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7_0201_수요일_05:00pm
1부 / 2017_0201 ▶ 2017_0212 참여작가 / SINZOW_구레모토 토시마츠_신나군 2부 / 2017_0214 ▶ 2017_0225 참여작가 / 김성호_김정은
관람시간 / 11: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 마지막 날은 01:00pm까지 관람 가능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0)2.738.2745 www.gallerydam.com cafe.daum.net/gallerydam
지난 한 해 동안 갤러리 담에서 진행한 전시 중에서 다시 살펴봤으면 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모아서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1부에서는 사람들의 본성과 내면을 표현하고 있는 일본 작가 SINZOW와 Toshimatsu Kuremoto의 조각 작업과 신진작가 신나군의 작업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 일본 작가 SINZOW는 끊임없이 인간의 본성에 관심을 가지고 정진하고 있다. 서양화를 전공하였으나 어릴 적부터 배워온 서예를 최근 작업에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일본 수제한지에 먹으로 농묵을 조절해서 그려 넣은 「신의 개」 시리즈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SINZOW는 서양화를 전공하였으나 어릴 적부터 배워온 서예를 최근 작업에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여자」 란 작품에서는 작가가 뒤늦게 임신하면서 느끼게 되는 어머니와 아이와의 연결된 생명체의 모습이지만 출산이라는 당면 과제 앞에 자신의 불안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출산의 기쁨을 간결하게 받아들일 수가 없게, 출산후의 여러 가지 불안에 대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작가는 말하고 있다. 일본 수제한지에 먹으로 농묵을 조절해서 그려 넣은 「신의 개」는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보여주고 있는 시리즈이다. 일본에서 개는 신사의 입구에 고마이뉴라고 하여 쌍으로 놓인 조각물이기도 한데 다산의 상징이라고 한다. 작가는 근간에 옛날이야기와 신화에서 작업에 영감을 받아서 작업하고 있는데 이 이야기들에서 인류의 보편성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 갤러리 담
SINZOW의 그림은 묵화의 작품은 물론이지만 캔버스에 아크릴릭으로 그린 작품 역시 채도가 낮다. 물감 그대로의 원색은 화면의 일부에만 볼 수 있으며, 여러 색깔을 대담하게 섞은 결과 회색 같은, 보는 이에 따라서는 「더러운 색깔」이라 느낄 지도 모르는 그런 색깔로 변해지고, 그것이 그녀의 독특한 필적과 윤곽선에 따라 화면에 칠해지고 있다. SINZOW가 나서 자란 곳은 도쿄에 가까운 요코하마(橫濱)의 게이힌(京浜) 공업지대. 공장들이 임립하는 회색의 풍경 속에서 삶을 살았기 때문인가 그런 색깔이 오히려 마음에 딱 맞는다고 한다. 몇 년 전에 니가타(新潟)에 와서 니가타의 풍요로운 자연과 만나서 드디어 원색이 조금은 무섭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눈을 즐기게 하는 색채의 하모니야 말로 그림의 매력이다라고 하는 관객도 있을 것이지만, 그녀가 그리는 그림은 그런 그림이 아니다. 어쨌든 자신이 쓰는 색깔에 대하여 여기까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작가도 드물다. ● SINZOW의 근작에는 종이에 수묵으로 그린 작품이 많지만, 이것은 한국의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게 되었을 때 어떤 한국사람이 한지에 수묵으로 한번 그려보는 것은 어떤가라는 조언을 해온 것이 발단이라고 한다. SINZOW는 어릴 때는 서예를 하고 있었지만, 대학에서 유채를 하게 되고 나서는 서예 독특한 감각을 봉인하고 있었지만, 이제야 다시 한번 서예 쪽의 감각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머리 속에 완성된 이미지를 단숨에 토해내는 매체로서 묵화는 분명히 적당한 매체일 것이다. 