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1부 / 2017_0310 ▶ 2017_0322 참여작가 / 김유경_김효진_임지민 2부 / 2017_0331 ▶ 2017_0412 참여작가 / 기민정_서지원_이예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그리다 GALLERY GRIDA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12길 21(창성동 108-12번지) B1 Tel. +82.(0)2.720.6167 www.gallerygrida.com
2016년 네번째로 진행된 갤러리 그리다의 신진작가 공모전은 이예(Lost in a Forest, 4월 20일-5월1일), 임지민(시선의 흔적, 6월3일-15일), 서지원(Blindsight, 6월17일-26일), 김효진(Silent Room, 10월28일-11월9일), 기민정(이제 그 시절은 지나갔고 거기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11월11일-23일), 김유경(Visible Invisible, 12월9일-21일)의 순으로 개인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의 전시는 그들의 단체전으로, 개인전이 개별적인 작가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면 이번 전시는 공모전의 총괄 형태로 모두를 일별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공간의 특성상 전시는 1, 2부로 진행합니다. ● 김유경 작가는 자연을, 보다 정확히 말하면 자신이 만난 풍경을 충실하고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보여지는 것을 그린 화면은 어딘가 사진을 연상케 할 정도로 세밀하지만, 그렇기에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입니다. 물 속에 가라앉은 듯한, 깨어나지 않는 꿈을 꾸는 듯한 환영적인 풍경은 화면 속으로 보는 사람을 끌어당깁니다. 그러다가도 문득, 언뜻 낡고 오래된 동양화와는 거리가 있는 듯한 이 작업들이 실은 전통적인 동양화의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 놀랐습니다.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특정한 의미 없이 포착되고 나뉘어진 것처럼 보이는 일상들의 풍경이 김효진 작가가 그려내는 세계입니다. 화면 속에서 나타나는 것을 풍경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딱 잘라서 아니라고 부를 수는 없을 듯 합니다. 화면 속의 주인공은 파편화한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공간입니다. 달리 말하면 시선이 진정한 주인공일 것입니다. 그 시선 역시 작가 본인이 아닌 제3자의 것인 듯 어딘지 냉정합니다. 그렇기에 명백히 의도되어진 뒤틀림 속에서도 공간은 기묘한 현실감을 드러냅니다. 어딘가 집착적인 화면은 실은 관객의 시선을 작가의 침묵하는 공간에, 일상에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 봅니다.
임지민 작가의 화면에서 주인공은 언뜻 사람들인 것처럼 보입니다. 시간을 몇 년 거슬러 가 보면 현재의 작업이 작가의 개인적인 사진, 오래된 사진들을 화폭에 담아내는 것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런 사진들은 미학적으로 계산되고 있지는 않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현실적입니다. 화면 속의 인물들은 때로는 생생하게, 때로는 어색하게 화면 속에 자리합니다.지금의 시점으로 보면 어느 사이엔가 사람들은 화면의 바깥으로 얼굴을 감추었고 색채의 사용도 줄어들어 있습니다. 원래의 사진에서 의미를 트리밍한 것처럼 보이는 화면들은 흔적처럼 남은 시선을 더듬어 가는, 분절된 장면으로만 존재합니다. 이렇게 재구성된 장면들은 원래와는 다른 의미를 가진 낯설고 평면적인 공간으로 우리를 끌어들입니다.
작가를 규정지을 수도 있는 작풍의 변화는 작가마다 모두 다릅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히 디디지만 나아가고 있음은 몇 년의 터울로 보아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는 유형의 작가가 있다면 기민정 작가의 경우 그 대척점에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강렬한 색채가 두드러졌던 시기가 어느 새인가 흑백으로 구성된 금욕적이고 기하학적인 화면으로 바뀌더니 이제는 부드러운 색채와 세밀한 표현이 눈길을 끕니다. 추상성과 구체성 역시 적절히 균형점이 달라집니다. 그러나 작가가 담아내고자 하는 이야기는 과감한 작풍의 변화와는 달리 지속된 맥락을 갖고 있습니다. 어쩌면 전하고자 하는 바의 큰 줄기가 이어진다는 점이 작가에게는 일종의 든든한 닻이 되어 자유로운 변화와 표현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지원 작가가 그려내는 풍경이나 공간은 그 자체로는 특정한 의미를 전달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화폭에 그려져 있는 조각난 일상의 풍경은 전통적인 회화의 문법을 따르고 있지만 담겨져 있는 내용은 전통적 회화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때로는 역동적으로, 때로는 고요하게 구성되어진 화면 속의 비현실성은 포착된 화면의 비일상성을 두드러지게 하는 장치로 기능합니다. 잘 재현된 허구의 화면에 담겨진 의도되어진 낯설음을 관객이 깨닫는 지점이 교감의 첫 번째 스위치가 됩니다. 인식하기는 불가능하지만 볼 수는 있는 화면을 통하여 강렬한 선언 대신 조용한 독백으로 관객에게 말을 건넵니다.
여러 나라를 오가며 노마드적인 삶을 살았던 이예 작가는 자신이 머물렀던, 머무르는 공간에 대한 집착을 화면 속에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추상적이고 표현적인 화면은 실제의 공간이라기 보다는 무의식이나 집착, 향수와 같은 것들이 누구도 구별해 낼 수 없을 정도로 얽혀져 표출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강렬한 색채로 두드러지는 표현은 자기 자신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기도 하며, 추상성의 숲에서 헤메고 있는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 갤러리 그리다
Vol.20170310f | 앞 UP 2016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