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동문작가 3인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 토요일_11:00am~08:30pm / 월,화요일 휴관
이태원 예술공간 아트인선 arTinsun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43-16 Tel. 070.4157.2016 www.artinsun.com blog.naver.com/artylook
이번 『이면』 전시는 정면의 뒤에 존재하는 이면에 대한 정가희 박혜진 이상돈 각자의 시선을 반영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세 명의 작가들은 무엇이 정면이고 이면인지 규정지을 수 없는 '생활하는 나' 와 '작업하는 나' 사이에 공통적으로 서있는 동시, 서로 다른 습관적 관심의 이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 전시는 크게 안과 밖, 공간, 자연 세 가지의 섹션으로 나뉘고 이어진다. 일련의 전시 흐름에는 인간의 감정이라는 개인적인 상념으로 시작된 '안과 밖'에서 출발하여 감상자 시선의 크기가 '공간' '자연' 으로의 순차적 확장이 연결되는듯하지만 결국, '자연'에서 인간 내면의 기억, 상상력 등 개인적 상념들을 또다시 마주함으로 정면과 이면을 분리하는 이분법적 입장보다는 정면과 이면이 공존하는 양면적 입장 혹은 사전적인 의미를 넘은 정면과 이면의 혼재된 위치 설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 '정가희_안과 밖'에서는 인간의 감정에 대해 집중하는 듯하지만 미디어 문화에 가려지고 왜곡되는 개인의 감정에 대한 사회적 이야기가 반영되어있고, '박혜진_공간'에서는 도시 이면의 재개발이나 주택난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보여주고 있지만, 도시 곳곳을 작가가 산책하는 듯한 관찰자의 시점의 감성적 작업이나 작가가 있는 공간과 우울감, 무기력감을 직접 드러내는 개인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작품들도 볼 수 있다. 또한 '이상돈_자연'에서는 광대한 자연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듯하지만 작가의 유년시절 기억을 담은 커피라는 소재로 인간의 심상에서 시각화된 자연을 장르적 다양한 감각으로 펼쳐내는 것에 중심을 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 이처럼 이면의 전시 구성 뒤에는 구분된 섹션마다 개인과 이미지, 사회적 문제 등이 서로 중첩돼있어 각자가 제시하는 이면들이 모여 한 개의 덩어리감을 가진 정면처럼 보이기도 한다. ●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 속에서 작가들 각자가 주목한 이면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관객들은 우리의 삶 속에서 어느 부분에 대한 이면인지 귀 기울여주길 바라며 어떤 정면보다 더 정면 같은 리얼한 이면의 존재함에 대해 관객들 또한 각자 자세히 들여다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정가희는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임으로 느껴지는 내면적인 의식세계에 몰두했던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안과 밖, 그 사이에서 공존하고 있는 '감정'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그것을 포착하려 한다. ● 정가희의 작업에는 미디어 문화가 왜곡시키는 개인적 감정에 대한 탐구 의식이 중요한 바탕을 이루고 있으며 가장 먼저 감정이 발현되는 무의식적 몸의 반응(떨림, 놀람, 눈물)에 대해 신체를 비틀게 표현하거나, 외부의 사실적 이미지를 추상화 시켜나가는 과정을 담은 평면작업, 그리고 내부의 감정을 드러내는 수단으로의 언어가 외부로 전달될 때, 감정의 사실들에 대한 축소나 변형의 여지를 갖는 것을 작가가 읽었던 책의 텍스트를 지워내는 역설의 작업으로 보여주는 등 이미지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결과물들을 선보임으로 감정의 본질인 이면을 찾아왔다 ●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읽었던 책들 부분부분의 텍스트를 발췌하고, 그 선택된 언어들의 착시현상을 의도한 영상설치 작업을 통해 언어라는 외부가 사적인 영역으로 받아들여지고 소화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의 복합적 감정들을 관객들과 공유 가능케 하고자 한다.