그러나 단숨에 그리는 묵화라고 해도 그것은 결코 문인 사대부가 이상의 경지를 그리는 그것이 아니다. SINZOW의 묵화에 그려져 있는 것은 「이상」이 아니고 오히려 「현실」이다. ● 자신의 머리 속에서 완성된 이미지이기는 하지만 표현자인 SINZOW는 이전에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었다. "나는 자신의 마음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이미 개인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동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 한가운데에 쏟아져 나오는 이미지는 반드시 차이가 없으며, 그것을 구현화하는 것이 그냥 시대의 대변자로써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 방금 「머리 속에 완성된 이미지」라고 썼지만, SINZOW의 경우 「머리 속」이 아니다. 「머리 속」이 아니라 「마음 속」에 떠올라 오는 이미지다. SINZOW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신체감각적인 「아픔」을 자주 느낀다. 일상생활 속에서 각양각색인 비통한 사회의 뉴스에 대하여 「마음을」 아프게 하고, 그리고 그것이 이미지로서 「마음 속」에서 구체적인 그림으로 번역되어 가는 것이다. 원전사고 문제나 국제정세를 둘러싼 이 나라의 장래, 때로는 사회에서 소외된 젊은이들의 고독감…… SINZOW는 그런 매일매일 흘러 가는 실시간의 현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작가다. 물론 산문적 직접적인 표현이 아니기 때문에 SINZOW의 그림은 더욱 더 깊이 보는 이의 「마음을」 푹 찌르는 것이다. 그녀의 그림은 현대일본 사회를 사는 이의 일상생활에 있어서의 양심적이고 진지한 「마음의」 반응의 매우 설득력이 있는 구체화일 것이다.
일본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평면작업을 해온 Toshimatsu Kuremoto는 근자에 들면서 입체작업에 관심을 가져오고 있다. 2016년 갤러리 담에서도 보여준 바와 같이 구레모토는 현대인의 고독과 괴로움을 묵묵히 이겨나가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현대인의 의지가 담긴 작업과 모던 뽀이처럼 근대화를 보고 자란 작가가 바라보는 여성상과 남성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사진콜라쥬와 판화를 이용해서 보여준다. 입체작업에서는 작가가 나무 위에 조각난 함석이라는 재료를 사용하여 망치질로 이어가서 지지대의 형상을 만들고 있는데 나무의 형태도 사람이 서있기는 아슬아슬한 형태이다. 사람은 석고 페이스트로 만들어서 다시금 조각 칼로써 형상을 다듬어 만들고 있다.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고 있는 남자는 대부분이 샐러리맨의 모습으로 삶에서 지친 현대인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흰 와이셔츠와 정장바지를 입고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는 어려운 현실이지만 끗끗히 살아가고자 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다. 작은 조각칼의 칼자국은 일상에서 받는 상흔과도 같다. 게다가 부서지기 쉬워 보이는 함석 조각 위에서 온갖 포즈를 잡고 있는 인물들도 삶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애환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데님을 입을 때 When wearing a jean made from denim」에서는 퇴근 후 혹은 모처럼의 휴가에 자신에게 재충전하기 위해 끈을 잘 조율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청바지를 입고서 주변을 정리하면서 자신을 다잡는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작가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쉼에 대해서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신나군은 자신의 작업을 신나게 풀어나가기 위해 붙여놓은 예명이다. 얼음땡이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의 유년기의 놀이에서 유추된 이번 전시에서 자신을 꽁꽁 묶어왔던 관습과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게 탈출하고 싶은 상황을 '땡'으로 묘사하고 있다. 신나군은 디자인을 전공하였고 현재는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면서 청소년기의 불안을 표현한 「아이스크림 콘」, 「인어아저씨」, 「모르는 척」, 「나란히」등의 작품을 비롯하여 일상생활에 마주치는 감정들을 표현한 「녹슨 눈물」, 「푸딩사냥군」 등이 선보인다. ● "그림은 침묵한다.