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세라믹루키

2017 CERAMIC ROOKIE展   2017_0224 ▶ 2017_0507 / 월요일 휴관

작가와의 대화 / 2017_0311_토요일_02:00pm

김명주 『비밀의 형상들 Secret Faces』展 큐빅하우스 갤러리 5 이은영 『아드로게의 정원 The Garden of Adrogué』展 큐빅하우스 갤러리 6

주최 / (재)김해문화재단

관람료 / 성인 2,000원 / 중고등학생,군인 1,000원 / 초등학생 5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CLAYARCH GIMHAE MUSEUM 경남 김해시 진례면 진례로 275-51 큐빅하우스 갤러리 5,6 Tel. +82.(0)55.340.7000 www.clayarch.org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2010년부터 매년 도자 분야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세라믹 루키전을 개최해 왔다. 올해의 세라믹 루키는 김명주, 이은영으로 두 작가는 프랑스에서 유학하였으며, 2015년부터 16년까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세라믹창작센터 입주 작가로 「영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두 작가 모두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색채가 강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작품이 추구하는 바는 극명하게 갈린다. 김명주는 프랑스에서의 10여 년 동안 미지의 세계를 찾아가는 여행자처럼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경험들을 작품으로 이끌어내는 반면, 이은영은 프랑스에서 바라본 한국의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들을 강하게 인식하고 그와 관련된 작업을 해오고 있다. 두 작가는 세라믹 재료를 능숙하게 다루며 드로잉을 통해 작업을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든다. 도자와 드로잉의 결합이 보여주는 전시공간은 드라마틱하며 작가의 의도를 내포하고 있기에 관람객은 이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2017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세라믹루키-김명주_비밀의 형상들展_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_2017
2017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세라믹루키-김명주_비밀의 형상들展_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_2017
2017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세라믹루키-김명주_비밀의 형상들展_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_2017

『비밀의 형상들』에서 김명주는 조형 작업을 위한 드로잉과 페인팅 작업을 함께 선보인다. 그는 흙으로 조형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많은 양의 드로잉부터 시작한다. 드로잉을 할 때 중요한 점은 작가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감정들을 훼손 없이 최대한 그대로 손으로 옮겨 표현되도록 노력한다는 점이다. 작가의 마음, 가슴, 그리고 손끝으로 이어지는 드로잉은 의도적으로 그려지는 것이 아닌 감정의 느낌을 가능한 날 것으로 표현하는 무의식적인 것에 더 가깝다. 어느순간 마음에 드는 드로잉이 나오면 흙으로 조형작업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에 최대한 귀 기울여 내면의 소리에 집중한다. 그는 흙으로 성형을 하는 내내 마음이 가는대로 손끝이 표현하는 무아지경의 상태에 들고자 노력한다.

김명주_조용한 빛_도자, 유약_52×50×37cm_2015
2017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세라믹루키-김명주_비밀의 형상들展_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_2017
김명주_apparitio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94cm_2017
김명주_잎으로부터_종이에 크레용_77×112cm_2016

"나에게 작업이란 십여 년간 외국에서 '나'라는 자아를 지키고 지탱해준 삶과 같은 것이다. 아는 사람이 거의 없던 그곳에서 작업은 사람들과 나를 소통하게 하고 자아를 다시 발견하게 하고 가꾸어 올 수 있게 한, 일종의 나만의 '언어' 가 되어 있었다. 서툴렀던 나의 '언어'도 삶의 깊이가 생기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깊어지고 이제 작업은 나와 뗄 수 없는 나만의 소통방법이 되었다." (김명주) ● 작가노트에서 보듯 그의 작업은 자신과 타자간의 소통 수단이다. 김명주는 무엇을 만들던 내 자신과 만드는 순간이 진실했을 때 작품을 보는 사람도 어떠한 인상을 받고 교감을 끌어낼 수 있는 것 같다고 언급한다. 그래서일까? 김명주의 작품에는 애절함이 녹아있는 듯하다. 그리고 그러한 느낌은 관객들에게도 충분히 전달될 것이라 여겨진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한국에 들어와서 제작한 최근 1년 치의 작업들로 주로 식물의 시들어가는 모습을 제작하였다. 프랑스 유학시절부터 종종 작업에 등장하는 식물의 형상은 그의 작업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드로잉과 도자작업에 등장하는 식물의 형상은 대체로 말라비틀어졌거나 어두움에 물들어 있으며 인간처럼 보이는, 혹은 천사일지 악마일지 모르는 무엇과 결합되어 오묘한 느낌을 머금고 있다. 뭉그러진 형태와 두텁게 흘러내린 유약은 한데 어우러져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촛불과 식물 그리고 인간의 형상은 서로 얽히고설켜 복잡한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미 시들어버린 식물은 인간의 존재론적인 질문에 대한 작가의 은유적 소재로 작가는 영원할 수 없는 인간의 유한함과 그로 인해 더욱 빛나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시들어가는 식물의 형상을 빌어 표현하고 있다.

