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7_0227_월요일_05:00pm
참여작가 피에르 파브르_에나스완시_김주연 배준성_배찬효_이선규_정경희_조선희 서휘진_한현재_정재선_이수현_김정혜
관람료 / 성인 1,000원 / 청소년,어린이 700원 * 자세한 사항은 대구미술관 홈페이지 참고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구미술관 DAEGU ART MUSEUM 대구시 수성구 미술관로 40 (삼덕동 374번지) 1전시실, 어미홀 Tel. +82.(0)53.790.3000 artmuseum.daegu.go.kr
패션은 인간에게 가장 근본적인 욕구 중 하나이며 현대의 패션은 자신만의 개성과 독창성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요구에 부응하며 유니크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일반 대중을 위한 패션인 '프레타포르테'(prêt-à-porter)가 아닌 '오트쿠튀르'(haute-couture) 의상들은 최근 보여주기 위한 순수 작품으로서 전시되고 있다. 실용적이지 않으며 감상용이라는 점,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판타지의 창조물이라는 점, 시 지각을 이용하는 분야라는 점 그리고 상류층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 등 현대 패션의 오트쿠튀르는 예술 분야의 특성과 많은 부분 공통점을 가지고 발전해가고 있다. ● 이 전시는 패션과 예술 두 영역에서 찾을 수 있는 순수한 창조성, 그리고 창조물로부터 만들어지는 인간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요소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이 판타지를 통해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무의식의 세계로 안내하기를 기대한다. 실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 간접 경험만으로 공감할 수 있는 상상의 세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의 정신적인 욕구를 채워주고 있음을 작품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오트쿠튀르 Haute Couture 1) ● 현대사회에서의 패션은 궁극의 아름다움을 지향하며 항상 예술을 동경한다. 일상복이 아닌 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개성이 돋보이는 오트쿠튀르 의상은 예술과 패션이 멋진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패션의 창조적 시도는 예술이라는 범주로 소개되고 전 세계 미술관들의 성공적인 기획으로 인정받으며 대형 전시장에서 소개되고 있다. 이 전시가 의상이 아닌 예술로 소개될 때 관중은 그것을 경이롭다고 여기며 작품으로서 진지하게 바라본다. 의도가 어떻든 순수하게 디자이너의 개성과 아이디어를 보여주기 위한 작품으로서의 오트쿠튀르는 화려하고 비현실적인 것,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순수 창조물로 가치를 인정받으며 작품성으로 평가되고 있다. 예를 들어 패션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작가로 알려진 헨릭 빕스코브(Henrik Vibskov. 1972~. Denmark) 2)의 경우 패션 쇼의 개념을 하나의 전위적인 행위를 하는 무대로 둔갑시킨다. 패션과 함께 배경으로 등장하는 조형물들은 그 자체가 작품으로서 패션과 예술이 한자리에서 소개되며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가령 물로 채운 런 웨이나 알 수 없는 형태의 조형물들 사이로 걷어가는 모델들의 모습은 패션쇼라기보다 오히려 퍼포먼스에 가깝다는 인상을 준다.
디올과 앤디워홀, 꼼데가르송과 아이 웨이웨이, 스텔라 메카트니와 제프쿤스, 그리고 루이비통과 무라카미 다카시, 쿠사마 야요이, 리처드 프린스 등 리미티드 에디션에 광분하는 현대의 패션인들은 유니크한 나만의 것을 갈망한다. 디자이너와 작가의 이 새로운 욕망의 제시는 제3의 판타지의 세계로 이어질 수 있는 시각적 매개체를 만들고 있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화려한 색상과 형태들은 우리의 꿈과 무의식 속에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또 다른 세계를 상상하게 한다. 현실에서는 소유할 수 없으나 판타지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있다. 마음에 담아가는 영원한 소유, 예술에 있어서 판타지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패션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그것을 입고 소유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만족감을 느끼는 것 또한 판타지 안에서 가능하다. 제품이든 작품이든 창의적인 무엇인가를 보여주고자 한다면 결국 무엇을 위해 어떻게 만들었는가에 따라 평가할 수 있다. 결국 기획의 문제이며 어디에 초점을 맞추는가에 따라 상품과 작품의 구별이 가능할 수 있다. 다만 구분에 있어 중요한 것은 지금 눈앞의 이것이 당신에게 어떠한 자극이나 감동을 주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일이다.
