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붉은 넓적다리 사슴벌레

2017_0201 ▶ 2017_0214 / 일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 민수진_박가연_방은희_윤지아_이문영_이소의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최정아 갤러리 CHOIJUNGAH GALLERY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94(상수동 72-1번지) 홍익대학교 홍문관 로비 Tel. +82.(0)2.540.5584 www.jagallery.co.kr

전시를 아우르는 타이틀인 『꽃 붉은 넓적다리 사슴벌레』는 일본 밴드 페니실린의 노래 「NAMJA E ROMAN(남자의 로망)」의 가사에서 인용되었다. 이 곡은 한국에서 일본어 가사가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던 2000년대에 만들어졌다. 한국어로 의미가 통하지만, 곡을 일본인 가수가 일본어 특유의 발음과 억양을 절제 없이 부름으로써 완벽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미묘한 뒤틀림을 전달하게 된다. 그러므로 기능적으로 범용성을 갖추고 있지만 동시에 어설픈 뉘앙스가 남아있는 일종의 번역의 경계의 지점이 존재하는 것이다.

재미있게도 곡 중에 등장하는 사슴벌레가 어엿한 성충이 되기까지 인내하는 4년이라는 긴 시간은, 이번에 기획된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의 상황과도 엇비슷한 면이 있다. 2월을 맞아 「최정아 갤러리」에는 조소과 대학원 석사과정의 졸업예정에 있는 다양한 경향성을 지닌 6명의 작가들-민수진, 박가연, 방은희, 윤지아, 이문영, 이소의-이 초대되었다. 장래 유망한 이 젊은 신진 작가들은 그동안 거침없는 자유로운 형식과 과정중심의 구두점을 찍지 않는 실험적인 작품 활동을 즐겨 선호해왔다. 자유분방한 특징 때문에, 판매 위주의 형태로 운영되는 상업 갤러리에서의 전시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게 되면서, 작가들은 작품들에 새로운 괄호를 씌우고 환경의 특성을 고려하는 '번역'활동을 개시하고자 한다. ● 전시를 기획하며, 작가들이 이처럼 여러 가지 상황에서 직면하는 끊임없는 번역의 수고로움을 일부러 마다하지 않는 것은, 사슴벌레가 성충이 되면서 탈피하기를 멈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반대로 각자는 결코 완성될 수 없는 불완전한 유충의 상태에서 몸을 뒤덮고 있는 갑갑한 막을 짐작해볼 뿐이다. 그 결과로 상업 갤러리를 이미 하나의 규칙과 질서가 있는 장소로서 해석하며, 선택지의 빈칸을 작가들 나름대로 모색하는 기회를 가져보기로 했다. 이는 단순히 상업예술과 비상업 예술을 구분 짓고자 함이 아니라 서로 다른 맥락에 놓여있는 언어라고 상정하고 번역하면서, 교류의 영역을 넓히고 해석의 범용성을 극대화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

민수진_**-* *_현수막 인쇄, 아크릴 채색, 가발 가닥_30×30×6cm, 20×40×6cm_2017
민수진_**-* *_현수막 인쇄, 아크릴 채색, 가발 가닥_30×30×6cm, 20×40×6cm_2017_부분
민수진_**-* *_현수막 인쇄, 아크릴 채색, 가발 가닥_30×30×6cm, 20×40×6cm_2017_부분

얼굴꽃이 활짝 폈다. 얼굴꽃을 이루는 꽃잎들은 서로를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얼굴꽃들 사이를 꿀벌들이 왔다 갔다 한다. 얼굴꽃은 어떤 몇몇의 꿀벌에게만 자신 깊숙이까지 접근하는 것을 허용한다. 그렇게 허락된 몇몇의 꿀벌들은 얼굴꽃의 내밀한 곳에서 아주 잠깐 머문 후에 떠난다. 꿀벌과 얼굴꽃은 서로를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한다. 얼굴꽃잎들은 서로 어떤 관계 일까. 얼굴꽃들은 서로 무슨 사이 일까. 얼굴꽃과 꿀벌은 어떤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걸까. 사람이기에 모르는 것 투성이다. ■ 민수진

박가연_mantra of avalokitesvara (관세음의 진언)_ 화선지에 채색, 족자, 콜라주_72×42cm_2017
박가연_wohin gehst du_장지에 채색_61×182cm_2016
박가연_Peaceland_혼합재료_35×110×30cm_2016

나의 작업은 무의식 속에 혼재되어 있는 신화적, 종교적 원형들을 허상적 공간에서 실제적 공간으로 시각화 하는 것이다. 이러한 원형의 이미지들로 구축한 가상의 서사를 '슈도-내러티브(Pseudo-Narrative)'라고 명명하기로 한다. 상징을 가진 아무 연관성이 없는 이미지들이 뒤섞이면서 관람자로 하여금 마치 어떠한 이야기가 설정되어 있는 것처럼 상상을 하도록 작용한다. 가상의 서사인 '슈도-내러티브'는 작가에서 관람객에게로 넘어가 다른 자아의 시공간 속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 박가연