이은영_아드로게의 정원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7
이은영_아드로게의 정원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7
이은영_아드로게의 정원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7

이은영의 작업 중 상당수가 시나 소설 같은 문학으로부터 출발한다. 혹은 작가가 직접 쓴 짧은 우화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은영은 「아드로게의 정원」을 포함하여 4개의 작업을 선보인다. 각각의 작업들은 작가의 경험과 시각을 통해 바라본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는 작업들이다. 『아드로게의 정원』은 전시 제목이자 작품의 제목이기도 하다. 작품 「아드로게의 정원」은 아르헨티나의 문학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쓴 시 『아드로게』 로부터 영감을 받은 설치 작업이다. 보르헤스가 유년시절을 보낸 아르헨티나의 아드로게 지역을 떠올리며 이제는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아드로게의 뜰과 정원을 회상하며 추억에 잠기듯이 이은영은 가장 순수했고 즐겁게 작업하던 옛 시절로 돌아가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그와 같은 마음으로 창작을 통해 다른 이들과 소통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만든 설치 작업이다. 그가 이런 작업을 하게 된 이유는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느낀 삶의 경험들에서 세상을 넓고 깊게 바라보기 시작하였고 그로인해 인간과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들에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은영_하...그림자가 없다_도자, 조명, 목탄 드로잉_가변크기_2016
이은영_검은 짐승이 뿜어내던 것_도자, 우레탄폼_150×150×30cm_2016
이은영_검은 짐승이 뿜어내던 것_도자, 우레탄폼_150×150×30cm_2016

「검은 짐승이 뿜어내던 것」은 트라우마에 대한 작업으로 익숙한 사물이나 풍경이 어떤 일을 겪고 난 후, 예전과 같은 시각으로 보이지 않음을 표현한 것이다. 작가에게 친근했던 동네 목욕탕 굴뚝 이미지가 미디어에서 쏟아져 나오던 굴뚝 농성의 이미지를 접하고 난 후 그것과 겹쳐 보이기 시작하고, 나아가 굴뚝에서 뿜어내는 것이 단순한 연기가 아닌 감정을 토해내는 짐승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이은영은 세월호나 난민선들의 침몰에 관한 작업인 「바다우로 밤이 걸어온다」에서도 그 이전의 바다와 이후의 바다는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고 말한 바 있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은 자본과 물질을 인간보다 우위에 놓고 마는 어리석음을 저질렀다. 작가에게 산업화의 상징인 굴뚝은 더 이상 노동자의 생계수단이 아닌 그들을 해치는 괴물처럼 보였을 것이다. ● 「그 언덕에 아직 사람이 있었다」는 부산 만덕동 5구역의 재개발에 대한 작업으로 만덕 5지구는 1970년대 주거환경 개선을 명목으로 영도․초량 주민들이 강제 이주되어 정착하게 된 곳이다. 그러나 40년이 지나 만덕 5지구는 다시 한번 주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같은 개발논리에 의해 강제 철거당하여 평생의 터전을 잃어버린 장소가 되었다. 부산이 고향인 작가에게 40년이 지나도 이와 같은 현실이 반복되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목격하는 것은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작가가 현장을 찾았을 땐 이미 주민들이 살았던 흔적은 사라지고 부서진 파편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는 부서진 주거지의 파편에서 평생을 살아 온 주민들의 삶의 풍경을 찾아내었고 그들의 시대를 기록하고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자 전시장의 설치 작업으로 끌어들였다. ● 「하... 그림자가 없다」는 사회현실에 대한 준엄한 비판의식을 시 속에 구현하고자 애쓴 김수영이 1960년대 발표한 시의 제목을 작품의 제목으로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들에 관심이 많은 이은영은 관객의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은유적인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작가는 가운데 놓인 조형물을 비추는 조명을 설치하여 벽면에 그림자를 만들고 그 그림자를 덮는 그림을 그렸다. '그림자가 없으면 실체도 없다'는 작가의 인식에서 비롯된 작업으로 우리가 보고 느끼는 판단과 생각은 어쩌면 실체가 없는 허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은영_그 언덕에 아직 사람이 있었다_도자, 수집된 파편_가변크기_2015~6
이은영_그 언덕에 아직 사람이 있었다_도자, 수집된 파편_가변크기_2015~6

이처럼 김명주와 이은영은 나와 타자간의 소통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면서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업을 풀어내고 있다. 이들의 작품들은 은유적이며 때론 직설적이다. 이는 관람객들에게 더욱 강력한 호소력을 지닌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세라믹, 드로잉, 다양한 오브제와 더불어 장문의 텍스트를 함께 전시 한다. 작가의 글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은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스며들 것이며,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걷다 서서 작가가 펼친 세계로 들어가 그들이 써내려간 예술의 시에 흠뻑 젖어들게 될 것이다. ■ 김승택

Vol.20170224f | 2017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세라믹루키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