들 등, 다양한 대리만족과 감정이입의 대상이 존재하지만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에 일방적으로 노출이 되면서 그 안의 진짜 이야기는 무엇일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음하영_Sequence-III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광택 도료_162×130cm_2017

나의 작품은 미디어를 통해 본 이미지들의 수집과 이를 이용한 이야기의 재구성 과정에서 얻어진 여러 가지 감정들에 대한 상상의 결과물이다. 작은 상상과 궁금증에서 시작된 자료의 수집과 이 과정에서 차용되고 영향을 준 레퍼런스들은 재현된 이미지에 본연의 힘을 넘겨주고, 새로운 의미를 가지는 구성원이 된다. 작품 속 이미지들은 서로가 각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부딪히고, 소리를 내기도 한다.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미디어 컨텐츠의 개인적인 재해석 과정인 것이다. 미디어에서 따온 다양한 제품, 로고, 캡션, 도상 등 뒤섞이고 엉켜있는 레퍼런스들의 조합은 작업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세심하게 계획된 구성의 결과물이며 의도적인 불협화음이기도 하다. 이 부조화와 부유(浮遊)는 내가 보고 듣는 세상을 표현하고, 상상력을 위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비주얼 언어이다. ■ 음하영

Vol.20170320c | 음하영展 / EUMHAYOUNG / 陰夏永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