방은희_key board_아크릴_19×42×6cm_2017
방은희_반복을 위한 재귀의 오류, 학, 에스키스_트레팔지, 페인트_가변설치_2017
방은희_key board_아크릴_42×19×6cm_2017 방은희_면의 접합_eva폼_가변설치_2017 방은희_반복을 위한 재귀의 오류, 학_아크릴, 페인트_120×120×10cm_2017 방은희_반복을 위한 재귀의 오류, 학, 에스키스_트레팔지, 페인트_가변설치_2017 방은희_반복을 위한 재귀의 오류, 학, 에스키스2_하드보드지_가변설치_2017

「반복을 위한 재귀의 오류」 시리즈의 첫 머리가 되는 학종이 접기이다. 접는 절차를 초기화하고 도안을 새롭게 분석하며, 그 과정에서 산출되는 비례선들로 표면을 엄격한 잣대로 파악하고 나눈다. 따라서 이 내재적 선들은 학을 접기 위한 외부 기준선과는 달리, 비가시적인 질서나 체계를 재탐색하며 중첩된 알고리즘을 해체한다. 평면화된 학의 표면은 사각 캔버스에서 분리되어 비로소 독립된 개체가 된다. 반대로 「key board」는 각 개별적인 알파벳을 중첩시키고 키워드를 아나그램으로 만들어 읽힐 수 없는 복잡단순한 통합된 이미지가 된다. 방은희는 뚜렷한 방향성을 가진 기계의 존재양식을 면밀히 들여다 보며, 발생가능한 사유의 방식을 확장한다. ■ 방은희

윤지아_무늬_#1_실크에 UV 프린트, 텍스트_가변설치_2017
윤지아_무늬_#2_잘게 부순 대리석, 텍스트, 철_가변설치_2017
윤지아_무늬_#3_잘게 부순 돌, 텍스트_가변설치_2017

수많은 연금술사들이 자연의 시간에 개입하여 인위적으로 금을 만들고자 했던 욕망 속에 기꺼이 삶을 바쳤지만 단 한명의 연금술사도 그 욕망을 충족시키지 못한 체 죽었다. 인류의 연금술을 향한 열정은 14세기에서 17세기 황금기를 누리다가 A.L.라부아지에의 실험적 원소개념이 확립되면서 식어갔다. 비록 연금술의 화려한 역사는 막을 내렸고 기원전 3400년경 최초의 연금술사였던 헤르메스트리스 메기스토스와 나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흘렀지만 자연을 우리의 목적과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다시 만들어내고 소유하려는 프로메테우스적 열망은 여전하다. 나의 작업들은 소유욕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이 오랜 역사의 욕망에서 시작된다. 이번 전시에서의 작업들은 돌이 쌓아놓은 지층을 바라보았을 때 느낀 아름다움이 소유욕으로 연결되면서 출발한다. 본능적으로 나는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여 소유 할 수 있을지 떠올린다. 계획대로 된다면 그 아름다운 무늬는 물질로서 나에게 소유당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무늬를 갖지 못하고 삭제하기로 결심한다. 그 무늬는 소유당할 만 한 것인가. 이 물음은 작업이 끝난 순간까지 계속된다. ■ 윤지아

이문영_꽃 붉은 넓적다리 사슴벌레展_최정아 갤러리_2017
이문영_미끄러지는 것들_잉크, 종이, 나무, 철사_91×21×89cm_2016_부분
이문영_전나무 숲 가운데 폭포의 나무 찾기 A_종이에 펜, 아크릴, 시트지_가변설치_2017_부분

작업 중 썼던 메모장에서 발췌한 글, 부분 ● "전나무 숲 가운데 폭포" 사진을 찍을 때 본 몇 가지 소재, 이를테면 돌, 나무, 노랑울새, 폭포를 드러내기 위한 초벌 작업이다. 초기에는 사물, 예를 들면 돌멩이에 대해서, 돌이 돌로 불리기 전의 형상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다. 나는 돌 형상을 그린 다음, 사진을 찍고, 구기고, 접고, 굴리고, 다시 사진을 찍고, 위에 덧그리거나 잘라내는 방식으로 돌의 이미지를 찾아갔다. 그 결과 면이 세 개로 나뉜 납작한 이미지가 나타났다. 사물,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것에 이미지를 뒤집어씌운다고 생각했다. ● 사물이 나를 통해서 구현된다 한들 그 이미지는 눈으로 보는 것과 만지는 것의 관계에 대해서 닿아있지만 맞붙을 수 없고, 잡힐 것 같지만 잡을 수 없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므로 사물의 대상이 된 돌이(나무, 노랑울새, 폭포조차도) 어디에서 어떻게 드러나야 할지 고민해야 했으며, 나는 이것이 조각으로 나타나는 지점을 입체와 평면의 중간에 있게 할 수밖에 없었다. ■ 이문영

이소의_꽃 붉은 넓적다리 사슴벌레展_최정아 갤러리_2017
이소의_붉은 갈색 네모 red-brown square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33×22cm_2017
이소의_모서리들 the corners_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33×33cm_2017

이소의는 얕은 입체인 작은 색종이를 촬영, 편집, 출력의 번역 과정을 거쳐 색, 평면, 입체라는 질료의 속성을 사진이라는 단일 이미지로 드러낸다. 이는 이미지의 번역을 통한 회화적 공간을 실험한 것이며, 지속적으로 영상, 사진,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시각 이미지와 사건의 서사 관계에서 일어나는 시차를 탐구하고 있다. ■ 이소의

Vol.20170205d | 꽃 붉은 넓적다리 사슴벌레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