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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료 / 개인 8,000원 / 청소년 7,000원 / 어린이 6,000원 * 24개월 미만, 65세 이상 무료관람
관람시간 / 10:00am~06:00pm 하절기(4~11월), 공휴일, 주말_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 마감시간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가나아트파크 어린이미술관 5전시장 GANA ART PARK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17(일영리 8번지) Tel. +82.(0)31.877.0500 www.artpark.co.kr
허산 작가의 제6회 개인전 『7개의 기둥들』은 가나아트파크 제5전시장 건축 공간을 이용하여 특별히 설치한 것이다. 기둥이 없고 구조만 존재하는 가나아트파크 전시 공간에 기둥을 설치함으로써 "구조를 지지하는 기둥"을 선보인다. 우리는 '7개의 기둥들'을 눈과 신체를 이용하여 천천히 살피면서 공간 속에 스며든 조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관람객은 전시 공간에 들어섰을 때 작품으로서의 기둥과 구조로서의 기둥을 '착각'하게 된다. 바로 이 지점이 조각과 건축 공간의 상호작용에서 벌어지는 상상력을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입구' 역할을 한다. 허산 작가는 조각이라는 장치를 통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시각과 건축 공간의 사각지대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 가나아트파크
허산 작가 & 박정원 큐레이터 대담(2017년 2월) ● Q. 기둥을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서 얘기해 주십시오 근현대 건축에서 기둥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1887~1965)라는 건축가가 처음으로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해서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기둥' 때문입니다. 기둥으로 인해 벽체를 자유롭게 세울 수 있게 된거죠. 우리가 현대 사회를 살면서 매일 마주하는 공간이 건축공간이잖아요. 이렇게 접하는 공간들은 아파트처럼 생활하기 편리하도록 이미 어떤 형식으로 틀이 만들어져 있는 것 같아요. '본다'라는 행위 역시 어떻게 보면 보는 시야의 범위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시장 역시 작품 외에 공간이나 다른 것을 보거나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기둥에 악기나 도자기 등 오브제를 넣어 놓음으로 해서 공간 그 자체를 환기시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보고 싶었습니다.
Q. 허산 작가가 만든 '조각'이라는 장치로 다양한 경험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허산: 제가 만든 기둥은 진짜 기둥이 아닌 가짜이고 깨져있어요. 예를 들어 잉크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물 전체가 파란색으로 변하는 것처럼 어떤 예술적인 장치로 인해 공간 전체가 조각 체험을 할 수 있는 대형 작품으로 전환된다고 생각합니다. 비유를 들어볼까요? 경주에 남산이 있어요. 맨 꼭대기에 탑이 있는데, 그 탑의 형식이 좀 특별해요. 만약 기단(基壇)이 5개가 있어야 한다고 하면, 그 마지막 기단을 안 만들어 놓았는데요. 그 마지막 기단을 산 전체로 대체 한 겁니다. 탑으로 인해서 남산 전체가 어떤 탑이 되어 버린 거죠. 제 작업도 경주 남산과 비슷한 점이 있고, 조각을 대하는 태도 역시 동일한 맥락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조각의 역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조각, 즉 3D 이미지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돌아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관람객이 주체가 되어 시각을 통해 자유롭게 취할 수 있는 이미지가 무한대로 증폭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7개의 기둥들 중에서 어떤 기둥은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오브제가 처음부터 보이지 않지만, 공간 사이를 들어가거나 고개를 들어 다양한 시선 안에서 오브제를 찾을 수 있어요. 제 작품을 통해 본다는 것은 '신체를 동반한 체험' 같아요. 시각의 범위를 다른 감각의 차원으로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이 제가 조각을 통해 실현시키고 발전시키고 싶은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 전시 『7개의 기둥들』에 등장하는 기둥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2006년에 기둥 작업은 제가 실제 공사현장을 보고 예술 작품과 헛갈린 경험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둥이 있을 만한 자리에 기둥의 중간을 훼손시킨 채 설치하고 바닥을 기울이는 등 공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다양한 작업을 했습니다. 그 이후부터 건축 환경을 이용하여 그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해프닝을 만들어 보았어요. 사람들의 '착각'을 유도한 거죠. 이 착각은 조각과 건축 공간 등 다양한 담론과 상상력으로 연결되는 어떤 '입구'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이번 제 6회 개인전은 이전 전시와 동일한 작품으로 구성했지만 이 전시 공간만의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가나아트파크 미술관 공간은 기둥이 없고 구조만 있는 장소인데, 기둥을 설치함으로써, 말 그대로 '구조를 지지하는 기둥'이 됐습니다. 구조가 있어야 완성되는 작품으로서, 다양한 현대 건축 구조 안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미처 인식하지 못한 기둥에 대해, 나아가 공간과 조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P.S. 기둥을 만드는데 사용한 콘크리트에 대한 견해 작품 「7개의 기둥들」 은 있었다가 없어지는 작품으로서 한시성이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입니다. 밖에 있는 브론즈 작품과 성격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볼 수 있죠. 제가 사용하는 '콘크리트'라는 재료와 작품은 계속 변한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시멘트는 사실 굉장히 오래된 재료예요. 시멘트가 로마시대부터 사용되었다고 해요. 석고에 화산재를 섞어서 사용한 것이 시멘트가 된 겁니다. 그런데 시멘트로 만든 한국의 아파트는 재개발로 인해 수명은 100년이지만 그보다 훨씬 빨리 사라지고 다시 지어집니다. 우리가 도시라는 환경도 좀 시간을 길게 보면 항상 변화하는 곳이죠. 다시 말하면, 제가 그러한 도시 공간 내에서 작업한 일련의 작품들 역시 변화된다는 건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콘크리트란 오래된 재료가 진화해 온 것 처럼요. ■
Vol.20170225c | 허산展 / HURSHAN / 許山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