박혜진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이면을 보여주고자 한다. '공간'에 대한 관찰은 작가 개인의 건축에 대한 관심이고 그 관심은 현재의 세련된 건물과 상반되는 '오래된 집'으로부터 시작되었다. ● 철거 중인 건축자재나 살림살이가 쌓여있는 장소의 발견은 사라져가는 공간에 대한 작가의 향수와 반발감이 뒤엉켜 도시 재개발, 서울의 심각한 주택난 등 도시 이면에 대한 현실의 문제를 꼬집으며 작가의 평면과 설치작업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 ● 이번 전시에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매체 중심적 시스템과 집 건물 도시 속 조성된 환경 속에서 살아가며 공간의 부속품으로 전락된 자화상을 일률적인 '아파트'의 상징성과 좁은 사각형 수조에서 분리되어 생활하는 '베타'라는 물고기로 대변하여 설치작업을 진행했다. 이와 대비하여 도시 곳곳의 주거구역을 만지고 느끼며 산책하는듯한 작가의 관찰자적 시선이 묻어나는 도시 이면의 풍경을 담은 영상설치작업을 같이 감상할 수 있다. ● 또한 작가는 '내가 있고자 하는 공간'과 '내가 지금 있는 공간'과의 불일치에 대한 스스로의 무기력을 드러내며, 이는 현대인들이 나의 아파트를 갖는다는 것은 어쩌면 동화 속 이야기와 같은 일임을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공간에 대한 또 다른 문제 제기 일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현실 공간과 가상 공간의 간극에서 침잠하는 인간의 모습을 투영한 추상적 평면작업을 통해 이 사회의 공간 속 이면을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
이상돈이 바라보는 자연의 이면에는 작가의 어릴 적 기억에 기반을 둔 시간과 장소, 경험이 뒤섞이고 경계가 허물어진 상상적이고 이상적 자연이 존재한다. 그 기억에는 땅의 숨결이 있고 산의 느낌이 있고 숲 속의 바람, 그리고 동물들이 뛰논다. ● 작가의 기억을 하나하나 쌓아 올리듯 캔버스 위에 수십 번 이상 반복적인 젯소를 쌓아 올려 퇴적층의 두께감 만들고, 나이프와 같은 도구를 이용하여 긁어내는 방식으로 무수히 많은 선의 새김과 선 긋기를 통해 내면의 눈에 맺힌 자연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 또한 작가가 유년시절을 보낸 인도네시아의 내음 촉감 색채 등을 내포하고 있는 커피라는 소재는 감각적 흥미를 유발하며 연한 어두운 갈색의 커피 물이 캔버스와 은은하게 섞여 배경이 되고 그 위에 좀 더 진한 색의 커피 물이 나이프로 긁어 만들어진 선들에 입혀지고 자유롭게 흘러내리고 그려지며, 커피는 작가의 현재와 과거를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 이러한 작가의 쌓고 새기는 수공예적인 노력과 작품에서 일관되게 보이는 커피 물의 농담, 절제된 색조는 화면에서 적절한 긴장감과 무게감이 어우러진 조화로운 자연을 구현하며 작가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듣는 듯 파노라마적 연출을 만들어낸다. 그럼으로 관객들은 '자연'이라는 주제적 중심 이면에 작가의 심상 속 장면들을 만날 수 있다. ● 이상돈 작가는 커피라는 소재를 채택함으로 자신의 유년 기억 속 자연을 현재로 소환하고, '평면이지만 평면이 아닌' 평면에서 벗어난 확장된 회화의 가능성을 시도하기 위해 평면에 입체의 작업 방식이나 설치적 요소들을 도입한다. 회화의 기본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새로운 실험을 보여주는 다양한 작업을 지속하고 있으므로, 이 또한 작가의 자연에 대한 이면과 함께 회화에 대한 이면으로 이어질 수 있겠다. ■ 최인선
Vol.20170224e | 이면 HIDDEN SID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