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그 틈에 끼어 있는 나. 침묵이 두렵다. 무언가를 걷어내자 그림이 나를 바라본다. 나는 침묵한다. 녹슨 눈물 ● 침대 위에 다가갔다. 네모난 알루미늄 침대 위에는 녹슨 로봇 하나가 누워 있었다. 달걀모양 닮은 몸, 동그란 바퀴가 양 옆에 달려있고 연필보다 가느다란 팔로 침대 바닥을 긁어댔다. 덜컥거리며 도넛 모양 머리를 들었다. 볼록 나온 초록 눈을 끔벅이다가 집게 달린 손을 뻗어 내 웃옷 자락을 감아 쥐었다. 로봇이 나를 올려보았다. 갑자기 로봇이 콜록거리며 기침을 했다. 얇은 입가에서 시뻘건 녹물이 흘러내렸다. 로봇은 잡음 섞인 쇳소리로 무어라 말을 했다. 하지만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로봇 눈가에서 녹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흐르는 녹물을 웃옷으로 닦아냈다. 로봇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병실 안은 고요하다. 로봇 눈알이 검게 변했다. 로봇 목 뒤에 붙어있는 스위치를 천천히 내렸다. 힐라볼라 둥둥둥 ● '힐라볼라 둥둥둥'은 우리가 잃어버린 주문이다." (신나군)
2부에서는 비단에 석채를 사용하여 있는 김성호 작가는 농촌풍경이 담긴 풍경화와, 옻칠을 사용하여 풍경을 그리고 있는 김정은의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두 작가의 공통적인 점은 전통재료를 사용하여 작업하고 있다는 점이다. ● 경기도 양평에서 25여년간 작업하고 있는 김성호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동양화의 재료를 주변 길과 산에서 채취하여 쓰고 있다. 산수유가 피는 봄날에 그린 「봄의 교향곡」에서는 산수유의 노란색과 진달래와 조팝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풀꽃들의 향연을 석채로 비단 위에 그려 내고 있다. 김성호 작품에는 현재 농촌마을의 서정성을 담아내고 있다. 때로는 멀리 보이는 비닐하우스와 움집도 보인다. 집 뒤 편에는 나지막한 야산을 두고 앞 편에는 개울이 흘러가게 하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전통적인 풍수로 자리 잡은 고즈넉한 시골 풍경에서 노년으로 접어든 작가의 이상향에 대한 모습도 느껴진다. ● 자연을 용해함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媒材는 바로 문학적인 서정성이다. 위대한 서사의 형식을 추구하기 보다는 잔잔하고 은근한 서정을 추구하는 그의 작업들은 작은 흔들림과 떨림, 울림 같은 운율과 리듬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회화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운율을 갖춘 詩이자 리듬을 지닌 음악이라 함이 보다 적절할 것이다. 두텁고 거칠게 칠해진 석채의 질박함에서도, 또 반복적인 붓질의 집적을 통해 이루어지는 탄탄한 조형에서도 그의 이러한 서정적인 리듬과 운율은 어김없이 드러나고 있다. 이는 기교의 발현이 아니라 오히려 감성의 전개이며 정서의 펼침이다. 지나친 격정의 뜨거움이나 마음을 다치게 하는 비감의 차가움을 다스려 그가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인간의 체온이라 할 것이다. 그것은 삶이자 호흡이고, 그것은 시이자 노래이며 산문이다. 관조하듯이 바라보는 삶의 풍경 속에서 그가 건져 올리고 용해시켜 화면에 안착시킨 것은 화장기 없는 풋풋한 맨 얼굴의 자연이며 기교를 배제한 자연의 음률이며 진솔한 자신의 풍경인 셈이다. ● 김정은의 표현영역은 평면과 입체의 표면을 오간다. 「봄을 그리는 겨울나무」(2005-07), 「여름」(2007-10), 「가을 산」(2004-06), 「겨울」(2006-08) 등 초기 작품은 자연으로부터 온 자극과 감상을 입체물의 표면으로 옮긴 것인데 건칠로 쌓아 올린 입체와 더불어 나무판, 나무볼로 확장되는 시도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뒤이어, 근작으로 오면서 더욱 높은 주목도를 갖는 것은 평면이다. 옻은 그리고 칠하기보다 색과 면을 피워낸다는 표현이 적확하다. 특히 김정은의 경우 미디움의 표면 위로 색과 빛을 쌓아가기 보다는 수 차례에 걸쳐 쌓아놓은 옻의 깊은 바닥에서 색이 피어나고 자라며 멸하는 과정을 다스린다. 수개월, 길게는 수해에 걸쳐 완성되는 하나의 화면은 보다 생생하게 옻을 피우고자 했던 작가의 인내를 수반한다. ■ 고성준
Vol.20170202j | 도돌이표-Da CAPO 2017展