시각이 느끼는 모든 것이 새로운 것이라면 ● 2010년 개봉한 팀 버튼 감독의 매력적인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wonderland』3) 에 나오는 배경과 의상, 캐릭터들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시각적 상상의 극치를 보여준다. 예상치 못한 것을 보고 느끼게 되는 신선한 충격의 이 영상은 황홀한 판타지를 시각적으로 화려하게 구현해 놓음으로써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그 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동화되어 마치 실재로 그 세계가 존재하는 것처럼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비현실적이고 화려한 이 영상은 관람객의 감정이 작품속에 동화되어 그 세계 안에서 기쁨과 슬픔, 불안과 공포, 혹은 분노하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가상현실의 세계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마치 낯선 곳으로 떠난 여행에서 느끼는 설렘이나 긴장감과 같이 알 수 없는 새로운 것에 대한 인간의 갈망에 신선하고 유쾌한 자극을 준다. 가장 쉽고 빨리 이해할 수 있는 영상물에 비해 예술은 그것보다는 좀 더 사색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예술에서 새로운 존재, 창조물의 주체는 오직 작가에게서 도출되며 그것의 존재 가치 역시 작가가 만든다. 모든 작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작가는 이야기나 줄거리로 작품을 직접 설명하기보다 시각과 감성에 호소하며 해석의 주체가 작가에서 관람객 개인으로 전도되도록 유도한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새로운 순간, 우리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동원하며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코스츔 Costume : 의상의 상징성 ● 예술에서 등장하는 소재로서의 의상은 우선 등장인물의 신분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자아의 이미지,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신분 계층의 구분이 뚜렷했던 중세시대, 우리나라의 조선시대의 의복은 곧 인간의 신분을 나타내는 관습적 상징이었다. 부두 노동자를 비롯한 노동 계급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엘리아 카잔(Elia Kazan) 감독의 『워터프론트 On the Waterfront』(1954) 4) 에서의 의상은 노동자라는 계급의 상징을 거칠고 남루한 복장으로 보여준다. 현대의 코스츔은 등장인물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찰리 채플린(Charles Chaplin) 5) 의 콧수염, 지팡이, 헐렁한 바지, 꼭 끼는 코트, 큰 신발 등은 보잘 것 없는 신분과 개성 있는 캐릭터의 대명사로 은유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영화나 뮤지컬과 같은 극에서 의상을 분석할 때에는 시대성, 계급, 성, 나이, 색상, 장신구 등의 기준을 적용하여 그 성격에 부합한가를 고려한다면 예술에서의 의상은 그 성격을 이용하여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며 상징적 매개체로 적용한다. 여기에서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다. ● '관습'이란 뜻인 영어의 '커스텀(custom)'의 자매어인 코스츔(costume)은 어떤 시대나 지역 등 특별한 성격을 지닌 복장을 일컫는 말이지만 오늘날은 상징성을 가진 소재로서의 역할이 부여됨으로써 의상의 개념보다 의미전달의 도구로 해석될 수 있다.
기술과 예술의 구분이 뚜렷했던 산업혁명 이전과 달리 오늘날에는 예술에서 추구하는 정신적인 것에 대한 시도들이 예술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최근 전 세계 대형 미술관들이 예술사에 등장하는 명화를 초대하기보다 패션 디자이너들의 작품으로 기획하는 전시를 개최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융 복합 시대의 미술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오늘날의 예술은 점점 대중화를 지향하고 디자인은 점점 예술성을 지향하고 있으므로 두 영역의 경계구분이 모호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판타지의 창조물'로서 두 영역을 볼 때, 예술적 패션의 창의성이 시각적 접근의 판타지라면 예술 작품은 사색적 접근의 환상을 만든다. 도출할 수 있는 감각적인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자유로운 표현의 세계로 초대하는 사람들, 그들이 유도하는 이 환상의 세계는 낭만적이고 형식의 제약이 없으며 무한히 자유롭다. 판타지는 창조의 기본이며 시 공간을 초월하는 영원한 현재형이다. ■ 대구미술관
* 주석 1) 오트쿠튀르 Haute Couture : 고급 맞춤복 원뜻은 '고급재봉'이란 뜻의 불어. 특히 고급 여성복 제작을 의미한다. 영어에서의 '하이패션'(High fashion)과 동의어. 기성복과는 다르게 대량생산하지 않고 예술성을 최대한 중요시 하므로 제작 발표회의 형태로 소개되며 최근 작품으로 간주되고 있다. 2) 헨릭 빕스코브 Henrik Vipskov (1972~, 덴마크) 독창적, 실험적 디자이너, 아티스트. 사진,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순수예술 작품은 물론 그래픽, 세트 디자인, 영화의상, 무대디자인과 다양한 장르의 공연의상 등 다양한 영역의 창작 활동을 펼치는 멀티 크리에이터. 유럽 일렉트로닉 음악밴드 '트렌트모러(Trentemoller)의 드러머. 3)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wonderland : 2010년 영화(109분) 실사와 에니메이션이 합성된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진 영화. (감독: 팀 버튼 / 주연: 미아 바시코프스카, 조니 뎁, 헬레나 보넘 카터, 앤 해서웨이 / 원작: 루이스 캐럴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거울 나라의 앨리스』) 4) 엘리아 카잔 Elia Kazan 감독의 『워터프론트 On the Waterfront』(1954, 미국) 말론 브란도(Marlon Brando"주연의 흑백영화. 오스카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을 수상한 다큐멘터리형식으로 무법지대의 폭력과 정의를 리얼하게 표현한 작품. 5) 찰리 채플린 Charles Chaplin(1889~1977) : 영화배우 및 감독, 영국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상징적 이미지의 영국 희극배우이자 제작자.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등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 유머를 보여준 희극배우의 대명사.
Vol.20170228d | 판타지 메이커스_패션과 예술 Fantasy makers_Fashion & Ar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